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품다] 만성골수성백혈병 완치 희망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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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품다] 만성골수성백혈병 완치 희망 보인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19.12.26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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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교수팀 주도, 4세대 표적항암제 ‘애시미닙’ 효능과 안전성 입증
4세대 표적항암제 애시미닙의 작용기전. 애시미닙에 의한 BCR-ABL1 단백질의 Myristoyl 부위 결합 패턴.[사진=서울성모병원]
4세대 표적항암제 애시미닙의 작용기전. 애시미닙에 의한 BCR-ABL1 단백질의 Myristoyl 부위 결합 패턴.[사진=서울성모병원]

국내 연구팀이 만성골수성백혈병 완치 희망에 대한 끈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연구팀을 포함한 전 세계 11개국의 공동 연구팀이 4세대 표적항암제 ‘애시미닙(Asciminib)’의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하는 1상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150명의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1상 결과이다.

김동욱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가톨릭혈액병원장 교수팀이 책임저자로 연구를 주도했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2001년 세계 최초의 표적항암제인 이매티닙(글리벡)이 도입되면서 생존 기간이 획기적으로 늘어났다. 불치병에서 관리가 가능한 질환으로 인식이 바뀌었다. 이후 이매티닙의 내성 환자가 증가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사티닙(스프라이셀), 닐로티닙(타시그나), 라도티닙(슈펙트), 보수티닙(보슬립) 등 2세대 표적항암제 개발이 이어졌다. 최근에는 1, 2세대 표적항암제에 모두 내성을 보이는 T315I 돌연변이에 대한 3세대 표적항암제 포나티닙(이클루시그)까지 개발되며 장기간 생존율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 왔다.

문제는 이들 표적항암제가 일정 수준의 효과를 지속해서 보이긴 하는데 공격 부위에 또 다른 돌연변이가 발생하며 효능을 잃어버리거나 장기간 사용에 의한 심혈관계 부작용이 증가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평생 표적항암제를 복용해야 하는 문제가 예상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애시미닙은 기존 표적항암제에 내성을 보이거나 심각한 부작용으로 치료를 지속할 수 없었던 150명의 만성기와 가속기 환자를 대상으로 14개월 동안 추적·관찰한 1상 연구에서 안정성과 효능이 입증됐다.

141명의 만성기 환자 중 혈액학적 재발 상태였던 환자의 92%가 완전 혈액학적 반응을 보였다. 완전 염색체 반응이 없었던 환자의 54%가 완전 염색체 반응을 다시 얻은 것으로 평가됐다. 12개월까지 주요 유전자 반응은 평가가 가능한 환자의 48%에서 얻어졌다. 특히 3세대 표적항암제 포나티닙에 내성 또는 불내약성을 가진 환자의 57%(14명 중 8명)에서 주요 유전자 반응을 획득했다. 용량 제한 독성은 리파아제의 무증상 상승과 췌장염이었으며 흔한 부작용으로는 피로감, 두통, 관절통, 고혈압과 혈소판감소증이었으나 대부분이 가벼운 부작용이었다.

스위스 노바티스사가 개발한 4세대 표적항암제 애시미닙은 기존 1, 2, 3세대 표적항암제의 결합 부위와 전혀 다른 위치(ABL1 단백질의 myristoyl 결합부위)에 선별적으로 결합한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BCR-ABL1 단백질을 비활성형 상태로 고정해 치료 효능을 더욱더 높일 수 있다. 기존에 문제가 된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욱 교수.[사진=서울성모병원]
김동욱 교수.[사진=서울성모병원]

김동욱 가톨릭혈액병원장 교수(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는 “이번 연구결과로 앞으로 성공적 개발 가능성을 높인 애시미닙은 기존 표적항암제와 달리 암 단백질의 전혀 다른 표적을 공격하기 때문에 기존 항암제와 병용요법 가능성을 높여 만성골수성백혈병의 완치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고 말했다.

김 혈액병원장은 “대부분 환자가 평생 복용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 기존 표적항암제 단독요법의 문제점을 극복해 단기간의 병합치료 후 성공적 치료 중단 가능성을 보여 줬다”며 앞으로 다양한 표적항암제 병용요법과 치료 용량 조절 임상연구가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연구결과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 2019년 12월 12일 자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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