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품는 제주항공, 구조조정은 풀어야 할 숙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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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품는 제주항공, 구조조정은 풀어야 할 숙제인가
  • 김명현 기자
  • 승인 2019.12.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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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타항공 올해 완전 자본 잠식 불가피... 자본확충 절실한 상황
- 제주항공, 전환사채 100억원 규모 발행 후 이스타홀딩스 인수... 자금 마련 방식 도마위
[사진 연합뉴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에 나서면서 LCC(저비용항공사)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이 꾸준히 매각설에 시달렸던 만큼 매입 우려 또한 가중되고 있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번 인수는 덩치를 키워 업계 선두 자리를 굳히려는 제주항공과 경영난에 허덕이던 이스타항공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에 인수 이후 확실한 시너지를 위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8일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SPA)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를 위해 오는 26일부터 내년 1월9일까지 실사를 진행하고 오는 31일 SPA를 체결할 예정이다.

현재 제주항공은 보잉737 45대, 이스타항공은 보잉737 23대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양사의 기단을 합하면 68대로 대한항공(183대)과 아시아나항공(86대)에 이어 업계 3위 자리를 굳히게 된다.

또 양사가 모두 같은 기종을 운용하고 있어 조종사 및 정비 인력 공유를 통한 비용절감 등 규모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라는 평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의 이번 이스타항공 매입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완전자본잠식이 불가피해 정상화 작업이 필요하며, 당기순이익도 줄어드는 추세여서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스타항공은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약 500억원~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제주항공이 이번 인수를 추진하면서 발행하는 전환사채(CB)도 해당 기업의 자금 여력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전환사채는 추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선택권을 보유한 회사채다. 

제주항공이 100억원 규모로 발행하는 CB를 이스타홀딩스가 전량 인수하기로 했다. 이는 매각하는 기업(이스타홀딩스)이 인수 자금을 지원해주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실탄'이 부족한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복잡한 방식으로 자금을 마련했다고 본다. 실사 과정에서 다소 달라질 수 있지만, 매각 예정 금액은 695억원이다.

제주항공은 이에 대해 올 3분기 기준 3000억원 이상의 단기금융자산을 포함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인수 이후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구조조정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인수에 따른 이스타항공 이익 회복이나 시너지 효과는 대규모 구조조정 없이는 제한적"이라며 "이스타항공이 완전 자본잠식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다운사이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봤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일정 기간 양사 체제로 갈지 바로 통합할지는 불확실하나 두 항공사 모두 인천공항 거점이기에 중장기적으로 중복 노선과 기재를 정리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구조조정에 관해 "현재 논할 단계가 아니다"며 잘라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지난 19일 뒤늦게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내놨다. 경쟁력 강화방안에는 인천공항 슬롯 확대 및 환승·관광 활성화 지방출발 국제노선 적극 개설 및 인바운드(외국인 방한객) 유치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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