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촉매 없이도 고효율 태양광-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광전극이 나왔다. 광전극은 태양광을 흡수해 전기에너지로 바꿔주는 물질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이병권) 국가기반기술연구본부 민병권 본부장, 이동기 박사, 김병우 박사 연구팀은 기존 공정보다 값싼 제조법과 소재를 활용해 이 같은 관전 극을 개발했다.

수소는 에너지 사용 과정에서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발생 문제가 없는 대표적 청정 연료이다. 수소차 보급 등을 통해 그 쓰임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존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공정을 통해 수소를 생산하면 수소 생산량의 10배에 달하는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기존 공정은 메탄기체를 물과 함께 고온-고압 처리하면 분해돼 수소와 이산화탄소가 생성된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수소 1kg이 만들어질 때 이산화탄소 10kg이 함께 배출된다. 1kg의 청정에너지를 얻기 위해 온실가스를 10배나 배출해야 하는 역효과가 생긴다.

KIST 연구팀은 값싼 제조 공정을 개발하기 위해 유연 박막 태양전지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황셀레늄화구리인듐갈륨(CIGS) 소재를 활용했다. 대량생산과 대면적화가 쉬운 저가의 용액 프린팅 공정 기반 합성법을 개발해 고효율 CIGS 광전극을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고비용을 발생시키는 주된 요소인 귀금속 촉매 대신에 CIGS 광전극의 합성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황화구리를 수소 발생 촉매로 활용해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황화구리는 CIGS 제조 중 생성되는 부산물로 취급돼 제거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KIST 연구팀은 해당 물질이 부산물이 아니라 유용한 수소 발생용 촉매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내고 이를 백금 대체 소재로 활용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를 통해 태양광-수소 발생 장치의 핵심 부품 중 하나인 음극재를 구현한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실용화에서 진입 장벽을 낮추고 이를 기반으로 양극재와 결합 등이 필요하다.

민병권 KIST 본부장은 “이번 연구는 태양광-수소 전환기술의 핵심 기술인 고효율 광전극을 저비용으로 구현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개발된 저가의 고성능 광전극은 다가올 수소 경제 시대에서 수소생산과 사용 전체에 걸쳐 탄소발자국을 남기지 않는 친환경 시스템 구현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