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들 "근로시간 단축 따른 시장 혼란 방지 위해 계도기간 보다 적용 유예 필요"..."보완 입법 조속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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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들 "근로시간 단축 따른 시장 혼란 방지 위해 계도기간 보다 적용 유예 필요"..."보완 입법 조속히"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12.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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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기업(50인∼299인)에 대해 근로시간 단축 적용 유예가 바람직
- 해외사업장 파견 국내근로자에 대해서는 근로시간 단축 적용 배제 필요
- 탄력근로 및 선택근로 단위(정산)기간, 최소한 일본 수준으로 연장해야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시장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계도기간 보다는 적용 유예가 필요하다는 것이 기업들의 요구다. 

기업들은 근로시간 단축 시행에 따른 해외사업 차질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1일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기업 애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탄력⋅선택근로 단위(정산)기간 확대, 특별연장근로 인가사유 확대, 고소득․전문직 근로자 근로시간 규제 적용 제외 등 근로시간 유연화 관련 보완입법이 조속히 완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근로시간 단축 적용으로 대기업도 경쟁력 약화 불가피

한경연은 "중소기업들이 근로시간 단축으로 납기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해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경쟁력이 동시에 약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소기업이 근로시간을 단축하면서 동일한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규인력을 채용해야 하는데, 경기 침체로 수익성이 악화된 중소기업은 신규인력을 채용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여력이 있는 중소기업도 구인난 때문에 신규인력 채용이 어려운 현실이다. 

중소기업들에도 내년 1월부터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되는 가운데 생산성 차질 등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결국 신규인력을 채용하지 못하면 중소기업의 생산 수준이 떨어지면서 납기 지연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한경연은 원청 기업이 신제품을 개발할 때 협력관계에 있는 중소기업이 신제품에 포함되는 새로운 시제품을 적기에 납품하지 못해 관련 산업의 신제품 개발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걱정했다.

# 대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기업 A사(社) 관리담당 임원은 근로시간이 단축될 경우 적시에 납품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A사는 주 평균 60시간 근무를 통해 납기를 맞추고 있는데, 근로시간이 주 52시간으로 축소되면 20명 이상의 신규직원을 채용하거나 설비투자를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 특히 대기업에서 신제품을 개발할 때는, 15명의 관리자급 직원들이 신제품에 들어가는 새로운 부품을 만들기 위해 최소한 5개월∼6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근무해야 하는데, 근로시간 단축으로 관련 작업기간이 길어지면 관련 제품의 신제품 출시 일정이 지연돼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신제품 설계 도면을 바탕으로 시제품(부품) 제작 후 납품 → 대기업 전체 부품 조립 → 조립 과정에서 수정사항 발생시 새로운 시제품 제작 및 납품 등의 과정을 6개월 이상 반복해야 하기 때문.

# 신규인력 채용이나 설비 투자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나, 경기 침체기에 회사가 겨우 손익분기점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인력 채용과 설비 투자에 나설 여력이 없다.

# 최저임금 인상으로 상대적으로 업무가 편한 서비스업종도 중소․제조업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고 있어 중소․제조업에 지원하는 인력이 거의 없는 실정이라, 여력이 있는 중소기업도 신규인력 채용에 애로를 겪고 있다.

계도 기간을 부여해도 위반행위 자체는 없어지지 않아

한경연은 정부가 보완 방안으로 제시한 계도 기간은 법적 성격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영세중소기업 사업주들이 범법자로 몰리는 등 시장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업장 감독이나 진정 건은 고용부가 시정조치 등의 행정 처분으로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고소․고발 건은 형사사건으로 수사 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해 사법적 절차에 따라 처리되기 때문에, 검찰의 판단에 따라 심각한 위반행위로 간주 될 수 있다. 

그리고 정책 대응능력이 낮은 중소기업의 경우, 계도 기간이 효과가 있을 지도 의문이다. 제도 시행을 앞두고 절반이 넘는 중소기업이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준비를 완료하지 못하고 있다. 계도기간이 지난 이후에도 중소기업이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준비를 완료할 수 있을 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에 한경연은 "시장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50인∼299인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계도기간 부여 보다는 일정기간 근로시간 단축의 적용을 유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근로시간 단축 및 관공서 공휴일 적용 의무화로 해외 사업에 차질 우려  
  
대법원 판례와 고용부 지침을 근거로 해외사업장에 파견된 국내 근로자는 한국의 근로기준법을 적용 받고 있다. 건설회사 등 해외사업장에 국내 근로자를 파견하고 있는 기업의 경우, 근로시간 단축으로 해외 현지사업 진행에 애로를 겪는다. 

현지국 또는 발주처가 주 6일 근로에 기반해 공사기간 준수 등을 요구할 경우 현지 인력을 관리․감독하는 국내 파견 근로자들은 주 52시간제를 사실상 지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탄력근로시간제를 활용해서 대응하고 있지만 집중적으로 일할 수 있는 단위기간이 짧아 업무의 연속성이 단절되면서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 

더욱이, 내년 1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 대한 관공서 공휴일 적용이 의무화되면 해외에 근로자를 파견하고 있은 기업들의 애로는 가중될 전망이다. 현지국 공휴일과 국내 공휴일을 동시에 쉴 경우 공사 소요기간도 연장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한경연은 "해외 사업장의 특수성을 감안해 해외 파견 국내 근로자에 대해서는 노사가 합의하는 경우 근로시간 단축 등의 적용을 배제하는 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중동지역 정부 발주 건설 사업을 진행하는 B社는 현지 고용 건설 인력을 관리·감독하기 위해 국내 건설·엔지니어링 인력 100여명을 현지에 파견하고 있다.

# 주 6일 근로를 실시하고 있는 현지국은 B社에서 파견된 국내 근로자에 대해 주 6일 근로를 요구하고 있고, 주 6일 근로하는 현지 고용 인력들과의 협업을 위해서는 국내 파견 인력의 주 52시간 준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 현재 탄력적근로시간제를 활용해 주 52시간을 준수하면서 공사를 진행 중인 데, 탄력근로 단위기간이 짧아 업무 연속성이 단절되면서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

# 2020년 1월 1일부터 관공서 공휴일이 민간에 의무 적용되면서 해외의 건설 계획을 수립하는 데 애로가 큰 편이다. 국내에서 파견한 인력이 국내 휴일과 해외 현지국 휴일을 동시에 쉴 경우 공사 소요시간이 늘어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다양한 유연근로시간제 활용, 중국은 1년 단위 탄력근로제 활용 
 
한경연은 "우리나라와 노사제도가 유사한 일본은 유연한 근로시간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탄력적근로시간제의 경우 우리나라는 단위기간이 2주, 3개월이지만 일본은 1주, 1개월, 1년 단위로 운용되고 있다. 일본의 선택적근로시간제의 정산기간은 우리나라와 동일한 1개월 이었는데, 2018년 ‘일하는 방식 개혁’ 관련 법률 개정을 통해 3개월로 연장됐다. 

근무시간을 근로자의 재량에 맡기는 재량근로시간제도도 우리나라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등 전문직 종사자에 한해 허용하고 있는 데, 일본은 전문직 종사자 이외에 기획·계획 수립·조사·분석 업무를 수행하는 사무직 근로자에 대해서도 허용한다. 

특히 연간 근로소득이 1,075만엔을 초과하고, 연구개발, 금융상품 개발, 컨설턴트 등의 업무에 종사하는 고소득 전문직 근로자에 대해 근로시간 규제를 면제하는 ‘고도프로페셔널’ 제도도 운용하고 있다. 

중국도 연속 업무가 필요하거나, 계절적으로 업무가 집중되는 업종에 대해 탄력근로시간제와 성격이 유사한 근로시간종합계산제도를 허용하고 있는 데, 최대 단위기간이 1년이다. 그리고 회사 고위직, 외근원, 판매원 등에게는 우리나라의 재량근로시간제 및 간주근로시간제와 유사한 부정시근로시간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한경연은 "우리나라와 근로시간제도 체계가 유사한 일본을 참고해서 탄력근로 최대 단위기간과 선택근로 정산기간을 연장하는 근로시간 단축 보완 입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제연구원 추광호 일자리전략실장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국회에서 논의 중인 탄력근로시간제 단위기간 연장, 선택근로시간제 정산기간 연장, 특별 인가연장근로 사유 확대, 고소득전문직 근로자 근로시간 규제 적용 제외 등 근로시간 단축 관련 보완 입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외사업장에 파견된 국내 근로자, R&D 부서 인력 등에 대해서는 산업 및 업무 특성에 맞는 근로시간 제도를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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