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무노조 경영' 포기 선언, '노조 와해 혐의' 공식 사과..."미래지향적 건강한 노사문화 정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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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무노조 경영' 포기 선언, '노조 와해 혐의' 공식 사과..."미래지향적 건강한 노사문화 정립"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12.18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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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삼성전자·삼성물산 공동 입장문 발표...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
-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법정 구속 등 삼성 임직원 26명 유죄 판결에 '충격'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이 조직적으로 노조 와해 공작에 개입한 혐의를 받은 삼성그룹 계열사 전·현직 임직원들이 유죄 선고를 받은 것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이는 삼성그룹이 창립 이래 고수해온 '무노조 경영'을 사실상 포기한 선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18일 입장문을 통해 "노사 문제로 인해 많은 분께 걱정과 실망을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회사 내에서 노조를 바라보는 시각과 인식이 국민의 눈높이와 사회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인정했다.

또 "앞으로는 임직원 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노사문화를 정립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노조 와해 혐의'로 법정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는 전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과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나란히 법정구속했다.

삼성으로서는 충격적인 판결이다.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와 박용기 삼성전자 부회장, 정금용 삼성물산 대표 등에게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 의장 등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2013년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에 노조가 설립되자 일명 '그린화 작업'으로 불리는 노조와해 전략을 그룹 차원에서 수립해 시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서비스 등 자회사에는 대응 태스크포스(TF)와 상황실 등이 설치돼 전략을 구체화하고 실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조 와해 혐의' 관련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서비스 법인을 포함해 총 32명이 재판에 넘겨졌고, 법원은 이 가운에 26명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한편, 삼성은 이병철 창립자 이래 이건희 회장에 이르기까지 '무노조 경영'을 고수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노조 와해' 관련 공식 사과는 '무노조 경영 포기 선언'으로 비추어지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 시대에 이르러 노조를 바라보는 시각이 근본적으로 변했다는 것.

실제로 올해 설립된 삼성전자서비스는 민주노총 산하 노조가 주축이고, 삼성전자에도 4개의 복수 노조가 설립돼 있다. 이외에도 삼성에는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증권, 에버랜드, 에스원 등에 노조가 있다. 이미 '노조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다.

 

[전문] 삼성전자·삼성물산 입장

노사 문제로 인해 많은 분들께 걱정과 실망을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과거 회사 내에서 노조를 바라보는 시각과 인식이 국민의 눈높이와 사회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앞으로는 임직원 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노사문화를 정립해 나가겠습니다.

삼성전자(주)·삼성물산(주)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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