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인력·수주 경쟁 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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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인력·수주 경쟁 심해진다
  • 서창완 기자
  • 승인 2019.12.0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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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선 인재 탐내고, 유럽선 경쟁 심화
국내 배터리 3사, 2020년 기회이자 위기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글로벌 경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인재 영입과 수주 경쟁이 불붙는 양상이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인력 빼가기’를 놓고 소송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 업체에서는 한국 기업 인력을 데려가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유럽 배터리 시장에도 다양한 기업이 뛰어들 채비를 마쳤다.

한국무역협회는 3일 ‘중국, 인재의 블랙홀’ 보고서를 발간해 중국 기업들의 한국 인재 집중 유치 현상을 다뤘다. 보고서를 보면 중국 정부는 2015년부터 산업고도화 추진 전략인 ‘중국 제조 2025’를 추진하면서 해외 우수 인재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 인력이 빠져나가는 대표적 업종은 배터리, 반도체, 항공 등으로 나타났다.

폭스바겐 전기차 생산공정. [사진=연합뉴스]
폭스바겐 전기차 생산공정. [사진=연합뉴스]

점유율 세계 1위 기업인 중국 CATL은 지난 7월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면서 한국 인재들에게 기존 연봉의 3~4배를 제시했다. 전기차 회사인 BYD도 연봉 외 자동차, 숙소 등 조건을 제공하며 한국 인재 채용을 실시했다.

배터리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CATL 연구소에 가면 한국 인재들이 차고 넘치는 상황이라고 들었다. 유럽 신생 업체에서도 한국 인력을 선호하는 게 사실”이라며 “중국 배터리 업체가 기술력 측면에서 우리를 이미 많이 따라온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럽에서는 환경 규제 강화와 함께 전기차·배터리 시장이 급속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완성차 제조사의 대표격인 폭스바겐 그룹은 지난 9월 스웨덴의 배터리팩 업체인 노스볼트와 연간 16기가와트(GW) 규모의 배터리 생산공장 합작사를 설립했다. 지난달에는 테슬라가 유럽 최초의 기가팩토리로 독일 베를린을 선택했다.

유럽 내 배터리 공장 설립에 착수한 CATL과 BYD를 비롯해 노르웨이 프라이어(FREYR)도 2023년까지 자국에 연간 30GW 규모의 생산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2020년까지 유럽에 7.5GW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구축한다. 이미 지난해 유럽 내 대형 공장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는 LG화학과 삼성SDI를 더하면 유럽 내 GW급 대형 배터리 공장 각축전이 벌어지는 셈이다.

이미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중국 CATL과 일본 파나소닉 양강 구도로 짜인 상황이다. 유럽 시장을 선점한 국내 기업으로서는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이 달가운 상황일 수 없다. 국내 3사의 경쟁력이 애매한 위치에 처해있다는 냉정한 평가도 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이차전지 산업은 매출 규모에서는 중국과 일본에 밀려 3위, 기술력으로는 일본이 1위지만 우리가 2위라고 주장하기도 어렵다”며 “사실상 3위라고 봐야 하는데, 국내 기업끼리 소송전을 벌이는 등 여건이 좋지 않다”고 진단했다.

업계 내부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쟁은 당연하다는 분위기도 읽힌다.

배터리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플레이어끼리 싸움이 힘들지는 모르겠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전기차 산업이 점점 커진다는 긍정적 신호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CATL이 중국을 벗어나서 제대로 된 영향력을 발휘하기 힘들 거라는 예측도 있다. 국내 3사가 지금까지 쌓아 놓은 노하우로 글로벌 경쟁 국면에서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다.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 교수는 “국내 배터리 회사들이 전기 관련 사업을 많이 한 만큼 충분히 잘 대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중국 배터리 기술 경쟁력이 한국의 80% 정도인 만큼 내년 이후 자국 보조금 폐지를 앞둔 상황에서 중국 기업이 지금의 힘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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