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대우조선 합병 산 넘어 산...우선 '싱가포르 고개' 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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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대우조선 합병 산 넘어 산...우선 '싱가포르 고개' 넘어야
  • 김의철 전문기자
  • 승인 2019.12.06 0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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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포르 당국, LNG선 등 고가 선박시장에서 현대重 독점적 지위...선가 상승 우려
- 현대重 "선가상승 우려 해소 위해 적극 설명하고 방지대책도 제시할 것"
- 결과에 대해서는 "심사받는 입장" 신중..."좋은 성과 있도록 최선 다할 것"
현대중•대우조선 통합 시동…초대형 조선사 예고 (CG)[사진=연합뉴스TV]
현대중•대우조선 합병…초대형 조선사 탄생되나 (CG)[사진=연합뉴스TV]

싱가포르 규제당국이 대우조선해양과의 합병에 따른 경쟁 감소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자, 현대중공업이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관건은 양사의 합병으로 인한 선가 상승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반독점 기관인 싱가포르 경쟁·소비자위원회(CCCS)의 예비심사를 바탕으로 본심사에 대비한 답변서를 작성 중이다. 해당 문서에는 CCCS가 예비심사에서 지적한 사항에 대한 현대중공업의 입장과 대책 등이 담길 예정이다.

앞서 CCCS는 지난 1일 예비심사에서 세계 1·2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합병으로 업체 간 경쟁체제가 저하될 수 있다는 의견을 현대중공업 측에 전했다. 

특히 LNG(액화천연가스)선박 등 고가 선박 시장에서 양사 합병으로 인해 진입 장벽이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의 조선·해운 전문 연구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LNG 운반선 점유율은 양사를 합쳐 70%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과 일본 등 경쟁국들의 자국 발주분을 제하면 사실상 한국이 대부분의 물량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일본이나 중국 선사들도 한국 조선업체들에게 발주를 하거나 하려고 하는 실정이다. 

CCCS는 이로 인한 선가 상승을 우려한다. 배를 만드는 업체가 줄면 수요자보다 공급업체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운업계에서는 중국에 이어 한국 업체마저 대규모 합병이 성사되면 선가가 5~10%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예비심사를 통해 싱가포르 규제당국의 우려를 파악한 만큼 충분한 대책을 마련해 본심사에서는 우려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세부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합병이 곧 선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 다는 점과 인위적인 선가 인상 계획도 없을 것이라는 점을 적극 설명하고 이에 대한 방지 대책도 함께 제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심사결과 예측을 해달라는 질문에 "심사를 받는 입장에서 예측이나 전망을 말할 수는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는 만큼 성과가 있기를 바라는 것은 사실"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통상 기업결합심사는 크게 '예비심사'와 '본심사'로 나뉜다. 본심사는 다시 1차와 2차로 구분된다. 대부분의 기업결함심사는 본심사 1차에서 결정되지만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합병처럼 세계 산업 지형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사안은 본심사가 2차까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 양사의 합병을 승인한 국가는 카자흐스탄이 유일하다. 유럽연합(EU)은 지난달 12일 본심사를 개시했다. 현대중공업 측은 결과에 대한 윤곽은 4월 이후 상반기에나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도 일본, 중국 등에서 기업결합 심사를 받아야 한다. 싱가포르와 마찬가지로 이들 경쟁당국의 통과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 모두 자국 조선소를 합병시켰거나, 추진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이전보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으로 파악된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한 절차의 하나로 기존 현대중공업을 물적분할 방식으로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으로 분할해 합병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기존 주주들에게 일방적인 손해나 이익이 가지 않도록 양사에 공평한 방식으로 진행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김의철 전문기자  def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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