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품다] 우리나라 기술 현미경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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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품다] 우리나라 기술 현미경 나온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19.11.28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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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연구팀, 에너지 분석기 국산화 성공
원통형 에너지 분석기 실물 이미지.[사진=KRISS]
원통형 에너지 분석기 실물 이미지.[사진=KRISS]

우리나라 기술만으로 만든 현미경이 나온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원장 박상열)이 첨단 현미경의 기술자립을 가속할 핵심 기반기술인 에너지 분석기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KRISS 첨단측정장비연구소 박인용 책임연구원팀은 전자 및 이온 현미경의 광원인 하전입자 빔의 에너지 분포를 측정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KRISS가 새로 개발한 에너지 분석기는 기존 기술보다 매우 작고 간단한 구조에도 뛰어난 측정 정확도를 자랑한다. 무엇보다 이번 기술을 통해 외국 장비회사가 주도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현미경 산업을 뼈대부터 국산화할 수 있는 기반이 확립될 것으로 보인다.

전자현미경, 이온현미경과 같이 나노미터 급의 분해능을 자랑하는 첨단 현미경은 소재, 부품, 바이오 등 다방면의 과학기술에 없어서는 안 될 만능 장비이다. 이런 중요성에도 현미경 산업은 아직 일본과 같은 외산 장비의 의존도가 높은 게 현실이다.

에너지 분석기는 다양한 현미경 관련 기술 중에서도 높은 공간 분해능을 구현하기 위한 필수 기술로 손꼽힌다. 에너지 분석기는 광원의 에너지 폭이 얼마나 넓고 좁은지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다. 전자나 이온과 같은 현미경의 광원은 특성에 따라 유한한 에너지 폭을 갖는다. 고분해능 현미경일수록 에너지 폭을 좁게 설계하고 구현한 다음 검증해야 한다.

박인용 KRISS 책임연구원팀은 시뮬레이션과 이론적 계산을 통해 기존 형태와 전혀 다른 원통형 전극을 개발, 에너지 분석기의 근본적 문제 요인을 해결했다. 하전입자와 전극이 충돌하는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했다. 연구팀은 정전 렌즈를 사용하여 성능 저하의 주된 원인인 전극 내부 불균일한 전위를 최소화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박인용 책임연구원은 “점차 미세해지는 반도체 선폭을 포함해 재료, 바이오 분석과 같이 첨단 분야에 사용하는 고분해능 현미경 구현에 필수 기술”이라며 “해외 것을 가져와 완제품을 만드는 연구 장비 국산화가 아닌 더 우수한 성능의 현미경을 100% 국산 기술로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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