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저물가 시대, 빨리 쓰고 버리는 '패스트 뷰티'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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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저물가 시대, 빨리 쓰고 버리는 '패스트 뷰티' 뜬다
  • 박금재 기자
  • 승인 2019.10.31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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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멍·톤28, 저물가 흐름 타고 '패스트 뷰티' 카테고리 구축하며 부각
유통기한 내 못 쓰는 기존 화장품 단점 극복하며 '대안 화장품'으로 떠올라
스티멍 제품 이미지.
스티멍 제품 이미지.

물가가 하락하는 흐름을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는 가운데, '초저가'와 '실용성'을 내세운 '패스트 뷰티' 브랜드가 떠오르고 있다.

과감하게 화장품 용기와 마케팅에 투자되는 비용을 절감하고, 트렌드에 재빠르게 대응하며 가성비를 추구하는 '패스트 뷰티' 브랜드들은 '뷰티 SPA' 라고 불리기도 한다. 

31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뷰티계의 유니클로'를 꿈꾸고 있는 패스트 뷰티 브랜드들은 물가 하락 흐름과 맞물려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스티멍'은 패스트 뷰티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표방하며 뷰티시장에 등장한 브랜드다. 스티멍은 과감하게 기존 형태의 포장 용기를 버리고 파우치 형태를 선택해 제품의 가격을 대폭 줄였다.

기존에 판매되던 3ml용량의 인기 립스틱 제품들이 3만원 대로 책정됐다면, 스티멍의 3ml용량 리퀴드 립 제품은 3000원 대로 3만원 대의 립 제품과 비교했을 때 10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얼어붙은 국내 소비심리와 맞물려 '가성비 좋은' 스티멍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스티멍은 SNS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브랜드 론칭 3개월만에 제품 10만개 판매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국내 뷰티 유통채널도 새롭게 등장한 패스트 뷰티 브랜드를 반기는 분위기다. 스티멍은 지난 5월 시코르 강남역점에 입점하고 H&B숍 롭스에도 입점하는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 입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다른 파우치 형태의 화장품을 판매하는 '톤28' 또한 최근 신세계가 야심차게 오픈한 시코르 명동점에 입점한 바 있다.

톤28 선크림 이미지.
톤28 선크림 이미지.

해외에서도 패스트 뷰티를 눈여겨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스티멍은 지난 24일부터 9일 동안 일본 도쿄 하라주쿠에 팝업스토어를 오픈하고 일본 공식 사이트에서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일본 또한 저물가 시대를 오래 겪고 있는 국가로 분류되기 때문에 스티멍의 약진이 눈길을 끈다.

스티멍과 톤28의 선전은 뷰티업계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물가하락이 지속될수록 기존 뷰티 브랜드들은 가성비 부분에서 용기 가격과 마케팅 등의 문제가 겹쳐 소비자들이 외면할 수 있다는 시각이 힘을 받고 있다.

뷰티업계는 패션업계에 비해 보수적인 분위기가 깔려있다고 바라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화장품이 가진 특성상 소비자는 자신의 피부와 잘 맞는 제품을 오래 사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빨리 쓰고 버리는' 패스트 뷰티 브랜드는 뷰티업계의 보수적인 분위기를 깨트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제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소비자의 입장에서 패스트 뷰티 제품을 살 때 짊어지는 리스크가 적고 기업 입장에서도 새로운 제품을 출시할 때 투자되는 비용이 적어 이점을 가진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패스트 뷰티는 저물가 흐름과 맞물려 소비자들 사이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도 지속된다면 해외 시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색조화장품을 예로 들면 명품이라 하더라도 한 색깔을 계속 사용하면 질리게 돼 유통기한 안에 다 못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면서 "이런 점을 극복하기 위해 패스트뷰티를 내세운 것은 여성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영리한 전략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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