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000개 하천생태계, 우수 172… 굴포천 등 30곳 ‘나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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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2000개 하천생태계, 우수 172… 굴포천 등 30곳 ‘나쁨’
  • 서창완 기자
  • 승인 2019.12.11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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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기준 변환하면 12.7%… 유럽국가보다 ‘좋음’ 등급 비율 낮아
유역 토지이용도에 따른 하천 수생태계 건강성 평가결과. [자료=환경부]
유역 토지이용도에 따른 하천 수생태계 건강성 평가결과. [자료=환경부]

전국 2000여개 하천을 조사했더니 172개(11.8%) 하천의 수생태계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강 권역의 굴포천과 금강 권역 석남천 등 30개 하천은 모든 항목에서 나쁨(D) 등급 이하를 받았다. 건강한 하천 비율은 유럽 주요국가들보다 낮았다.

환경부는 전국 2031개 하천의 3039개 지점을 대상으로 2016~2018년 3년 동안 조사한 하천의 수생태계 건강성 평가결과를 11일 공개했다. 3039개 지점은 본류 171개, 지류·지천 2219개, 기타 수계 649으로 분류됐다.

평가결과 대광천(섬진강 권역), 지우천(낙동강 권역), 금계천(한강 권역), 북창천(금강 권역) 등 172개 하천은 모든 항목에서 좋음(B) 등급 이상을 받았다. 굴포천(한강 권역), 석남천(금강 권역) 등 30개 하천은 모든 항목이 나쁨(D) 등급 이하로 나타났다.

수생태계 건강성은 수질, 수량과 함께 하천이 얼마나 지속가능한 지 평가하는 지표다.

수생생물 분야에서는 어류,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저서동물), 부착돌말류 등 3개 항목, 하천환경 분야에서는 수변식생, 서식·수변환경 2개 항목 현황을 조사한다. 수변식생 항목은 6년을 1주기로 조사해 이번 평가에서는 제외됐다. 평가는 항목별로 ‘매우 좋음(A)’부터 ‘매우 나쁨(E)’까지 5개 등급으로 매기게 된다.

5대강 수계의 1544개 하천을 평가한 결과 건강성이 우수한 곳은 가리산천, 지우천, 괴목동천, 대광천 등 172개 하천이었다.

수생태계 건강성이 우수한 하천은 주로 유역 상류의 고도가 높은 산지형 하천으로 유역 내 토지가 비교적 자연성을 보존한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오염물질 유입이 적어 수질이 양호했다. 흐르는 물을 좋아하는 유수성(流水性) 종의 비율이 높아 수생태계 건강성 평가 등급이 우수하게 나타났다.

반면 수생태계 건강성이 나쁜 하천은 굴포천, 범어천, 석남천, 세하천 등 30곳이다. 모두 유역 내 토지가 도시나 농경지로 이용률이 높은 하천이었다.

이들 하천에는 생활하수 또는 농경지로부터의 오염물질 유입이 많았다. 빗물의 지하 침투를 막는 도로와 건물 등 불투수성 인공구조물로 인해 비가 내리면 비점오염물질이 하천으로 유입될 확률이 높았다.

농업용 보 등 하천 횡단구조물로 인한 어류 이동제한과 유속저하, 진흙 등의 퇴적으로 수생생물의 서식여건도 악화돼 수생태계 건강성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5대강 수계에 포함되지 않는 기타 수계의 경우 442개의 하천 중 수생태계 건강성이 우수한 하천은 22개, 나쁜 하천은 41개로 나타났다. 기타 수계의 하천 역시 유역의 토지이용 정도, 농경지로부터의 비점오염원 유입, 하천 횡단구조물 등이 수생태계 건강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4개 항목별 수생태계 건강성 평가등급이 좋음(B) 등급 이상인 지점 비율은 어류는 53%, 저서동물은 52%였다. 부착돌말류와 서식·수변환경은 이보다 낮은 41%, 31%로 나타났다. 어류·저서동물에 비해 부착돌말류의 평가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영양염류(질소, 인)가 하천에 유입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권역별로는 한강, 낙동강, 섬진강 권역이 수생생물 분야 항목에서 금강, 영산강 권역에 비해 좋음(B) 등급 이상 지점 비율이 높았다. 이는 유기물질과 영양염류로 인한 수질 오염에 따라 건강성에 영향을 받는 저서동물과 부착돌말류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수생태계의 생산자인 부착돌말류와 하위소비자(1차 또는 2차)인 저서동물의 건강성 악화로 수생태계 건강성 전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분야별 평가결과를 유럽연합(EU) 기준 총괄 평가로 변환해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 하천의 수생태계 건강성(총괄)이 좋음(B) 등급 이상인 조사지점 비율은 12.7%로 유럽 국가에 비해 다소 낮았다. 독일 15.5%, 이탈리아는 29.1% 수준이다.

다만, 연구진은 수생태계 건강성을 종합 평가하고 비교하는 기준과 방법론이 아직 구체적으로 확립되지 않아 다른 국가와 직접 비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미자 환경부 물환경정책국장은 “수생태계 건강성 조사와 평가를 체계화해 수생태계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분석을 실시할 것”이라며 “수생생물의 서식처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인 지류·지천의 오염물질 관리 강화, 기능이 상실된 농업용 보 등 하천 횡단구조물의 개선 등으로 하천 건강성 회복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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