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에게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서 판사가 51세 때 '이건희, 삼성 신경영' 당부와 두가지 제안 내놓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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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에게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서 판사가 51세 때 '이건희, 삼성 신경영' 당부와 두가지 제안 내놓은 이유는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10.25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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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희 '신경영 선언'과 비교... "어떤 결과도 책임 통감하길" 당부하기도
- "2019년 이재용의 선언은 무엇이고, 무엇이어야 하는가"
- "심리 중에도 당당히 기업 총수로서 해야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해달라"
- 이재용 파기환송심에 쏠린 국민적 관심 반영한 재판부 부담 표현 등 각종 해석 나와

“재판 중에도 당당히 기업 총수로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해주길 당부합니다”

‘국정농단’ 뇌물 사건 파기환송심을 맡은 재판부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향해 이례적인 당부의 말을 건네면서 주목받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25일 오전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 등 삼성 관계자 5명에 대한 파기환송심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정 부장판사는 이날 재판이 끝날 때쯤 이 부회장을 향해 “피고인에게 당부한다”며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당시 만 51세 이건희 총수는 낡고 썩은 관행을 버리고 사업의 질을 높이고자 이른 '삼성 신경영' 선언을 하고 위기를 과감한 혁신으로 극복했습니다. 2019년 똑같이 만 51세가 된 이재용 삼성그룹 총수의 선언은 무엇이고, 또 무엇이어야 합니까"

파기환송심 재판에 출석하는 이재용 부회장 [사진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또다시 구속될 경우 국내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 부재 이후 재계 1위 삼성의 리더이자 글로벌 시장에서 대한민국 경제인을 대표하는 한 사람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점에 부담감의 표현이라는 관측도 있다.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건의 글로벌 경제계 리더인 만큼 만큼, 재판장이 직접 재판과 기업경영은 별개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정 부장판사는 또 "다음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삼성그룹이 이 사건과 같은 범죄를 다시는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고 누구도 장담하지 못할 것"이라며 두 가지 제안을 했다.

"첫째, 이 사건은 삼성그룹 총수와 최고위직 임원들이 계획하고 가담한 횡령 및 뇌물 범죄이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실효적인,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기업 내부 준법감시제도가 필요합니다. 삼성그룹 내부에서 기업 총수도 무서워할 정도의 실효적인 준법감시제도가 작동하고 있었다면 이 법정에 앉아 있는 피고인들뿐 아니라 박근혜 전 대통령, 최서원(최순실의 바꾼 이름)씨도 이 사건 범죄를 생각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에 관해선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미 대기업들의 실효적 감시제도를 참고하길 바랍니다.

둘째, 이 사건은 대기업집단 재벌총수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저지른 범죄라는 점이다. 모방형 경제모델로 국가 발전을 주도한 재벌체제는 과도한 경제력 집중과 일감 몰아주기, 단가몰아치기 등으로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고 국가 경제가 혁신형 모델로 발전하는 데에 장애가 된다는 경고음이 들리고 있습니다. 엄중한 시기에 재벌총수는 재벌체제의 폐해를 시정하고 혁신경제로 나아가는 데에 기여해야 합니다. 재벌체제 혁신을 통해 혁신기업 메카로 탈바꿈하는 이스라엘의 최근 경험을 참고해주기 바랍니다"

정 부장판사 역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재판 진행이나 결과와 무관함을 분명히 해둔다”며 선을 그었다.

피고인석에 앉은 이 부회장은 정 부장판사가 말을 하는 내내 그를 응시하며 별다른 발언 없이 긴장한 표정으로 신중하게 이야기를 들었다. 

재판에 앞서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며 고개숙인 이재용 부회장[사진 연합뉴스]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첫 파기환송 공판은 30여분 만에 끝났다.

이후 재판부는 이번 재판 진행에 대해서 설명했다. 두번째 기일은 다음달 22일 오후에 재개돼 유·무죄 판단에 대한 심리를 하고, 12월 6일에 세번째 재판을 열어 양형 판단에 관한 검찰과 변호인측의 주장을 듣기로 했다.

재판부는 12월6일 심리를 종결 여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법조계에서는 이 부회장 관련 이번 재판이 양형 심리가 한 번에 끝난다면, 바로 결심을 하고 올해 말이나 내년 상반기 중에는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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