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2019] “모든 것이 최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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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2019] “모든 것이 최악이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19.12.2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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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O “2019년, 140년 기록상 두 번째로 더운 해 될 듯”
2019년 1~11월까지 지표면과 해수면 온도는 20세기 평균(14도)보다 섭씨 약 0.94도 상승했다. 140년 기록상 두 번째로 더웠던 해에 해당된다. 이는 2016년 1.01도 상승했던 것 다음으로 높은 온도 상승이다. [사진=NOAA]
2019년 1~11월까지 지표면과 해수면 온도는 20세기 평균(14도)보다 섭씨 약 0.94도 상승했다. 140년 기록상 두 번째로 더웠던 해에 해당된다. 이는 2016년 1.01도 상승했던 것 다음으로 높은 온도 상승이다. [사진=NOAA]

기후변화(Climate Change)는 정체된 단어가 아니다. 어느 날 불쑥 뛰어나온 말도 아니다. 최근 기후변화는 46억 년 지구 역사상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기후와 날씨는 시시각각 다르다. 어제와 다른 오늘 날씨, 올해와 다른 내년 기후. 변화무쌍하다. 문제는 지금과 같이 그 변화가 급변하고 있는 상황은 많지 않았다. 자연스럽지 않다. 이상하고 비상식적이다. 2019년 기후변화를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모든 게 최악(Everything is the Worst)’으로 표현할 수 있다.

세계기상기구(WMO), 미국 항공우주국(NASA),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등 기후변화와 관련된 단체들은 모두 ‘기후변화 비상상황’을 선언했다. 그런데도 각국의 기후대응은 구체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WMO는 최근 “2019년은 기록상 두 번째 혹은 세 번째로 더웠던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2019년이 저물어가고 있는 지금’이라고 표현한 WMO는 “물론 정확한 기록은 내년 1월에 확정되겠는데 그동안의 흐름을 봤을 때 이는 명확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2019년의 순위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최근 5년, 10년 동안의 평균 온도 상승이다. WMO 분석 자료를 보면 최근 5년(2015~2019년), 10년(2010~2019년)의 평균 온도는 기록상 가장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1980년대 이후 매 10년 동안은 그 전 10년보다 더 더웠다는 것이다. WMO 측은 “지구 가열화(Global Heating) 원인은 명확하다”며 “그것은 온실가스 증가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온도는 ‘기후변화 이야기’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 온도 상승뿐 아니라 빙하가 줄어들고 있다.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다. 해양 산성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극심한 폭염과 강력한 허리케인, 대형 산불이 지구촌을 급습하고 있다. 지난 2~13일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제2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5)가 열렸다.

페테리 탈라스(Petteri Taalas) WMO 사무총장은 COP25에서 “지구촌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약 섭씨 1.1도 상승했다”고 말했다. 인간의 몸은 36.5도가 정상 온도이다. 이보다 온도가 조금이라도 높으면 몸에 심각한 이상 징후가 찾아온다. 지구도 다르지 않다. 평균기온을 웃돌면서 올해 지구촌에 비극적 기후변화 사건은 줄을 이었다.

북극의 바다 얼음이 줄어들고 그린란드 빙상이 녹으면서 남반구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다. 북극 변화는 북반구에 폭염과 한파로 이어지는 날씨 유형을 만들었다. 여름은 더 덥고 겨울은 더 추운 패턴을 보인다. 탈라스 사무총장은 “우리는 지금 온실가스의 세 가지 중요한 부분인 이산화탄소, 메탄, 이산화질소 부분에서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며 “이중 이산화탄소가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이대로라면(온실가스 감축에 나서지 않는다면) 앞으로 온실가스는 더 증가하면서 21세기 말 지구 평균 온도는 섭씨 3~5도 정도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NOAA는 올해 1~11월까지 평균기온을 분석한 결과 2016년에 이어 두 번째로 더웠다고 설명했다. 올해 9~11월과 11월도 가장 더웠던 2015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두 번째로 더웠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2015년과 2016년에는 평균기온 상승의 특별한 원인이 있었다. NOAA 측은 “2015년 말과 2016년 초에 이른바 ‘슈퍼 엘니뇨’가 예외적으로 지구를 가열했기 때문”이라며 “올해는 슈퍼 엘니뇨도 없는데 지구 평균기온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북극 바다 얼음은 2016년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장 작은 규모를 보였다. 북극 바다 얼음은 1981~2010년 평균보다 무려 12.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란드 빙상도 다르지 않다. 그린란드 빙상은 매년 2670억 메트릭 톤 줄어들고 있다. 이 때문에 해수면이 1년마다 약 0.7mm씩 상승하고 있다. 어느 것 하나 정상적 모습은 없다. 하나같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그 결과는 무엇일까. 북극 베링해 지역의 한 토착민 노인의 말은 기후변화 현실을 그대로 말해주고 있다.

“가열화된 북극에서, 우리는 지금 사냥하고 물고기를 잡는 데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다. 동시에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더 자주, 더 강한 폭풍 해일이 몰아치고 있다. 우리 집과 학교, 공항은 물론 공공시설까지 위협당하고 있다.”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남태평양 섬나라의 경우 국토가 조금씩 잠기고 있다. 피지, 통가왕국, 투발루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 나라는 상대적으로 가난한 나라에 속한다. 북극 원주민, 남태평양 섬나라 등 기후변화에도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통용되고 ‘기후난민’이란 신조어가 생겼다. 2019년 기후변화는 시작일 뿐이다. ‘기후변화’라는 키워드로만 본다면 2019년은 ‘최악’이라는 말이 들어맞는 해로 정리된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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