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유럽발 배터리 호재에 국내업계 "좋아지긴 하겠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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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유럽발 배터리 호재에 국내업계 "좋아지긴 하겠는데 …"
  • 서창완 기자
  • 승인 2019.11.14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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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업계, 전망 밝은 시장서 경쟁은 당연한 일로 받아 들여
“중국 기술력 급성장 인정, 한·중·일 3파전 이기는 수밖에 없어”
전기차 배터리를 충전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전기차 배터리를 충전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전기차 시장에 호재가 잇따르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가 주목받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도 꾸준히 수요가 늘어나면서 경쟁은 점차 심화할 전망이다. 배터리 업계는 시장이 확대되면서 경쟁이 많아지는 일을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초기 시장 선점 과정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나름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며 일단 자신감을 드러냈다.

좋은 소식은 유럽에서 먼저 불어오고 있다. 독일 정부는 지난 5일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기존보다 25~50%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전기차를 키우겠다는 전략을 확실히 했다. 보조금 지급 기한도 2025년으로 5년 연장했다.

독일의 변화는 시사점이 크다. 2015년 디젤게이트 사태로 ‘클린디젤’의 환상이 무너지면서 독일 자동차 업계에서 시작된 전기차 바람이 정부 차원으로 진화하고 있어서다. 독일 정부는 지난해 전기차 확대 정책을 발표해 내년까지 전기차를 100만대 늘리기로 했다. 올해 초 독일의 폭스바겐이 앞으로 10년 동안 20여종의 새로운 전기차를 출시하기로 약속하는 등 정부와 산업이 함께 전기차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실제 BNEF(Bloomberg New Energy Finance)는 최근 ‘2019 전기차 전망’ 보고서를 내놓고 2040년 판매되는 승용차의 57%, 운용되는 승용차의 30% 이상이 전기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차로 출고되는 자동차의 비율이 배터리 전기차(BEV), 내연기관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가 될 거라는 전망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유럽 환경규제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쪽으로 변화한다는 건 이미 기정사실”이라며 “전기차 프로젝트 발표를 하면서 수주가 늘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중국발 호재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한국 배터리 업계 3사인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의 진출을 막아 왔던 중국의 자국 업체 위주 보조금 지급 정책이 2020년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 중저가 배터리 제조사들이 정리되면 기술력이 뛰어난 국내 업체들이 선택될 확률은 커진다고 봐야 한다. 

또 다른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결국 2020년이 되면 한국의 3개 업체, CATL 등 중국의 1~2개 업체, 일본 1~2개 업체가 살아남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업체 기술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공통적으로 드러냈다. 특히 업계에서는   “점유율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CATL의 경우 전기차 부분 기술력에 있어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본다”며 “유럽 완성차 업체가 가격만 보고 선택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급과잉으로 치킨게임이 올 수도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산업 초기 단계에서 오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해 배터리 업체들이 앞다퉈 설비 투자에 나서면서 일어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생산 라인이 갖춰지지 않고서는 협상테이블에 앉기도 힘든 사정상 시장이 막 형성되던 5년 전쯤에는 높은 투자가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공급과 수요가 맞아 떨어지면서 성장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앞으로 몇년 간은 엎치락 뒤치락 하는 상황이 반복될 것 같다”며 “산업 초기인 만큼 피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국내에서도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는 대세가 돼 가고 있다. 지난 9월 한국자동차산업협외의 자동차 통계월보를 보면 올해 1~8월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친환경차 판매량은 6만9834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21.9% 늘었다. 하이브리드차(HEV)가 4만5158대(점유율 64.7%)로 가장 많았고 전기차(EV) 2만2209대(31.8%), 수소연료전지 전기차(FCEV) 2145대(3.1%),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295대(0.4%) 등 순이었다.

배터리 산업은 미래 전망이 밝은 시장인 만큼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 업체와 무한경쟁이 시작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한편 중국이 내년에 자국 업체에 대한 보조금을 폐지한다고 해서 중국 시장이 확연히 달라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지 않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또 다른 자국업체 지원책을 내놓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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