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결산➀ 삼성전자下] ‘8K전쟁’부터 ‘폴더블’까지...기술경쟁이 만든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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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결산➀ 삼성전자下] ‘8K전쟁’부터 ‘폴더블’까지...기술경쟁이 만든 ‘혁신’
  • 정두용 기자
  • 승인 2019.12.1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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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계 올해 최대 이슈는 '경제 전쟁'과 '4차산업혁명'
- 삼성전자, 8K로 LG전자와 경쟁...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은 '선점'
삼성전자가 25일 반도체 협력사 271개사에 총 323억3000만원 규모의 2019년 상반기 ‘생산성 격려금’과 ‘안전 인센티브’를 지급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 게양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 게양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ICT(정보통신기술) 업계에 종사하는 다양한 취재원들에게 ‘올해 가장 큰 이슈’에 관해 물었다. 이들은 주로 ‘경제 갈등’과 ‘4차산업혁명’을 꼽았다.

ICT 대기업 고위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나 “국가 간 외교적 갈등 영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도 4차산업혁명에 속도를 냈다”고 올 한해를 평가하기도 했다.

한·일 경제전쟁, 미·중 무역갈등. 올해 경제 이슈를 모두 이 두 단어에 묶기엔 무리가 있지만, 국내 경제를 뒤흔든 대내외적 사건이 유독 많았음을 충분히 짐작게 한다. 경제 대국 간의 갈등은 국내 ICT 업계를 비롯한 산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4차산업혁명의 속도도 빨라지면서 수많은 신기술이 등장했다. 기업은 이에 맞춰 사업구조를 변화하는 등 올해도 국내 경제는 끊임없이 움직였다.

대기업 임원 세대교체, 5G(5세대) 통신 상용화, 폴더블 스마트폰, AI 정부 선언, 디지털 전환, 클라우드 확대, 메모리 반도체 불황, 반도체 소재 국산화, 자율주행차, 대기업 오너리스크, 중국 IT굴기와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 위기 등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이슈가 터져 나왔다.

기업은 통상적으로 11월과 12월에 통상적으로 그간의 성과를 정리하고, 내년도 사업계획을 구상한다. 한해 이슈를 분석해 내년도 먹거리를 발굴하는 중요한 시기다.

녹색경제신문은 연말 사업전략 구상 시기를 맞아 올해 산업계를 뒤흔든 주요 이슈들을 정리하고, 이를 통해 내년도 전망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시리즈의 첫 주제는 18년 연속 매출액 기준 재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대한 얘기다. 올해 50주년을 맞은 삼성전자를 관통한 키워드를 정리해 내년도 사업계획을 유추해본다.

녹색경제신문이 꼽은 삼성전자 3대 키워드는 ‘오너리스크’ㆍ‘8K’ㆍ‘폴더블’이다. 삼성전자에 오너리스크는 ‘위기’로, 8K는 ‘경쟁’으로, 폴더블은 ‘기회’로 작용했다. 이번 기사에선 8K와 폴더블 등 기술과 관련된 내용을 다룬다.

‘오너리스크’에 관한 내용은 [연말결산① 삼성전자上] 편(링크 클릭)을 참고하면 된다. - 편집자주

삼성전자가 QLED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점유 1위를 달성했다. LG전자의 OLED TV는 300만원 이상 제품에서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가 올해 가장 치열하게 경쟁한 분야는 TV시장이다. LG전자와 8K 선명도 논란 등을 겪었다.

“삼성전자가 지금 위치에 오른 것은 끊임없는 경쟁이 있었기 때문이죠. 과감한 투자로 혁신을 이끈 것도 주요 지점 중 하나입니다.”

전자업계 대기업 고위관계자는 최근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삼성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삼성전자는 늘 경쟁을 통한 발전과 혁신적 기술을 통해 기회를 만들어왔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수많은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해 왔다. 지금껏 애플과 기능·카메라·디자인 등에서 경쟁을 펼쳤던 것처럼, 올해는 LG전자와 TV시장에서 한판 붙었다. 8K란 초고화질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영원한 라이벌’ 삼성전자ㆍLG전자, TV시장 두고 각축전...내년에도 지속될 듯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가장 치열하게 맞붙은 시장은 단연 TV다. QLED와 OLED 간의 기술 우위부터 시작해, 8K 구현 여부 등 숱한 이슈가 터져 나왔다.

그간 양사의 경쟁 핵심을 거칠게 요약한다면 ‘점유율’과 ‘기술력’으로 정리된다. 삼성전자는 “결국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것은 우리”라며 점유율이 높다는 점을 강조해왔고, LG전자는 “삼성전자의 QLED는 사실 모두 LCD이고, 8K도 기준미달”이라고 지적하는 양상이다.

8K(7680×4320)는 FHD(1920×1080)보다 16배, UHD(3840×2160)보다 4배 더 선명한 화질을 말한다. 삼성전자는 QLED로 이 화질을 구현했고, LG전자는 OLED를 앞세웠다. 8K화질 논란에 QLED와 OLED가 함께 등장하는 이유다.

2K, 4K, 8K 화질 차이 비교. <삼성전자 제공>
2K, 4K, 8K 화질 차이 비교. [삼성전자 제공]

양사의 TV경쟁은 올해 초부터 시작해 현재도 진행 중이다. 시장 주도권 다툼은 LG가 삼성의 QLED를 지적하면서 시작됐다.

LG전자에 OLED TV패널을 납품하는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월 기술설명회를 열고 “시장에 나와 있는 QLED는 근본적으로 LCD에 해당한다”면서 “QLED는 사실 QD(퀀텀닷) 시트를 사용한 LCD이고, LCD보다 LED가 기술력이 더 높다. 8K시대 최적의 디스플레이인 OLED가 고객의 생활을 바꿀 것”이라며 삼성에 견제구를 던졌다.

당시만 하더라도 8K시장에 진출한 기업은 삼성전자뿐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QLED 8K TV를 시장에 선보였지만, LG전자는 올 7월 국내시장에 8K OLED TV를 출시했다. 8K 논란이 본격적으로 점화되기 전부터 ‘화질 구현’ 방법에 대한 갑론을박이 펼쳐졌던 셈이다.

연초 화질 구현 방식에 ‘한 방’ 맞은 삼성전자는 ‘점유율’ 카드를 들고나왔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IHS마킷의 자료를 인용 “1분기 글로벌 TV시장에서 판매량ㆍ금액 기준 모두 압도적인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며 “14년 연속 세계 TV 시장 1위 달성에 돛을 올렸다. QLED TV 8K 제품을 본격 판매, 라인업 확대를 통해 금액 기준 OLED TV를 앞섰다”고 강조했다.

화질 구현 논란이 있지만, 결국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것은 QLED라는 점을 짚은 셈이다.

LG전자는 당시 “300만원 이상 프리미엄 라인에선 LG전자의 OLED TV가 삼성전자의 QLED TV보다 더 많이 팔렸다”며 반박에 나서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이 발표한 3분기 글로벌 TV시장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매출액 기준 점유율 30.3%, 출하량 점유율 19.4%로 세계 1위를 지켰다. LG전자는 15.9%(매출액), 11.9%(출하량)로 2위를 기록했다. 프리미엄 시장을 어떤 기업이 장악하고 있는지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지만, 전체적인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여전히 높게 유지하고 있다.

LG전자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에 참가해 전시장에 8K 화질선명도 비교 공간을 마련했다. 삼성전자 8K TV 화질선명도가 자사 제품보다 떨어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LG전자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에 참가해 전시장에 8K 화질선명도 비교 공간을 마련했다. 삼성전자 8K TV 화질선명도가 자사 제품보다 떨어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IFA에서 불거진 ‘8K 전쟁’...내년 CES에서도 경쟁 치열

‘8K 전쟁’으로 불린 화질 선명도 논란은 지난 9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LG전자가 8K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지 2달여가 지난 시점이다.

LG전자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에서 삼성의 QLED 8K TV는 화면을 이루는 화소(픽셀) 수 자체는 8K 국제표준에 부합하지만, 화질선명도(CM) 수치에선 국제표준을 크게 밑돌아 실제로는 4K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박형세 LG전자 TV사업운영센터장(부사장)은 IFA 전시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LG 올레드 TV 화질선명도는 업계 최고 수준 90%로 국제표준을 크게 상회하지만, 삼성전자는 10%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IFA2019에서 벌어진 8K 전쟁은 국내에서도 이어졌다. 양사는 9월17일 3시간 간격으로 경쟁사의 제품을 지적하는 내용의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1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전자 디스플레이 기술설명회에서 LG전자 직원이 8K QLED(왼쪽)와 4K 올레드 TV 화질을 비교해 설명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 디스플레이 기술설명회에서 LG전자 직원이 8K QLED(왼쪽)와 4K 올레드 TV 화질을 비교해 설명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 기술설명회에선 “QLED 8K TV는 별이 안 보인다. 화면이 꺼진 것 같다. 이게 바로 LCD TV의 한계다. 글자도 뭉개진다.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의 기술설명회에선 “OLED 8K TV는 8K 콘텐츠가 안 나온다. 화면이 깨져서 나온다. 글자도 뭉개진다. 판단은 소비자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양사는 자사의 제품과 경쟁사의 제품을 나란히 배치하며 각자의 장점을 부각했다. 삼성전자는 선명한 색상을, LG전자는 뛰어난 명암을 강조하는 식이었다.

LG전자는 또 ICDM(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가 정립한 ‘디스플레이표준평가법’을 근거로 ‘삼성전자의 QLED 8K TV는 4K 수준의 화질’이라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QLED 8K TV는 세로 화질 선명도 91%지만 가로 화질 선명도는 12%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ICDM가 해상도 충족조건으로 제시한 화질선명도(CM)은 50% 이상이다.

삼성전자 측은 LG전자가 문제로 삼은 CM(화질선명도)에 대해 “화질을 측정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TV 평가 단체나 전문 매거진 등에서는 화질을 평가하는 요소로 CM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는 “8K TV 화질은 화소 수뿐만 아니라 밝기나 컬러볼륨 같은 광학적 요소와 영상처리 기술 같은 다양한 시스템적 요소까지 고려해 평가해야 한다”면서 “ICDM에서 규정한 CM은 최신 디스플레이에 적용하기에는 불완전하며 새로운 평가 방법이 필요하다”고 LG전자의 지적에 반박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가 17일 오후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8K화질 관련 설명회에서 QLED 8K TV의 화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두용 기자]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가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8K화질 관련 설명회에서 QLED 8K TV의 화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두용 기자]

LG전자는 이후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삼성전자의 QLED TV를 직접 분해하는 장면을 선보이기도 했다. LCD보다 OLED의 기술력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해석이다. 삼성전자도 이에 온라인과 TV 광고 등을 통해 LG전자 OLED TV의 약점으로 꼽히는 번인(Burn-in) 현상을 꼬집었다.

LG전자는 또 공정위에 삼성전자의 TV 광고가 표시광고법상 허위과장 광고에 해당된다며 신고서를 냈다. 삼성전자도 지난 10월에 "LG전자가 근거 없는 비방으로 공정경쟁을 저해한다"면서 공정위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0'에서도 양사의 8K 전쟁이 다시 불타오를 것이란 전망이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내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8K 관련 콘텐츠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같은 경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견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도 올 상반기 누적 판매 6만8000대에 불과한 8K TV시장이 내년에 5배 이상 커질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갈수록 커지는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경쟁에 양사 모두 사활을 건 모양새다.

권장혁 경희대 정보디스플레이학과 교수는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삼성 QLED가 8K 화소수를 충족했다면 8K TV로 봐야 한다”며 “다만, QD-LCD는 기술적으로 OLED보다 선명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 후 MOU 서명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 후 MOU 서명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는 ‘QD(퀀텀닷ㆍ양자점 물질) 디스플레이’에 13조1000억원을 투자를 지난 10월 결정했다. 'QD 디스플레이' 생산시설 구축 및 연구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이번 대규모 투자 계획에 대해 “차세대 프리미엄 TV 시장의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대형 디스플레이 기술의 방향을 기존 LCD에서 'QD디스플레이'로 전환하고 'QD'를 기반으로 대형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패스트 팔로어’에서 ‘퍼스트 무버’로...폴더블로 ‘혁신’ 기업 굳히기

삼성전자가 8K로 LG전자와 치열한 기술 경쟁을 펼쳤다면, 폴더블 스마트폰에선 중국 ‘화웨이’를 찍어 누르며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는 업계의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가 안으로 접히는 ‘갤럭시폴드’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지난 2월 발표하자, 화웨이는 4일 뒤 바깥으로 접히는 ‘메이트X’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선보였다. 세계 최대 모바일전시회 ‘GSMA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19) 개막을 하루 앞둔 시점이었다.

양사는 각종 기술적 난항을 겪으며, 당초 예상보단 출시가 늦어졌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9월 갤럭시폴드를 국내에 출시하며 시장을 선점하기 시작했다. 메이트X는 11월 출시됐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TV 패널 기술력에선 다소 LG전자에 밀리는 부분도 있었지만, 스마트폰 등에 탑재되는 중소형 OLED에선 절대강자”라며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기술력은 화웨이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다”고 분석했다.

메이트X는 주의사항에 '영하 5도 및 그 이하 온도에서 스마트폰을 펼치지 말 것'이라는 문구가 명시하고 있다. 아웃폴딩 방식이라, 디스플레이가 겨울철 낮은 온도로 인해 수축, 펼치고 접는 과정에서 타격이 가해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아웃폴딩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성급하게 출시했다는 비난이 나온다.

화웨이는 메이트X 주의사항에 '영하5도 이하에선 펼치지 말 것'이라고 명시했다. [화웨이 메이트X 주의사항]
화웨이는 메이트X 주의사항에 '영하5도 이하에선 펼치지 말 것'이라고 명시했다. [화웨이 메이트X 주의사항 캡처]

삼성전자는 과거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경쟁하며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의 위치에 있었다. 이제 스마트폰 시장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등극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갤럭시폴드’를 양산하며 사실상 ‘폴더블 스마트폰 첫 생산기업’이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스마트폰은 삼성전자가 글로벌 경쟁을 통해 사업을 키운 대표적 사례다.

윤주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팀장)은 최근 디스플레이 관련 세미나에서 “스마트폰 시장과 폴더블폰 시장은 기존과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후발 주자로 그간 단말의 스펙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던 것과 달리 이제는 폴더블 시장의 주도권을 잡았다”라며 “애플이 그간 누려온 선점 효과를 이제 삼성전자가 누릴 차례”라고 설명했다.

윤준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팀장)은 4일 세미나허브 주최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0년 디스플레이 산업 전망 –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생존전략’ 세미나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정두용 기자]
윤주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팀장)이 최근 세미나허브 주최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0년 디스플레이 산업 전망 –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생존전략’ 세미나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정두용 기자]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최근 분기 보고서를 보면, 삼성전자의 올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은 21%로 1위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브라질ㆍ러시아ㆍ멕시코ㆍ인도네시아 등 무려 71개 국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국내에서의 선전은 특히 더 두드러진다. 올 3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71%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P 증가했다.

그러나 중국에서의 실적은 처참하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2013년 19.7%의 스마트폰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계속해서 내림세를 보였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등에 따르면, 올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1%도 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

윤 팀장은 “지금은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돈을 벌고 있는 때는 아니다”라며 “삼성전자는 지금 중국을 비롯한 세계 시장에 폴더블 이미지를 팔고 있다. 이를 통해 플래그십 모델의 판매량을 높여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시기”라고 진단했다. 아직 폴더블폰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직접적으로 수익을 내기보다 ‘선점 효과’와 ‘혁신 기업 이미지 구축’에 힘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중국 시장에서 갤럭시폴드의 인기는 뜨겁다. 특히, 메이트X의 출시 이후에도 완판되며 중국 시장의 가능성을 엿봤다.

갤럭시폴드는 지금까지 한국, 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세계 29개국에 출시돼 모두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갤럭시폴드는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50만 대 정도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 수가 절대적으로 많지 않으나, 삼성전자가 추후 열릴 폴더블 시장을 선점하기엔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폴드 5G 국내 출시를 하루 앞둔 5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공개 행사를 열었다. 갤럭시 폴드는 새로운 모바일 카테고리를 여는 제품으로 '접는 경험'을 선사한다. [정두용 기자]
갤럭시 폴드는 새로운 모바일 카테고리를 여는 제품으로 '접는 경험'을 선사한다. [정두용 기자]

◇갤럭시폴드2, 위ㆍ아래로 접히는 디자인...유리소재 채택될 가능성 높아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생산량은 2~3년 뒤 크게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엔 600만대에서 2021년 1000만대, 2022년 2000만대 이상을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윤 팀장은 “삼성전자가 지금 당장 갤럭시폴드의 생산량을 급격하게 늘릴 이유가 없다”며 “디스플레이의 커버를 폴리이미드(CPI) 필름에서 유리 폴더블 커버글라스로 변화시키는 등의 기술을 탑재해 시장의 리딩을 주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7인치 폴더블 디스플레이 가격은 150달러(약 16만원)으로 추정된다. 기존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75달러)의 2배 정도의 가격이다. 통상적으로 스마트폰의 가격은 디스플레이 가격의 10배로 책정된다.

윤 팀장은 이와 관련 “현재 수율이 30~40%로 추정되는 폴더블 디스플레이에도 삼성전자의 이익률은 높은 편”이라며 “갤럭시폴드를 1대 팔면 100만원가량 남기는 것으로 보인다. 추후 수율이 높아지고, 폴더블폰 가격 하락ㆍ경쟁사 참여 등으로 수요가 높아진다면, 삼성전자가 벌어드리는 금액은 상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다음 폴더블 스마트폰은 위에서 아래로 접는 ‘클램셸 디자인’이 유력하다. 6.7인치 디스플레이의 크기로, 소재는 ‘유리’가 채택될 전망이다. 현재는 플라스틱 소재(CPI)가 사용됐지만, 화면결함 등의 논란을 겪었다. 이런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접히는 유리로 2세대 폴더블 스마트폰을 생산할 것이란 게 업계와 증권가의 분석이다.

<em>정혜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프레임워크개발 그룹 상무가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 2019’에서 갤럭시 폴드 차기작으로 예상되는 새 폴더블폰의 접는 방식을 소개하고 있다.</em><br>
정혜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프레임워크개발 그룹 상무가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 2019’에서 갤럭시 폴드 차기작으로 예상되는 새 폴더블폰의 접는 방식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갤럭시폴드2(가칭)은 갤럭시S11가 나온 이후인 내년 2분기로 출시가 점쳐진다.

한편, 삼성전자가 내년에 스마트폰을 3억1100만대 생산한다는 사업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사개발생산(ODM) 방식 물량은 6000만대 수준으로 잠정 추정된다.

윤 팀장은 이와 관련해 “증권가에서는 내년 상반기 중저가폰 라인업에 확대에 속도를 낸다면 3억5000만대까지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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