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금융당국 부동산PF 리스크 관리 강화 조치에 수익성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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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금융당국 부동산PF 리스크 관리 강화 조치에 수익성 ‘흔들’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9.12.0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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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 금투업계 부동산 그림자금융 확대 '경종'..."위험 관리 선제 대응하라"
- 금투업계, 최근 몇 년간 부동산PF 관련 채무보증 규모 급증...규제조치에 긴장감 고조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증권업계의 부동산PF 위험 노출에 경종을 울리고 나서 내년 증권사 수익 악화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금융당국, 금투업계 부동산 그림자금융 확대 '경종'..."위험 관리 선제 대응하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지난 5일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내년 예상 가능한 자본시장의 잠재적인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를 당부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자본시장을 통해 자금조달·운용 규모가 지속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부동산 그림자금융 분야를 언급하며 금융당국의 집중적인 관리 감독을 시사했다.

이날 윤 원장은 “부동산 그림자금융은 여러 금융부문에 걸쳐 있고, 자금조달과 운용 과정에서 국내외를 불문하고 높은 상호 연계성을 가지고 있어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어렵다”며 “부동산 급락 등 위기 발생 시 위험을 전이·증폭시키는 통로가 될 수 있어 금융시장·실물경제의 불안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같은 날 금융위원회는 금융 관계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3차 거시건전성 분석협의회에서 ‘부동산PF 익스포져 건전성 관리 방안’을 내놨다.

금융당국은 100조 원 규모에 이른 부동산PF 익스포져에 대한 건전성 관리 방안을 확정하고, 채무보증을 급속히 늘려온 증권사 및 여전사의 부동산PF 채무보증 한도 관리와 자본적정성 규제 및 대손충당금 적립기준을 강화할 방침이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저금리 기조가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금융사회의 수익추구가 심화되고 있다”며 “국내외 금융회사,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률을 위해 때로는 위험도가 높은 투자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부동산PF 익스포져는 비은행권의 신규 수익원 발굴 노력, 부동산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가 맞물려 빠른 속도로 증가해 왔다”며 “이에 반해 부동산PF 익스포져 현황을 파악하고, 잠재 리스크를 평가·관리하는 체계는 충분한 수준까지 구축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증권업계와 여전업계에서는 부동산PF 채무보증을 자기자본 규모에 비해 큰 폭으로 늘려 온 사례도 있으나 이에 대해 적적한 규율 체계가 확립되지 않았다”며 “이번 방안을 계기로 전반적인 규제 체계를 개선해 PF 익스포져의 건전성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금투업계, 최근 몇 년간 부동산PF 관련 채무보증 규모 급증...규제조치에 긴장감 고조

금융당국이 향후 주기적으로 부동산PF 관련 자산의 양적·질적 위험도가 높은 금융회사를 골라 리스크를 점검하고, 스트레스테스트 분석틀을 개발하는 등 시장 개입 조치를 꺼내들면서 금융투자업계에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이번 발표로 PF사업 신용보강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높은 수익성을 보인 반면에 채무보증이 확대됐던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비관적인 관측도 나온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 금융권의 부동산PF 채무보증 규모는 28조 1000억 원이며, 이 가운데 약 93%인 26조 2000억 원은 증권사에서 취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부동산PF 채무보증 시장에서 신용공여형 채무보증 비중은 지난 2013년 말 54.3%에서 지난해 말 81.9%로 급증했다. 수수료가 높지 않은 유동성공여형 채무보증보다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매입확약을 중심으로 확대된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추세에 증권사나 여전사의 부동산PF 채무보증 취급한도를 제한하고, 관련 충당금 적립 제도를 개선해 과도한 위험추구 행위에 제동을 걸겠다는 계획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현재 별도 부동산 채무보증 한도 규제가 없어 자기자본에 비해 과다하게 채무보증을 취급하는 증권사가 있다는 지적에 향후에는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채무보증 한도를 100%로 설정한다. 대손충당금 적립률도 조정해 증권사 등에 유리하게 작용했던 규정들이 삭제된다.

또한 증권사의 부동산 PF 채무보증에 대한 신용위험액 산정 시 위험값을 기존 12%에서 18%로 상향 조정해 채무보증 취급 확대 유인을 제거할 방침이다.

투자업계에서는 올해 분양시장 등 부동산 개발시장이 부진해 당장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면서도 오히려 부동산 시장에 자금공급이 원활치 않아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금융당국으로부터 자금조달이나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수혜를 받으며 증권사의 부동산PF 대출 증가세를 주도했던 종합금융투자사업자 8개사들은 이번 규제 영향으로 향후 부동산 관련 대출에 적용된 유인들이 제거되는 등 영업에 제약을 받게 될 전망이다.

특히, 일부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채무보증 비율이 높은 대형 증권사들의 PF 익스포져 축소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KB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대형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대부 채무보증 비율은 메리츠종금증권(211.5%), 한국투자증권(94.7%), NH투자증권(68.6%), 삼성증권(51%), 미래에셋대우(38.8%) 등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여신자산 18조 4000억 원 가운데 채무보증 규모가 41.8%(7조 7000억 원)에 달하며, 지난 3분기 기준 수익의 60% 이상이 부동산 PF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6일 코스피 시장에서 메리츠종금증권 주가는 장중 한때 13.39% 급락한 3640원까지 하락해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기도 했지만 소폭 회복하며 3695원을 기록했다.

한국금융지주도 장중 큰 폭(7.45%)으로 하락해 우려가 커졌지만 재차 반등하며 3.15%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이석호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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