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발견한 장수하늘소 애벌레가 번데기를 거쳐 암·수 한 쌍 성충으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점점 멸종돼 가는 장수하늘소 인공증식과 복원에 큰 계기가 마련됐다. 암수 한 쌍이 큰 문제 없이 성충으로 성장하면서 앞으로 더 많은 장수하늘소 증식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립과천과학관(관장 배재웅)은 지난 8월 강원도 춘천 일대에서 발견한 천연기념물 제218호 장수하늘소 애벌레를 키워왔다. 그동안 번데기 과정을 거쳐 지난 11월 말, 12월 초에 각각 암‧수 한 쌍 장수하늘소 성충으로 탈바꿈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암컷 장수하늘소 애벌레의 경우 지난 11월 4일 번데기로 바뀐 지 26일만인 지난 11월 29일 허물을 벗었다. 현재 건강한 상태로 암컷의 몸길이는 약 81㎜이다. 수컷 장수하늘소도 약 23일 동안 번데기 과정을 거쳐 지난 12월 6일 성충으로 탈바꿈했으며 몸길이는 85㎜ 정도로 암컷보다 조금 크다.
장수하늘소는 생애 대부분을 애벌레 형태로 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 단계인 성충으로서의 생존 기간은 성장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데 보통 1~2개월 정도로 짧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장수하늘소 성충 두 마리 모두 건강한 모습을 보여 과천과학관은 내년 1월까지는 짝짓기, 산란 유도를 통해 많은 알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장수하늘소는 한 번에 약 50개의 알을 낳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천과학관은 생존율을 80~90% 이상으로 높인다는 목표다. 앞으로 대량증식에 성공할 경우 과천과학관은 살아있는 장수하늘소를 유일하게 관찰‧체험해 볼 수 있는 생태 전시관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배재웅 국립과천과학관장은 “성충을 길러내는 데 성공해 이후 생태복원은 물론 국내 장수하늘소에 관한 연구가 본격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