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eets DESIGN] 클수록 좋다. 중국, ‘슈퍼돼지’ 개발에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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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eets DESIGN] 클수록 좋다. 중국, ‘슈퍼돼지’ 개발에 성공
  • 박진아 IT칼럼니스트
  • 승인 2019.12.0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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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내 만성적인 돈육공급부족 해소를 위한 테크 혁신 시도

봉준호 감독이 넷플릭스 원작으로 개봉한 2017년 작 영화 ⟨옥자⟩가 중국에서 현실이 될 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

중국에서는 2018년 8월부터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창궐 이후 중국내 사육되던 총 돼지수가 절반으로 감소했다. 그 결과 중국 정부는 소비자용 돈육 공급 차질과 가격 폭등에 골머리를 앓아왔다. 중국은 현재 세계 총 돼지 생산량 절반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돈육생산국이자 세계 1위 돈육 소비국이다. 경제성장과 중산층 인구의 증가로 돼지고기에 대한 소비량이 지속인 증가세에 있다보니 만성적인 돈육 공급 부족을 겪고 있다.

중국 남동부 허난성 정조우(郑州) 시 부근 시골의 한 돼지농가에서 사육에 성공한 슈퍼돼지는 기존 돼지종 보다 체중이 3~4배 무겁고 고단백저지방 고기를 제공하며 추위에 강해서 사육에 쉽다. 유튜브 캡쳐 이미지 원천:BBC
중국 남동부 허난성 정조우(郑州) 시 부근 시골의 한 소규모 돼지농가에서 사육에 성공한 유전자 조작된 슈퍼돼지는 기존 돼지종 보다 체중이 3~4배 무겁고 고단백저지방 고기를 제공하며 추위에 강해서 사육에 쉽다고 한다. 유튜브 캡쳐 이미지 원천:BBC

식문화적 특성상  평소 식단에서 돼지고기가 널리 활용되는 중국에서 핵심 식재료 공급 차질과 가격 인상은 곧바로 어수선한 민심과 정치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대비해 중국 농업농촌부는 오는 2020년 내로 중국내 돼지 수를 질병 발생 이전의 80% 수준으로 회복하겠단 계획을 추진중이다.

바로 지난 11월 말, 美CNN 방송은 올가을 중국과 한반도를 휩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전염 확산이 주춤하는 추세에 접어들어 조만간 방역제제조치가 해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이 주춤해지며 사육율은 회복세에 있지만 다시는 올해같은 돼지고기 공급대란을 미연에 방지하려면 중국은 향후 3~5년까지 돈육 공급 확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에 대한 방안으로 중국 정부가 추친중인 식량 혁신 프로젝트는 다름아닌 ‘슈퍼돼지(Super Pig)’ 사육 프로젝트다. 아주 최근인 지난 10월, 블룸버그(Bloomberg)는 중국 남동부 허난성 정조우(郑州) 시 부근 깊은 시골에서 중국의 한 소규모 돼지농가에서 슈퍼돼지의 사육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은 전세계 유전자과학 특허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식량 보급용 농축수산물의 유전자 기술 혁신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자료: Bloomberg
미국과 중국은 유전자과학 분야에서 특허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생명공학연구 분야에서는 식량 보급용 농축수산물의 유전자 기술 혁신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자료: Bloomberg

돼지는 클수록 좋다고 중국 양돈농가에서 환영한다. 양돈농부들은 중국 정부에서 배분받은 사육실험용으로 배분받은 슈퍼돼지 종자를 받으면 가급적 크게 키우려 노력한다. 무게 500 킬로그램까지 크는 이 초대형 돼지는 북극곰의 몸집과 몸무게와 유사한데, 기존에 식용으로 사육돼온 대량축산용 돼지종(평균 무게 175~200 kg)에 비해 3~4배 무겁다. 몸집이 큰 만큼 슈퍼돼지는 도축용으로 매매할 경우 마리당 1만 위안(미화 약 1,400달러)에 팔 수 있는데 이는 중국 농가의 3~4개월치 생활비에 맞먹는다.

그렇게 정부 지원의 소규모 양돈업 실험과 나란히, 중국의 대형 축산식품 가공업체들도 자체적인 슈퍼돼지 사육 실험을 하고 있다. 세계 2위의 중국 최대 양돈기업인 웬스패밀리(Wen’s Family) 사를 비롯해 코프코 미트(中糧肉食)와 베이징 다베이눙(大北農) 테크놀러지 그룹도 30% 이윤증대를 목표로 기존 식용 돼지의 몸집과 체중을 늘리는 사육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또 채식에 눈을 뜨는 도회의 신세대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대체육류로서 식물성 인공 돼지고기에 대한 개발과 홍보다 활발해졌다.

무역마찰로 표현되는 경제패권 타툼 이면에 미국과 중국 두 나라는 세계 바이오테크 분야의 기술 우위경쟁도 주도하고 있다. 중국은 일찍이 미국과 유럽에서 공부한 과학자와 공학자들을 채용해 연구를 추진해오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은 2017년 기준 미화 4,450억 달러를 바이오테크 및 신약 개발에 투자했는데 이는 미국이 쓰는 이 분야 R&D 예산 보다  많은 금액이다.

크리스퍼(CRISPR-Cas9) 유전자 가위 편집기술의 원리: ➀ 연구자는 필요한 DNA시퀀스를 정한다. ➁ 안내RNA를 만들어 목표 DNA 시퀀스와 일치시킨다, 안내DNA를 DNA를 자르는 효소(Cas9)에 붙인다. ➂ 안내 RNA는 게놈 상의 목표DNA를 찾는다. Cas9이 잘라낸 DNA 가닥을 붙여 결함있는 유전자를 수정 또는 대체한다. ➃ DNA는 자체 수정・변형된다. 자료: Bloomberg
크리스퍼(CRISPR-Cas9) 유전자 가위 편집기술의 원리: ➀ 연구자는 필요한 DNA시퀀스를 정한다. ➁ 안내RNA를 만들어 목표 DNA 시퀀스와 일치시킨다. 안내DNA를 DNA를 자르는 효소(Cas9)에 붙인다. ➂ 안내RNA는 게놈 위 자리한 목표DNA를 찾는다. Cas9가 잘라낸 DNA 가닥을 붙여넣기하여 결함있는 유전자를 수정 또는 치환시킨다. ➃ DNA는 자체 수정・변형된다. 자료: Bloomberg

중국 바이오연구계는 특히 인간게놈 편집조작기술를 통해 돌연변이나 치명적 질병감염성을 수정하는 유전자 조작 의료기술 개발에 공격적이다. 중국의 ‘슈퍼돼지’는 베이징 소재 중국과학원 산하 동물연구소의 연구자들이 활용한 CRISPR-Cas9으로 불리는 새로운 첨단 유전자 편집 기술에 힘입어 최근 생체공학 과학자들은 돼지의 DNA를 훨씬 쉽고 정밀하게 편집할 수 있게 됐다.

중국 연구진이 개발한 슈퍼돼지의 혁신은 기존종보다 크고 무겁게 성장한다는 점 외에도 육질에 지방이 적고 사육비가 적게 든다는 사실에 있다.

돼지에는 대다수 온혈성 포유동물이 갖고 있는 UCP1이라는 유전자가 없다. UCP1 유전자는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이 추운 온도 속에서도 체온을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자가 체온조절력이 없는 돼지는 매서운 겨울철 저체온증으로 자돈의 집단폐사의 원인이 되는데, 이를 막기 위해서 여태까지 양돈농부들은 겨울철 사육농장 난방에 더 많은 비용과 에너지를 부담했다. 반면 유전자 편집으로 UCP1 유전자를 갖고 태어나는 슈퍼돼지는 자기 체지방을 연소해 체온을 유지하기 때문에 저체온증으로 인한 폐사율을 현격히 낮춰줄 수 있다.

중국 과학자들은 쥐에서 체온조절을 담당하는 이 UCP1 세포를 추출하여 돼지의 세포에 이식한 후 이 세포를 이용해 돼지 배아 클론을 만들었다. 이렇게 유전자 조작된 돼지 배아는 암퇘지 자궁에 인공수정시킨다. 이렇게 새끼 돼지로 분만된 슈퍼돼지 종자는 실험 결과 보통 돼지 보다 체온 조절에 능숙하다고 한다.

안정된 고기 공급이 중요한 중국에서는 채소를 원료로 한 인공고기 개발과 상업화에도 한창이다. 자료: SCMP
안정된 고기 공급이 중대한 정치사회적 사안인 중국에서는 최근 채식주의자 인구가 늘어나는 추세를 타고 식물성 원료를 가공한 인공고기 개발과 홍보에 주력한다. 자료: SCMP

이 슈퍼돼지의 고기는 보통 돼지종보다 지방이 24% 적다. 체지방을 소비하여 체온조절을 하기 때문인데, 그 결과 요즘 현대인들이 선호하는 고단백 저지방 육질이 생성된다고 한다. 또 그같은 유전자 조작된 돼지 배아를 이용한 배양 방식이 고기의 맛에 끼칠 영향에 대한 우려에 대해 중국과학원의 연구진은 기존 돈육의 고유의 맛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주장한다.

여전히 서구의 생태학자들은 슈퍼돼지의 출현이 미래 지구생태계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한다. 유전자 조작된 슈퍼돼지종이 일반 돼지와 교미할 경우 기존 지구상의 돼지 유전자 천연생태계를 오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머지 않은 미래 진정 고단백 저지방 슈퍼돼지가 일반 소비자들의 식탁에 오른다면 여전히 유전자 조작 식품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유럽과 미국 보다는 식품 안전관련 규제가 느슨한 중국 시장에서 먼저 실험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박진아 IT칼럼니스트  feuillet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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