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이어 수주도… LG화학-SK이노 글로벌 경쟁 구도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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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이어 수주도… LG화학-SK이노 글로벌 경쟁 구도 치열
  • 서창완 기자
  • 승인 2019.12.0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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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GM과 합작법인 설립… 7개 생산공장 확보 예정
SK이노베이션, 글로벌 첫 베터리 셀 공장 중국서 준공식
소송으로 바쁜 양사, 임원인사 등 배터리 경쟁력 확보 총력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이 하루 차이로 글로벌 배터리 공장 소식을 알렸다. 소송으로 불붙은 경쟁이 글로벌 수주로도 나타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준공, LG화학은 합작법인 설립으로 공장 건설의 시점은 다르지만, 연말 임원인사 등 두 기업의 행보가 여러모로 비슷하다. 배터리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계산이 녹아 있다. 앞으로 급격히 증가할 전기차 수요를 잡기 위한 수주 경쟁도 심화할 전망이다.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체제와 합작법인 현황. [자료=LG화학]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체제와 합작법인 현황. [자료=LG화학]

LG화학은 6일 미국 현지 1위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전기차 배터리 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합작법인은 양사가 지분을 1조 원씩 출자해 단계적으로 총 2조7000억원을 투자하게 된다. 30기가와트시(GWh) 이상의 생산 능력 확보가 목표다. 공장은 미국 오하이오(Ohio)주 로즈타운(Lordstown) 지역에 내년 중순에 착공될 예정이다.

이번 합작으로 LG화학은 한국을 비롯해 세계 3대 전기차 시장인 미국, 중국, 유럽 등에 5개의 자체 생산공장과 2개의 합작 생산공장을 확보하게 됐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은 현재 약 70GWh 수준이다. GM과의 합작 공장이 준공되면 생산 능력은 100GWh까지 확대된다. LG화학의 수주 잔고는 현재 150조원에 달한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이번 협약 과정에서 “LG화학의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기술력, 안전성과 신뢰성, 양산경험 등 기술솔루션을 GM에 공급해 글로벌 시장 리더 지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하루 전인 5일 중국 장쑤성 창저우 진탄 경제개발구의 배터리 셀 공장 ‘BEST’의 준공식을 열었다. BEST 공장은 약 16만8000㎡ 부지에 연간 생산 능력 7.5GWh 규모로 지어졌다. SK이노베이션의 글로벌 첫 배터리 생산기지 확보로 의미가 크다.

창저우 공장 준공으로 SK이노베이션은 서산 배터리 공장(4.7GWh)을 포함해 약 12.2GWh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됐다. 내년 상반기 양산 목표인 헝가리 코마롬 공장까지 완공되면 생산능력이 19.7GWh로 확대된다.

SK이노베이션의 국내외 전기차 배터리 생산거점 현황. [자료=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의 국내외 전기차 배터리 생산거점 현황. [자료=SK이노베이션]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이번 공장 준공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를 키울 뿐 아니라, 앞으로 중국의 전기차와 배터리 관련 산업과 공동 발전을 위해 다양한 협력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최근 단행한 임원인사를 봐도 배터리 분야 강화가 눈에 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모두 최고경영자(CEO)인 신학철 부회장과 김준 사장을 유임하면서 배터리 관련 조직을 강화했다.

먼저 LG화학은 지난달 자동차전지사업부를 이끌 수장으로 김동명 소형전지사업부장을 선임했다. 원통형(소형) 전기차용 배터리 등 시장을 확댕해 글로벌 고객을 확보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일본 파나소닉이 강점을 갖고 테슬라에 독점 공급해 온 원통형 배터리 시장에 LG화학도 조만간 진입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전지사업본부 내에 원재료 구매부터 제조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는 최고생산조달책임자(CPO)직을 신설했다. CPO에는 김명환 배터리연구소장(사장)을 임명해 배터리 사업의제조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마쳤다.

SK이노베이션은 지동섭 SK루브리컨츠 사장을 배터리사업 대표로 임명했다. 지 대표는 지난 2년간 CEO 직속의 배터리 사업전략을 모색해 온 E 모빌리티 그룹의 리더를 겸임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이번 인사를 글로벌 경쟁력을 대폭 강화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뿐 아니라 기존 CEO 직속이던 E모빌리티 그룹을 배터리 사업에 편재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부도 신설했다. 전기차뿐 아니라 다양한 배터리 사용처를 발굴해 배터리 산업의 생태계를 확장하기로 한 것이다.

양사의 투자는 전기차 시장이 확실한 미래 유망 산업으로 떠올랐다는 관측이 있어서다. 포스코경영연구원과 시장조사기관 IHS의 연구 결과를 보면 전기차 수요는 2017년 130만대에서 2023년 1500만대 이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금융투자 기관의 한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측면에서 전기차 산업을 전박적으로 살펴보면 폭스바겐 등 완성차 업체들이 발을 빼기 어려울 정도로 투자가 진행된 상황이라 성장성을 의심할 상황이 아니”라면서 “중장기적으로 성장 전망이 밝고, 당장 내년부터도 어느 정도의 성과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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