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현대가의 약진, 면세점 빅3 구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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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 현대가의 약진, 면세점 빅3 구도 흔든다
  • 양현석 기자
  • 승인 2019.11.20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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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기내면세점 확보
현대백화점, 두타면세점 인력·매장 이어받아 강남북벨트 연결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성공하면서 기존 HDC신라면세점(사진)과 기내면세점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성공하면서 기존 HDC신라면세점(사진)과 기내면세점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범 현대가가 면세점 분야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면서 기존 면세점 빅3 구도에 균열이 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금의 면세점 사업은 과거처럼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다. 2015년 두 차례에 ‘면세점 대전’에 그룹의 사활을 걸고 참여해 승리를 거뒀던 두산그룹과 한화그룹이 조기에 사업권을 반납할 정도로 만만치 않은 ‘레드 오션’이 됐다.

특히 면세점 빅3로 불리는 롯데와 신라, 신세계가 전체 면세점 매출 볼륨의 80%를 차지하는 부익부 빈익빈 시장으로 고착화되면서 중소 또는 신규 면세점 사업자들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범 현대가로 분류되는 HDC현대산업개발과 현대백화점그룹의 면세점 사업 강화 행보는 눈에 띈다.

먼저 현대그룹 정주영 왕회장의 넷째 동생인 ‘포니정’ 정세영 회장을 창업주로 하는 HDC현대산업개발(대표이사 회장 정몽규)은 건설이 주력인 그룹으로는 이례적으로 면세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호텔신라와 연합해 HDC신라면세점을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운영하고 있다.

2015년 신규로 면세점 사업에 진출한 대기업 중 거의 유일하게 생존한 HDC신라면세점은 유통업을 모체로 하지 않은 기업임에도 신라면세점의 노하우를 활용, 2017년 1월부터 현재까지 흑자를 유지하고 있고, 매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12일 마감된 아시아나항공 입찰에서 애경그룹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시장의 예상보다 높은 금액으로 입찰하면서 항공산업 진출에 적극성을 나타냈다는 분석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되면 ‘숨겨진 보석’인 기내 면세점을 확보하게 된다. 정몽규 회장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아시아나 기내 면세점을 통해 물류와 구매 등 면세사업의 시너지가 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어 향후 면세점 업계의 태풍의 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동대문 두타면세점(사진)의 인력과 매장 등을 이어받아 강북에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동대문 두타면세점(사진)의 인력과 매장 등을 이어받아 강북에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정주영 왕회장의 3남인 정몽근 명예회장에 이어 정지선 현 회장이 경영을 맡고 있는 현대백화점그룹은 14일 마감된 시내면세점 신규 입찰에서 대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참가하며 그 존재감을 발휘했다.

특히 두산그룹으로부터 두타면세점의 직원과 매장, 자산 등을 양수하기로 함으로써 단일 매장이라는 한계를 벗어남과 동시에 면세점의 본산인 강북지역에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초반 어려움을 극복하고 향후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류의 메카이자 GTX 등 교통 허브로 떠오르고 있는 삼성동과 전통적인 유통의 성지 동대문 지역을 잇는 ‘강남북벨트’를 형성하게 되면 규모 뿐 아니라, 트렌드를 선도할 있는 랜드마크로서의 기능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국내 면세점 시장이 한계에 달했다는 지적은 HDC현대산업개발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극복해야 할 지점이 어디인지를 짐작케 한다. 실제로 기존 빅3 면세점이 시내면세점 입찰이 참여하지 않고, 외국 공항 등 해외에서의 거점 확보에 열중하는 이유를 후발 사업자들이 염두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다.

범 현대가가 면세점 사업을 확장하면서 범 삼성가로 분류되는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롯데가인 롯데면세점 등 과거 20세기 후반의 재벌 구도가 면세점 업계에서 재현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과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의 유산과 그 명성을 면세점 사업에서 이룰 수 있을지 기대된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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