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차 좁히고 치고 올라오는’ 중국 vs 소송·화재로 바쁜 한국 배터리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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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차 좁히고 치고 올라오는’ 중국 vs 소송·화재로 바쁜 한국 배터리 업계
  • 서창완 기자
  • 승인 2019.11.16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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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L, BYD 등 중국 배터리 업계 무서운 성장세
한국 배터리 3사, ESS 화재 등 여파로 수익 감소세
중국 보조금 정책 폐지 소식에도… 내부 악재 극복이 관건
중국 배터리 업계 CATL. [사진=연합뉴스]
중국 배터리 업계 CATL. [사진=연합뉴스]

중국 배터리 업계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중국은 자국 내 보조금 정책과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전기차 배터리 세계시장 점유율을 한껏 끌어올렸다. 그런 중국 정부가 내년 말부터 자국 업체 위주 보조금 지급 정책을 폐지하기로 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와 업체 간 분쟁 등으로 바람 잘 날 없던 국내 업계에는 기대되는 소식이다. 다만, 중국 기술력이 올라오는 데다 내부적으로 악재도 적지 않았던 터라 장밋빛 전망은 조심스럽다.

한국 배터리 업계는 올 한해 고난이 많았다.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는 측면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특허 분쟁까지 벌이고 있다. LG화학이 지난 14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진행 중인 소송에서 “SK이노베이션이 광범위한 증거인멸과 모독 행위 등을 벌였다”며 조기 패소판결 등 강도 높은 제재를 내려달라고 요청하는 등 소송전은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1월부터 끊이지 않고 계속된 ESS 화재도 배터리 업계를 지치게 하는 요소다. 지난 6월 정부의 ‘민관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 발표 이전 6차례 났던 불은 그 이후로도 5차례나 더 발생했다. 화재가 난 ESS 시설 28곳 가운데 LG화학 배터리를 사용한 곳은 15곳, 삼성SDI 배터리를 사용한 곳은 10곳이다.

불이 잇따르면서 배터리 제조사인 삼성SDI의 임영호 부사장과 LG화학의 김준호 부사장이 지난 10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국감에 출석해 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기도 했다.

화재 이슈는 실제 배터리 업계에 막대한 손실을 안겼다. 삼성SDI는 지난달 배터리 제조사로서 직접적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선제적 화재 예방 조치를 발표하면서 2000억 원가량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분기 영업이익에 맞먹는 돈으로 ‘신뢰’에 기반한 투자라는 게 삼성SDI 내부의 분위기다.

삼성SDI보다 화재 횟수가 많았던 LG화학은 올해 12월 말까지 안전 대책을 마련해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LG화학 배터리는 일단 민·관 합동 조사위가 모사한 실험에서 배터리 자체 발화로 이어질 수 있는 셀 내부단락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얻어내긴 했다. 다만, “제조결함이 있는 상황에서 배터리 충방전 범위가 넓고 만충상태가 유지되면 자체 내부단락으로 인한 화재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결과도 함께 나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전기차 배터리 업체의 세계 시장점유율 순위. [자료=SNE리서치]
전기차 배터리 업체의 세계 시장점유율 순위. [자료=SNE리서치]

국내의 여러 악재는 수치상으로도 드러난다. LG화학은 올해 상반기 배터리 부문에서 2759억원의 적자를 냈다. 3분기 712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점을 빼면 적자만 2047억원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17년 사업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계속 적자를 보고 있다. 올해 누적 적자 액수만 1967억원이다. 삼성SDI 역시 지난 3분기 166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전년보다 31.3%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그러는 동안 중국 배터리 업계들은 급성장했다. 전기차 배터리 세계 시장점유율 1위인 CATL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4억위안(약 2300억 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보다 39.4% 상승한 수치다. 지난 2017년 1분기 15억위안의 매출을 기록한 CATL의 매출은 126억위안으로 2년 6개월 만에 8.4배 증가했다. 세계 시장점유율 3위인 중국 BYD 역시 3분기 영업이익 8억6900만위안(약 1400억 원)을 보였다.

국내 3사가 중국 정부 정책이 바뀐다고 해서 시장 점유율이 확대될 거라고 장담하기 어려운 이유는 중국 배터리 업계 경쟁력도 이미 상당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1월 내놓은 ‘전기차 시대, 배터리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과제’ 보고서를 보면 전문가 의견조사 결과 한·중·일 전기차 배터리 경쟁력 점수가 가장 높은 국가는 중국(8.36)이다. 일본(8.04), 한국(7.45) 순이었다.

기술 경쟁력 부문에서 일본(8.76), 한국(8.40), 중국(6.48) 순이었는데, 나머지 사업 환경, 성장 잠재력, 시장 점유율 등은 중국이 모두 앞섰다. 국내 업계 내에서는 기술력까지도 중국이 이미 상당 부분 따라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리 정부도 중국 정부에 대항할 수 있을 만큼의 지원책을 마련해 주길 바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미래가 유망한 산업인 만큼 경쟁에서 반드시 이기겠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며 “다만, 중국은 그동안 외국산 배터리를 철저히 막아온 데 비해 우리 정부는 그런 데 관대했던 측면이 있다. 앞으로 중국이 어떤 정책을 만들지 모르는 만큼 산업을 육성하는 차원에서라도 정부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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