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품다] 혈관 지방 많은 중장년 남성, 장 건강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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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품다] 혈관 지방 많은 중장년 남성, 장 건강 ‘적신호’
  • 정종오 기자
  • 승인 2019.12.23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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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4871명 건강검진 분석결과
변정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왼쪽)가 대장선종이 있는 50대 남성 환자에게 대장내시경을 하고 있다.[사진=서울아산병원]
변정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왼쪽)가 대장선종이 있는 50대 남성 환자에게 대장내시경을 하고 있다.[사진=서울아산병원]

혈관 내벽에 콜레스테롤이 축적돼 혈관이 좁아지는 질환을 ‘죽상경화’라고 한다. 죽상경화 환자 절반이 대장암 진행 가능성이 큰 대장선종을 함께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나이가 많은 남성일수록 두 질환을 동시에 앓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장년 남성의 혈관과 장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변정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에서 경동맥 초음파와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40세 이상 성인 4871명의 검진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죽상경화를 보인 사람의 50.1%에서 대장암 전 단계인 선종이 발견됐다. 젊은 층보다는 중장년층에서, 여성보다는 남성에서 죽상경화와 대장선종 발생이 많았다.

죽상경화와 대장선종을 모두 진단받은 환자를 나이별로 따져보면 ▲40대 5.9% ▲50대 12.5% ▲60대 이상 26.0%로 나이가 들면서 두 질환이 함께 발병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성별에 따른 질환별 양상 차이도 두드러졌는데 남성은 36.9%가 동맥혈관 내벽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 죽상경화 진단을 받았는데 여성은 18.7%에 그쳤다. 대장선종도 남성은 50.0%가 가진 반면 여성은 32.1% 정도였다.

이는 나이 들수록 혈관 내벽에 침전물이 쌓일 가능성이 크고 남성이면 고지방·고열량 섭취, 흡연, 음주, 운동 부족 등 혈관과 장 건강에 안 좋은 생활습관을 여성보다 더 많이 갖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로 혈관 통로가 좁아져 있다는 소견을 받은 사람이라면 대장선종도 의심해볼 수 있다. 대장암 전 단계인 선종은 복통, 설사, 변비, 혈변 등과 같은 자각증상이 거의 없어 놓치기 쉬운데, 이를 조기 발견해 내시경으로 절제하면 대장암 예방이 가능하다.

변정식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고연령 남성일수록 죽상경화와 대장선종을 함께 앓고 있을 확률이 높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50세 이상 남성이라면 건강검진 때 혈관초음파와 대장내시경 검사를 같이 받아볼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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