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품다] 한반도에 ‘가장 정확한 표준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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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품다] 한반도에 ‘가장 정확한 표준시’ 시작된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19.12.09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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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연, 국가표준시보국 시험방송 송출
경기도 여주시 능서면에 국가표준시보 시험방송국이 있다.[사진=표준연]
경기도 여주시 능서면에 국가표준시보 시험방송국이 있다.[사진=표준연]

한반도 전역에 가장 정확한 표준시를 제공하기 위한 국가표준시보국이 시험방송을 시작한다. 국가표준시보국이란 주파수 대역이 긴(30~300kHz) 장파(長波, long-wave)를 이용해 대한민국 표준시를 보급하는 국가 기간 인프라를 말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원장 박상열)은 오는 11일 여주시 능서면에 있는 국가표준시보 시험방송국에서 송출식과 함께 시험방송을 공식 시작한다. KRISS는 성공적으로 시험방송을 완료한 이후 남북이 하나의 표준시를 공유하는 반경 1000km 수준의 본 방송국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국가표준시보 시험방송국은 2020년 12월까지 운영된다. 안테나 높이 135m, 송신주파수 대역 65kHZ, 출력 50kW이다.

표준시 보급의 목적은 시각 동기화에 있다. 문자나 음성 등 모든 정보를 주고받을 때는 보내는 쪽과 받는 쪽의 시각이 지연 없이 정확히 일치해야 한다. 시각 동기화는 유무선 통신망, 금융과 전자상거래, 보안시스템, 항법 시스템 등 수많은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KRISS는 국민에게 가장 정확한 시각을 알리기 위해 1984년부터 표준주파수국을 건설해 5 MHz의 일정한 단파 주파수로 표준시각을 송출하고 있다. 단파 방송은 수신이 되지 않는 음영 지역이 존재하고 실내 수신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시각 동기화에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미국의 위성항법 시스템(GPS) 또한 실내나 지하 등에서 신호를 받기 어렵다는 점은 마찬가지다. 게다가 GPS는 재밍(jamming, 레이더 신호를 감추거나 변형시키기 위해 레이더의 수신 대역 내 주파수로 송신되는 방해 신호)과 같은 전파방해에 취약하다. 신호가 수신되지 않거나 잘못된 신호가 수신될 경우 통신 불능, 금융거래 정지, 전력망 블랙다운 등 국가적 재난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KRISS는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장파를 활용한 국가표준시보국 설립을 추진했다. 장파는 송신탑 하나로 반경 1000km 이상 전파를 송출할 수 있다. 건물을 투과하기 때문에 소형 수신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시각 정보를 받을 수 있다.

KRISS 시간표준센터는 이번 시험방송을 통해 한반도 전역에 표준시를 송출하는 본방송에 철저히 대비할 계획이다. 먼저 수신기 개발, 변복조시스템 설계 등의 연구로 시각 동기 정확도와 수신감도를 높여 최상의 송출 조건을 갖출 예정이다. 더불어 시각 이외의 공공정보까지 제공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데이터 채널의 확보를 병행한다.

유대혁 KRISS 시간표준센터장은 “전파방해에 취약한 GPS의 의존도를 낮추고 유사시 즉각 한반도 전역에 활용 가능한 표준시각 보급망이 형성될 것”이라며 “국가표준시보국은 전력·통신·방송 등 정밀 연동이 필요한 국가 기반산업의 시각 동기는 물론 기상·재난 등 공익 정보를 전파를 통해 제공하는 인프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열 원장은 “국가표준시보국은 공익, 경제, 사회적 응용 분야를 창출하는 국가 인프라로서 이미 미국, 중국, 독일, 일본 등 많은 선진국이 GPS와 장파 방송을 병행하고 있다”며 “본 방송국이 구축되면 경제적 효과는 물론 남북이 하나의 표준시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 또한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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