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용균' 1주기, 죽음의 외주화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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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용균' 1주기, 죽음의 외주화 여전하다”
  • 서창완 기자
  • 승인 2019.12.09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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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용균 1주기 추모위원회, 8번째 추모 문화제 열어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1년 동안 바뀐 게 없어 허탈”
고 김용균 씨 어머니인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왼쪽 세번째)이 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여덟 번째 ‘김용균 추모 문화제’에서 촛불을 들고 있다. [사진=서창완 기자]
고 김용균 씨 어머니인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왼쪽 세번째)이 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여덟 번째 ‘김용균 추모 문화제’에서 촛불을 들고 있다. [사진=서창완 기자]

고(故) 김용균 씨가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하청업체 노동자로 일하다 숨진 지 1년이 지났다. 1주기를 하루 앞둔 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여덟 번째 ‘김용균 추모 문화제’가 열렸다.

이날 추모 문화제에는 김 씨의 어머니인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3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안타깝게 숨진 김씨의 사망 사고를 추모하면서 이주노동자와 청년 노동자 문제 등 노동 현안을 다루는 자리도 마련됐다.

추모위가 지난 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추모 분향소를 열고 추모 주간을 운영해 온 이유는 열악한 노동 환경이 여전히 개선되고 있지 않아서다. 김 씨 사망을 계기로 통과된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은 여전히 미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심지어 산안법 개정의 계기가 된 태안화력발전소와 같은 발전업 등 ‘전기업종’은 도급 금지·승인 대상에서 모두 빠졌다. 노동계에서 산안법에 대해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이라고 지적하는 이유다.

추모위는 사고 이후 꾸려진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김용균 특조위)의 22개 권고안 이행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권고안은 연료·환경설비 운전 분야 노동자 직접 고용, 2인 1조를 위한 필요인력 충원 등으로 이뤄졌다. 추모위에 따르면 발전사들은 특급 마스크 지급마저 현재 있는 1, 2급 마스크를 다 쓴 뒤 바꿔준다고 하는 형편이다.

이날 추모 문화제에서 마이크를 잡은 보건의료학생모임인 매듭의 율 씨는 “산업재해가 만연한 한국 사회에서 김용균님의 죽음은 보통의 죽음이 됐다”며 “예방 가능한 산업재해로 사망한 모든 사람을 기려 이들이 하나의 숫자, 통계가 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모 문화제가 끝난 뒤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김미숙 이사장을 포옹하며 그를 위로했다. ‘고 김용균 1주기 추모위원회’ 회원들이 지난 2일부터 진행해 온 추모 주간은 오는 10일 오후 1시 김씨가 숨진 태안화력발전소 앞에서 열리는 추도식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문화제가 끝난 뒤 만난 김 이사장은 “1년이 되면 어느 정도 성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바뀐 게 하나도 없어서 아들을 볼 낯이 없다”며 “정부가 더는 국민들을 조롱하고 짓밟고, 사람들을 죽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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