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롤러블 TV '연내 출시' 포기 이유는...유통망 문제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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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롤러블 TV '연내 출시' 포기 이유는...유통망 문제 탓?
  • 정두용 기자
  • 승인 2019.12.2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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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초 롤러블 TV ‘시그니처 올레드 R’...내년 출시로 변경
- "제품 완성도 문제보단 유통선이 복잡한 구조이기 때문"

LG전자가 두루마리처럼 둘둘 말리는 ‘롤러블 TV’의 연내 출시를 포기했다. 가장 적절한 유통 방식을 마련하기 위한 ‘준비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4일 LG전자에 따르면, 세계 첫 롤러블 TV의 ‘시그니처 올레드 R’의 출시 일정이 내년으로 미뤄졌다. 올해 초부터 연내 출시를 목표로 일정을 진행해 왔지만, 가장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시기를 잡아 판매를 시작하겠단 전략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연말 출시를 목표했지만, 올해 TV 시장 상황을 고려해 출시 계획을 변경했다”며 “제품의 특성을 시장에서 받아드릴 최적의 시기와 적정한 가격, 공급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 검토 결과에 따라 최종 출시일을 정할 것”이라며 “무리하게 일정을 진행하기보다 효과적으로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한 판매 방식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내 출시’에 연연하기보다 제품의 특성 상 제한된 수요를 충분히 만족시킬 상황을 만들고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설명이다.

LG전자 롤러블TV 'LG 시그니처 올레드TV R'
LG전자 롤러블TV 'LG 시그니처 올레드TV R' [LG전자 제공]

LG전자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IT 전시회 'CES 2019'에서 65인치 롤러블 TV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LG전자는 당시 ‘연말 출시’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권봉석 LG전자 최고경영자(CEOㆍ사장)도 지난 3월 당시 MCㆍHE사업본부장 직책으로 참석한 기자간담회에서 “롤러블TV의 올해 하반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현재 출시 국가들을 선정하는 단계이며 초기 한국과 미국, 유럽 중심으로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그간 ‘연내 국내 최초 출시’의 방침을 바꾸지 않았다. 실제로 수십 대의 시제품을 다양한 행사에서 공개해 왔으며, 시장의 관심을 고조시키기도 했다.

일각에선 LG전자가 1억원의 가격으로 롤러블 TV 곧 예약 판매한다는 얘기가 돌기도 했지만, 이날 출시 일정 연기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면서 이는 루머인 것으로 드러났다. LG전자는 롤러블 TV의 예상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다. 시장의 상황을 고려해 가격을 책정하겠단 방침이다.

권 사장도 지난 1월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가 쉽게 수용할 가격을 설정할 수 있느냐가 초기 제품 확산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 "가격을 정할 때 '비용 플러스 수익'이 아니라 고객이 롤러블 TV에 얼마만큼의 가치를 지불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가격을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이 같은 기조가 계속해서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그니처 올레드 R’은 시청할 때 화면을 펼쳐주고 시청하지 않을 때에는 본체 속으로 화면을 말아 넣어 TV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 제품이다. 세계 3대 디자인상을 석권하고, CES 2019의 각종 혁신상을 싹쓸이하는 등 기능 뿐 아니라 외관에서도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선 시그니처 올레드 R가 TV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작용한다는 데엔 대부분 동의했다. 그러나 출시 일정이 미뤄진 것에 대해선 ‘당연한 수순’이라고 받아드리는 분위기다.

롤러블TV는 그간 낮은 수율과 내구성 문제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시제품과 달리 대량으로 양산하는 데엔 남은 해결해야할 부분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기술적인 문제라기보다 효과적인 공급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시 일정 변경이 기술적 결함이 때문이 아닌 유통 분야 문제가 복잡해 내려진 결론이란 설명이다.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 전경. [LG디스플레이 제공]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 전경. [LG디스플레이 제공]

실제로 ‘시그니처 올레드 R’은 최근 본사와 무관한 일부 유통매장에서 프로모션 차원으로 예약판매를 진행하며 출시 시기에 대한 루머가 양산되기도 했다. 유통선과의 협업이 원활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권 사장도 시그니처 올레드 R의 출시 가격에 대해 “적정 가격선은 유통선과 협의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LG전자는 유통과 관련된 다양한 관계사들과 논의를 진행하면서, 제품 자체의 완성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시그니처 올레드 R이 일반 가정용 TV를 상정한 제품이 아닌 만큼, 시장에 대한 검증도 이뤄져야 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일반 제품보다 적은 수요를 상정하고 있기 때문에 대량생산 등의 문제는 큰 걸림돌로 보이지 않는다”며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내년 1월 열리는 'CES 2020'에 시그니처 올레드 R의 전시 여부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시그니처 올레드 R이 공개된다면 내년 판매될 양산 제품과 비슷한 모델로 전시될 것으로 보인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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