조원태·조현아 '남매의 난', 이명희 자택서 '폭력 유혈 사태'...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가족간 비극' 치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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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조현아 '남매의 난', 이명희 자택서 '폭력 유혈 사태'...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가족간 비극' 치닫나?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12.28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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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5일 크리스마스 당시 조원태 회장, 어머니 이명희 고문 자택 방문해 경영권 문제로 언쟁 후 폭력 사태 벌어져
...현장에 조 회장 부인 및 3명의 자녀, 여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 등 지켜봐
- 지난 4월 고 조양호 회장 별세 후 조원태 회장 8일 만에 한진그룹 회장직 올라...남내간 갈등 시작
- 조현아 전 부사장, 아무 직책도 못맡아 불만...이명희 고문과 재판받으면서 가까워져
- 경찰 수사 등 가능성...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다툼 심각할 듯
- 고 조양호 회장 생전에 4형제 간 '형제의 난' 분쟁...대를 이어 '남매의 난' 이어져

조원태 회장이 한진그룹 경영권을 놓고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남매의 난' 분쟁에 들어간 가운데 가족간 폭력 사태가 발생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조원태 회장이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의 집을 방문해 격한 언쟁 끝에 유리창을 깨는 등 폭력으로 비화돼 경찰 수사 가능성도 대두된다. 

28일 재계와 언론 매체에 따르면 조원태 회장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부인 및 3명의 자녀와 함께 지난 25일 오전 11시경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위치한 이명희 고문 자택을 찾았다. 

조원태 회장은 어머니 이명희 고문과 경영권 문제와 관련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벽난로 불쏘시개를 휘두르며 집안의 유리창과 물건을 부쉈다. 

팔에 상처를 입은 사진. 이명희 고문의 팔로 보인다 [익명 제보자]

이명희 고문의 지인 A씨는 “조원태 회장이 이명희 고문을 향해 욕설을 퍼붓고 집안의 유리를 박살 냈다”며 “이명희 고문이 직접 자신의 상처와 깨진 유리 등을 찍어 회사 일부 경영진에게 보내 보호를 요청한 상태”라고 세계일보가 보도했다. 

당시 사진에는 이명희 고문으로 보이는 사람의 팔에 상처가 있고 집 안 바닥에는 귀중품 등이 깨진 채 널부러져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바닥에는 핏방울도 떨어져 있어 폭력은 물론 유혈 사태가 벌어졌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조원태 회장은 이명희 고문이 경영권 분쟁에서 누나인 조현아 전 부사장의 편을 들었다는 이유에서 소란을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희 고문의 집 유리창이 깨져 있다

조원태 회장은 누나의 ‘선제공격’을 어머니가 사실상 묵인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를 접한 후 이명희 전 고문에게 사실 여부를 따져물었다. 

이명희 고문은 "가족들이 잘 협력해 회사를 이끌라"는 고(故) 조양호 회장의 유훈만 재차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희 고문의 집 유리창 등이 파손돼 있다

이 과정에서 조원태 회장과 이명희 고문 사이에 감정이 격해지면서 심한 말다툼으로 이어졌다. 이어 두 사람은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거실에 놓인 유리병 등이 파손돼 이명희 고문이 팔에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실은 이명희 고문이 자신의 상처 입은 팔과 집안의 깨진 유리 등 피해 상황을 휴대전화로 직접 촬영해 한진그룹 최고경영진 S씨 등 회사관계자에게 보내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이명희 고문이 보낸 사진 등이 일부가 공유되면서 언론사에도 제보가 된 것. 

조원태 회장이 어머니 이명희 고문을 상대로 폭력을 휘두르는 장면은 가족들이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조원태 회장의 부인과 어린 자녀 3명 외에 여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도 현장에 있었던 것.

이날 폭력 사태는 연임을 희망하는 조원태 회장과 경영참여를 원하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남매의 난’이 단순한 갈등 차원이 아니라는 점에서 심각한 사태다. 이미 가족간 감정의 골이 깊어 가족간 폭력 사태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오른쪽),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원태 회장의 독주에 어머니 이명희 고문과 조현아 전 부사장이 공조해 반기를 든 것이라는 얘기다. 

앞서 지난 23일 조현아 전 부사장은 동생 조원태 회장에 대해 "가족 공동경영의 선대 유훈을 어기고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조현아 전 부사장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은 지난 23일 ‘한진그룹의 현 상황에 대한 조현아의 입장’이란 자료를 통해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 간의 협의에 무성의하게 일관했다”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어 “특히 상속인 간 실질적인 합의나 논의 없이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규모 기업집단 동일인이 지정됐고, 조 전 부사장의 복귀 등에 대해 어떤 합의도 없었음에도 대외적으로는 합의가 있었던 것처럼 공표했다”며 “조현아 전 부사장과 법률대리인의 거듭된 요청에도 최소한의 사전 협의 없이 경영상 중요사항이 결정되고 발표됐다”고 지적했다.

공정위가 지정하는 동일인은 기업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인물이다. 한진그룹은 지난 5월 조원태 회장으로 동일인 변경을 신청했지만 조현아 전 부사장 등은 이에 반발해 갈등이 커진 셈이다. 

조원태 회장과 누나 조현아 전 부사장과의 경영권 분쟁은 이제 어머니 이명희 고문까지 가세해 '가족간 전쟁'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어 심각한 후유증이 예상된다.  

지난 4월 별세한 조양호 회장은 후계자를 명확히 지명하지 않았다. 조원태 회장은 선친의 장례 절차가 끝난 지 불과 8일만인 4월 24일에 한진그룹 회장에 전격 취임했다. 

당시 한진그룹은 조원태 회장이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취임한데 대해 "장례 기간 유족들이 조 회장을 중심으로 그룹 경영을 지속하겠다고 이미 합의를 했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이명희 고문, 조현아 전 부사장, 조원태 회장, 조현민 전무

하지만 일각에서는 조현아, 조원태, 조현민 3남매가 경영권 승계에 대해 이견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조원태 회장 측이 누나 조현아와 여동생 조현민을 제치고 조직을 장악하기 위해 전격적으로 경영권 확보에 나섰다는 것. 

이후 8개월간 한진그룹에서 아무런 직책을 맡지 못한 채 경영에서 철저하게 배제돼 왔던 조현아 전 부사장이 결국 조원태 회장을 비난하는 입장문을 내면서 경영권 분쟁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현재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의 지분은 조원태 회장이 6.52%, 조현아 전 부사장이 6.49%, 조현민 전무가 6.47%, 이명희 고문이 5.31%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의 지분율 차이가 0.03%에 불과하기 때문에 조현민 전무와 이명희 전 고문이 누구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경영권의 향방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따라서 조현아 전 부사장이 조원태 회장에게 ‘반기’를 들기 전 이명희 고문과 교감을 나눴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올해 외국인 가사도우미 불법고용 혐의 등으로 어머니 이명희 고문과 함께 재판을 받으면서 모녀간 사이가 급격히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앞으로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가 내년 3월 23일 종료되기 때문이다. 내년 3월 주주총회가 경영권 향방을 가른다.  

이명희 고문이 조현아 전 부사장의 편에 선다면 조원태 회장은 우호지분을 확보에 나서야 한다. 만약 조원태 회장이 우호지분 확보에 실패해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부결될 경우 그는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잃게 된다.

경찰 수사도 조원태 회장 경영권 방어에 악재가 될 수 있다. 

조원태 회장이 이명희 고문의 자택에서 기물 파손 및 폭력 행위에 대해 경찰 수사가 진행될 경우 조 회장은 불리한 처지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건은 피해자인 이명희 고문의 고소 없이 바로 경찰의 인지수사가 가능한 존속상해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조원태 회장이 도구를 사용해 유리창과 기물을 파손하는 등 폭력은 특수폭행과 존속상해, 재물손괴 등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 고 조양호 회장

한편, 고 조양호 회장은 생전에 동생 조남호 전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과 형제간 분쟁을 겪었다. 

경영권을 놓고 다툼을 벌이던 이들 형제는 조양호·조수호, 조남호·조정호로 나눠 대립해왔다. 기내 면세 사업권, 유언장 조작 논란 등을 놓고 소송다툼을 불사했다. 

재계 관계자는 "고 조양호 회장이 가족간 화목하게 지낼 수 있도록 부인과 남매에게 비슷한 비율의 지분을 남긴 것"이라며 "그런데 이는 오히려 분쟁을 촉발하는 갈등의 씨앗이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한진그룹이 가족간 분쟁을 슬기롭게 해결할지 선대회장의 '형제의 난'이 '남매의 난'이라는 비극으로 끝날지 귀축가 주목된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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