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품다] ESS 고용량 배터리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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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품다] ESS 고용량 배터리 나온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19.11.1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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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 실리콘 단점 보완 제품 내놓아
점토광물 기반의 실리콘 나노튜브 합성 공정 개략도. [사진=한국연구재단]
점토광물 기반의 실리콘 나노튜브 합성 공정 개략도. [사진=한국연구재단]

21세기는 '배터리 시대'로 정의된다. 전기차는 물론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 용량을 높이는 방법에 전 세계 전문가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배터리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리튬이온전지 복합 음극재 제조기술이 나왔다. 배터리 용량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현욱‧류정기 유니스트(UNIST) 교수 연구팀이 차세대 리튬이온전지 음극재로 주목받는 ‘실리콘’의 단점을 보완한 복합 음극재 제조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음극재는 2차전지 충전 때 양극에서 나오는 리튬이온을 음극에서 받아들이는 소재를 말한다.

음극재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흑연은 부피당 용량이 적은 한계로 고용량 구현이 어려워 대체재 연구가 추진됐다. 흑연보다 10배 이상 에너지 밀도가 높은 ’실리콘’이 대안으로 주목받았다. 실리콘의 낮은 전기전도도와 충전과 방전이 반복될수록 부피가 팽창해 전극 성능이 감소하면서 상용화가 어려웠다.

연구팀은 나노튜브 구조의 점토광물(고령토에서 발견되는 할로이사이트)을 가공해 실리콘 나노튜브를 만들었다. 표면에 탄소층을 코팅한 뒤 흑연과 복합화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실리콘-흑연 복합체 전극을 제작했다. 일반 구(球)형의 실리콘 나노입자는 충·방전할 때 약 4배가량 부피가 팽창, 완충 구조가 없으면 입자가 파괴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존 전극들은 팽창률을 고려해 실리콘 함량을 최대 15% 미만으로 제한했다.

연구팀이 제작한 실리콘 나노튜브는 튜브 내부의 빈 곳이 충·방전 과정 중의 부피 변화를 완충, 실리콘 함량을 기존 14%에서 42%까지 대폭 높일 수 있었다. 실리콘 함량의 증가는 에너지 밀도 향상과 직결되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 희귀금속 등이 아닌 점토광물을 원재료로 하기 때문에 제작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표면을 탄소로 코팅함으로써 반복되는 충․방전 실험에서도 우수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현욱 교수는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지는 배터리 디자인에는 부피당 에너지 용량이 중요한 요소”라며 “실리콘 나노튜브를 적용해 부피당 에너지 저장 용량이 큰 고밀도의 실리콘-흑연 복합체를 개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술은 앞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나 전기자동차에서 요구되는 고용량 이차전지용 음극 물질 개발에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11월 1일 자(논문명 : Native Void Space For Maximum Volumetric Capacity in Silicon-Based Anodes)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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