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배터리, EV는 뜨는데 ESS는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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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배터리, EV는 뜨는데 ESS는 위기
  • 서창완 기자
  • 승인 2019.12.2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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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사설 나오는 LG화학 전지 사업, 전기차 배터리 매출 고공 행진
ESS 사업, 화재 여파로 국내 수주 어려워… 2차 조사위 발표에 이목

LG화학 배터리가 양방향에서 다른 성과를 내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글로벌시장 침체 속에서도 호조세를 이어갔다. 글로벌 수주 소식도 꾸준하다. 반면 에너지저장장치(ESS) 부문에서는 화재 원인이 배터리일 수도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올 한 해 계속된 화재 속에 국내에서는 신규 수주의 씨도 말랐다. 최근 ‘분사설’까지 나온 배터리 분야의 명암이 확실히 갈리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지난 24일 나온 LG화학의 ‘배터리 분사설’에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배터리 분야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 나온 분사설인 만큼 꽤 신빙성이 높다는 시각이 많다.

10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자료=SNE리서치]
10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자료=SNE리서치]

LG화학은 공시에서 “전지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사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결정되는 사항이 있으면 1개월 이내 재공시하겠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분사설은 2011년 12월에도 한 번 터져나온 적이 있다. 당시에도 이번과 비슷한 입장을 내놨던 LG화학은 보름 정도 만에 분사설을 일축했다. 당시 하락했던 LG화학 주가가 분사설 부인과 함께 빠르게 회복되기도 했다.

다만, 이번 분사설은 당시와 양상이 다르게 전개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당시와 지금의 LG화학 전지 분야가 지니는 위상이 다르다. LG화학 영업보고서를 보면 전지 사업 매출액은 2010년 1조6000억 원대에서 지난해 6조2721억 원으로 급속히 성장했다. 2016년까지만 해도 3조4886억 원이던 매출이 2년 동안 2배가량 뛴 셈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전지 분야 매출을 더 높게 키우고 싶어한다. 지난 7월 기자간담회에서는 현재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석유화학 사업 비중을 2024년에는 30%대로 낮추고, 자동차 전지를 중심으로 전지사업을 전체 매출의 50% 수준인 31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전지 분야 매출이 올해 8조 원, 내년 14조 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신 부회장의 목표가 허황된 것만은 아니다.

최근 분위기도 좋다. SNE리서치 보고서를 보면 LG화학은 지난 10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3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위 CATL과 2위 파나소닉이 각각 16.8%, 37.8% 하락하는 동안에 28% 성장률을 보여 세부 지표로는 더 뛰어났다. 전년 동기 8.3%였던 점유율을 14.2%까지 끌어올려 2위 파나소닉과의 격차는 3.3%밖에 나지 않았다.

LG화학은 그동안 석유화학으로 벌어들인 자금을 신사업인 전기차 배터리에 투자해 왔다. 그러는 사이 석유화학 쪽은 업황 침체 등으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매출액은 2016년 11조 7500억 원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14조2400억 원으로 2014년 수준을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LG화학이 이런 상황에서 전기차 배터리 법인을 독립 자회사로 분할한 뒤 기업공개(IPO)를 하기 위한 사전적 절차로 분사를 고려했을 수 있다고 평가한다. 리스크 헷지(위험분산) 측면도 있다. 최근 발표한 GM과의 합작사 설립과 수주 물량 등 당장 약 10조원의 자금이 필요한 만큼 IPO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대안이라는 것이다. 전기차 사업이 아직 불확실성도 있는 만큼 기존 석유화학 사업을 살리기 위한 전략으로서 의미도 있다.

반면, 그동안 재생에너지 확대 등으로 주목받았던 ESS 사업 쪽은 안전 문제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ESS 화재 사고를 조사 중인 2차 조사위는 이르면 다음 주에 결과 발표를 할 계획이다. 지난 6월 23건의 화재 조사 결과 발표 때와 달리 이번 조사에서는 배터리와 화재의 관련성이 입증된 사고가 있다는 소식이 2차 조사위 내부로부터 나오고 있다.

ESS 화재 원인이 배터리라는 발표가 나온다면 그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관련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보인다.

그러는 사이 LG화학이 미주·유럽과 국내·아시아로 나뉘어 있던 영업 담당 조직을 1곳으로 통합하면서 국내 ESS 시장을 축소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올 한 해 화재 조사 발표 이후에만 ESS 화재가 5건이나 나면서 사실상 국내 수주는 멈춘 상태다.

LG화학 관계자는 “조사위 결과 발표에 따라 거기에 맞는 입장과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라며 “조직개편은 경영 효율화를 위한 조치일 뿐 다른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LG화학 ESS 매출은 해외 부문에서 집중되고 있다. LG화학 측은 올해 해외 매출이 전년 대비 50% 성장하고 내년에도 30~40%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전망치도 2차 조사위 결과 발표가 ‘배터리’ 문제로 나올 경우 신뢰성 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

지난 국감 때 김준호 LG화학 부사장은 “12월 말까지 시간을 준다면 문제가 없도록 조치하겠다”며 “문제 있으면 리콜을 해야 한다는 게 회사의 문화”라고 밝힌 바 있다. 김 부사장 말대로 LG화학이 제대로 준비해 왔다면 위기 상황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2차 조사위 결과 발표가 나왔을 때 LG화학 측에서 얼마나 잘 소명하고, 대책을 마련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보험에 따른 보상 등 피해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만만하게 바라볼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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