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밀린 국산 크레인 20년만에...'돌아와요 부산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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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 밀린 국산 크레인 20년만에...'돌아와요 부산항에'
  • 김의철 전문기자
  • 승인 2019.11.06 0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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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만공사, 2022년 개장 신항 서측 부두에…금주 발주
- 수익성 우선 민간 운영사 대신 항만공사가 직접 발주...현대·한진重 등 3~4개 업체 경쟁할 듯
부산항 전경[부산항만공사]

부산항에 다시 국산 항만 크레인이 설치된다.

부산항만공사는 2022년 상반기에 문을 열 부산 신항 서측부두 3개 선석(2-5단계)에 국산 안벽 크레인과 트랜스퍼 크레인을 도입하기로 4일 전했다.

이를 위해 이번 주중 국내 업체를 대상으로 발주 공고를 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항만공사가 조달청 나라장터에 공지한 사전규격을 보면 2-5단계 부두에 도입할 장비는 선박에 컨테이너를 싣고 내리는 안벽 크레인(CC) 9기, 부두 내 야적장에서 컨테이너를 옮기고 트럭에 싣는 트랜스퍼 크레인(ARMGC) 34기다.

이들 장비 도입 예산은 2600여억원에 이른다.

공사는 내년 상반기 업체를 선정하고 부두 개장 전인 2021년 하반기부터 차례로 설치할 방침이다.

2-5단계 부두는 세계 최고 수준 시설과 장비를 갖출 예정이며, 하역 능력은 20피트 컨테이너 기준 연간 230만개 이상이다.

항만공사는 세계 항만업계 화두인 자동화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국내 연관산업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국산 크레인 도입을 결정했다.

현대중공업이 설치한 자성대 부두 국산 크레인

부산항에 국산 안벽 크레인이 설치된 것은 2003년이 마지막이다.

그해 초속 40m가 넘는 기록적 강풍을 몰고 온 태풍 매미에 쓰러진 북항 자성대 부두와 신감만부두 안벽 크레인을 대체하기 위해 현대중공업이 제작한 4개, 한진중공업이 제작한 3기를 각각 설치했다. 이후에는 국산 크레인은 중국산에 밀려 1기도 부산항에 들어서지 못했다.

2006년에 개장한 부산 신항 5개 터미널 운영사가 설치한 안벽 크레인 67기는 모두 중국산이다.

북항에 추가로 도입된 안벽 크레인들도 모두 중국 업체 차지였다. 트랜스퍼 크레인도 신항 1부두와 2부두에 2005~2006년에 설치된 49기가 국산으로는 마지막이었다.

부산 신항 2부두의 중국산 안벽 크레인들
부산 신항 2부두의 중국산 안벽 크레인들

현재 신항 5개 부두 전체 트랜스퍼 크레인 230여기 가운데 국산 49기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중국산이다.

20년 만에 부산항에 다시 국산 크레인이 등장할 수 있게 된 것은 항만공사가 하역 장비를 직접 설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항만공사는 부두를 건설해 민간 운영사에 빌려주기만 했을 뿐, 하역 장비 도입 등은 운영사가 알아서 하도록 했다.

수익성을 우선하는 민간 운영사들은 비용을 줄이는 데 급급해 국내산업 보호를 외면하고 값싼 중국산 크레인을 도입했다.

이 때문에 신항 부두 운영권 대부분을 외국계가 장악한데다 하역 장비 마저 대부분 중국산으로 채워 막대한 국부를 유출한다는 비난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항만공사는 2025년 하반기 개장 예정인 서측 2개 선석(2-6단계) 크레인도 국내 업체를 대상으로 추가 발주한다는 방침이어서 국산 크레인 부활의 계기가 될 것인지 기대를 모은다.

신항 서측 부두 크레인 수주전에는 현재도 크레인을 제작하거나 과거에 제작한 경험이 있는 3~4개 국내업체가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 설치된 더블 트롤리 안벽 크레인[부산항만공사 제공]

신항 서측 부두에 새로 도입할 크레인들은 세계 최고 자동화 수준을 갖출 예정이다. 안벽 크레인은 아예 운전실이 없이 멀리 떨어진 운영건물에서 모니터와 조이스틱을 이용해 조종한다.

국내 처음으로 더블 트롤리 방식을 채택하고, 일부 작업을 자동화한다. 트롤리는 크레인의 팔에 해당하는 붐을 따라 컨테이너를 앞뒤로 이동하는 장치다.

기존 국내 모든 안벽 크레인은 트롤리가 1개인 싱글 트롤리 방식이다. 2개의 트롤리는 각각 다른 작업을 한다.

선박 쪽에 있는 트롤리가 배에 실린 컨테이너를 집어 크레인 중간에 있는 데크에 놓으면 두 번째 트롤리가 이를 자동으로 부두 바닥에 내려놓는다.

트랜스퍼 크레인은 모든 작업을 완전 자동으로 처리한다. 신항의 다른 부두에 있는 트랜스퍼 크레인들은 사람이 원격조종하는 방식이다.

김의철 전문기자  def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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