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한진칼 지분 매입...한진그룹 알짜 부동산 개발 시너지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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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한진칼 지분 매입...한진그룹 알짜 부동산 개발 시너지 노리나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9.12.15 2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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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건설, 대호개발, 한영개발 등 계열사를 통해 한진칼 지분 매입 확대...6.28% 확보
- 한진그룹 경영권 다툼 中 캐스팅 보트 쥐어...호텔, 항만 외 유휴 부동산 개발 시너지 충분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반도건설 제공>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오는 27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기로 합의하며 사실상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확정지은 가운데 최근 반도건설이 대한항공의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계열사를 통해 사들이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반도건설 측은 이번 지분 매입에 대해 단순 투자라는 입장을 밝히며 경영권 분쟁에 휘말려온 한진그룹 지분 확보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현대산업개발에 이어 반도건설까지 국적 항공사에 대한 투자에 나서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한진그룹은 알짜 유휴 부동산을 상당히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반도건설이 입장을 바꿔 경영권 다툼에 참전할 경우 부동산 개발사업 시너지 측면에서도 유리하게 계산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도건설, 대호개발, 한영개발 등 계열사를 통해 한진칼 지분 매입 확대...6.28% 확보

지난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자료에 따르면, 대호개발과 특수관계자들은 장내매수를 통해 한진칼 지분율을 지난 10월 1일 5.06%(299만 5000주)에서 지난달 30일 6.28%(371만 7595주)로 1.22%(72만 2595주)를 추가로 확보해 끌어올렸다.

반도건설(회장 권홍사) 측은 계열사인 대호개발(2.58%), 한영개발(2.85%), 반도개발(0.85%)을 통해 최근까지 지분을 매입하고 있다.

대호개발과 한영개발은 반도종합건설의 100% 자회사이며, 반도개발은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의 장남인 권재현 반도건설 상무가 최대주주(65%)인 회사다.

13일 종가(4만 700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반도건설 측이 보유한 지분 시세가 약 1513억 원 규모에 달해 매입 시 가격 대비 현재 높은 시세차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그룹을 지배하는 지주회사로 정점에 있는 한진칼은 대주주인 조원태 외 특수관계인(28.9%)을 비롯해 올해 들어 지분 확보를 시작해 2대 주주의 자리까지 오른 강성부 대표의 KCGI 측(16%), 델타항공(10%)이 3대 주주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반도건설 측은 국민연금(4.11%)을 제치고 4대 주주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KCGI는 2대주주로서 경영참여 목적을 밝히고 한진그룹 거버넌스 개선을 명분으로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12.04%)와 특별관계자가 한진칼 지분 15.98%(945만 7252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9일에는 유화증권과 내년 3월 9일까지 한진칼 주식 68만 8469주에 대한 담보계약 기간을 연장하며 아직도 진행 중인 경영권 다툼에서 발을 빼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반도건설 측은 공시를 통해 경영참가목적이 없음을 밝혀 당장은 경영권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KCGI 측에 서느냐 오너가 측에 서느냐의 향방이 향후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살아날지 아니면 꺼질지를 결정하는 캐스팅 보트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도 높다.

 

 

▲한진그룹 경영권 다툼 中 캐스팅 보트 쥐어...호텔, 항만 외 유휴 부동산 개발 시너지 충분

한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항공운수사업 주력과 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우선적으로 유휴 부동산을 정리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도건설과 사업적 시너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계열사를 통해 보유 중인 한진그룹 주요 부동산은 칼호텔네트워크가 소유한 국내외 호텔 등 부동산 자산과 육상물류회사인 (주)한진이 보유한 물류창고, 항만 운영권, 정석기업이 보유한 오피스 빌딩들과 인하국제의료센터 등 업무용 부동산이다.

하지만 한진그룹 보유 부동산 중 알짜 부동산으로 개발가치가 높은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를 손꼽는다.

서울 한복판에 있는 약 3만 6642㎡ 규모의 이 부지는 한진그룹이 지난 2008년 삼성생명에게서 매입해 한옥호텔 건립을 추진했던 곳으로 수차례 사업이 무산되면서 결국 좌초돼 한진그룹 측에서 매각 의사를 발표했다.

역시 2008년 인수 후 10년 넘게 영업을 중단하고 사실상 방치 상태에 놓여 있는 부동산으로 제주도 파라다이스 호텔이 있다. 경영 효율성 측면에서 매각하기 이전에 입지가 뛰어나 부동산 개발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도 항공운수보조 사업 계열사인 한국공항을 통해 제주도에서 보유하고 있는 제주 민속촌, 제동목장, 생수공장, 정석비행장 등과 서울 강서구 방화동 부동산, 경북 지역에서는 사택이나 사무실 외에 석회석 광구까지 보유하고 있다.

강성부 대표도 지난 8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한항공의 높은 부채비율을 지적하며 “대부분 쓸데없는 유휴 자산을 과도하게 갖고 있다”며 “호텔이나 부동산 쪽 과도한 자산을 덜어내고 운송전문기업으로 거듭났으면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반도건설이 단순 투자 목적으로 한진칼 지분 확보에 나선 것인지 아니면 경영권 행사를 통해 사업적 시너지를 노릴 것인지는 내년 주주총회에서 판가름될 전망이다. 

 

 

이석호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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