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싶어요" 짠한 게임 개발자 소식에 격려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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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싶어요" 짠한 게임 개발자 소식에 격려 쇄도
  • 이재덕
  • 승인 2019.10.29 2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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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살고싶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시작은 새끼 고양이 이야기였다. 기르던 고양이가 새끼를 낳던 날, 그날이 그가 공교롭게도 자살을 결심한 날이었고, 고양이 때문에 마지막 하루를 미루게 됐다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태어난 고양이를 잘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정작 자신은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

어디서부터 꼬였을까? 40대 중반 한 게임 개발자. 5년 전 모바일게임을 출시하고 제대로 된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융자를 받았지만 제 시간 안에 개발하지 못해 빚만 남았다. 막노동을 하며 빚을 갚으며 게임을 개발하려고 했지만 고혈압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았고, 우울증까지 찾아왔다. 

그가 만들고 있는 게임도 고양이 게임이다. 새끼 고양이를 보고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한 커뮤니티를 통해 구원이 손길을 요청했다.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이 게시물에 400개 남짓한 댓글을 달았고, 920명이 공감을 표시했다. 댓글에는 "망설이지 말고 주민센터 꼭 가보세요", "고양이 캐릭터 이모티콘으로 출시하시면 팔릴 거 같네요", "게임 구매했어요. 힘내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또 ""저도 1인 게임 개발하고 있습니다. 힘내세요", "삽시다!! 살아봐요. 저도 동종업계에 비슷한 경험에 비슷한 나이의 사람입니다. 스타트업 시작해서 죄다 말아먹고 빛더미에 시달리다가 2년전에 재취업 겨우 성공해서 이젠 그땐 그랬었지 하고 있습니다. 내일이 없었으면 했을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럭저럭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라며 전현직 1인 개발자들도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마켓에 달린 게임 평가도 29일자 '응원' 메시지
마켓에 달린 게임 평가도 29일자 '응원' 메시지

 

업계에서도 도움의 손길이 잇따랐다. 페이스북 등에는 모바일게임협회 관련자가 "가난한 인디 게임 개발자의 소식을 듣고 이렇게 공유한다"며 이 소식을 알렸고, 많은 이들이 이 소식을 퍼갔다. 29일 오후 이 개발자는 "덕분에 너무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셔서 급한 문제는 해결했다. 게임 개발에 매진할 시간도 벌었고. 그래서 더 이상 후원은 받지 않으려고 한다. 다른 분들게도 알려달라"고 언급했다. 

소식을 들은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짠하다. 게임업계 정도 많고..."라는 말로 여운을 남겼다. 

이재덕  gamey@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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