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그레타 툰베리’의 외침 “기후위기, 급진적 변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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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그레타 툰베리’의 외침 “기후위기, 급진적 변화 필요”
  • 서창완 기자
  • 승인 2019.10.2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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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학생운동가, 23일 세계재생에너지총회서 특별 연설
청소년 기후행동 소속 김도현(16) 양이 2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재생에너지총회'에서 특별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서창완 기자]
청소년 기후행동 소속 김도현(16) 양이 2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재생에너지총회'에서 특별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서창완 기자]

“절박한 마음으로 행동했지만, 어린 데 기특하다는 칭찬만 돌아왔다. 너희가 희망이라는 무의미한 말만 들었다.”

청소년 기후행동 소속인 고등학교 1학년 김도현(16) 양의 목소리가 넓은 홀을 가득 메웠다. 연단에 올라 꾸벅 인사한 뒤 5분 남짓한 시간 이어진 특별 연설은 앞선 연사들과는 다른 의미의 큰 울림을 줬다. 기후위기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될 미래 세대의 외침이 기성세대들이 빼곡히 들어찬 좌석으로 떨어졌다.

23일 서울 코엑스서 열린 ‘제8회 세계재생에너지총회’에서 김 양은 원고도 따로 보지 않고 준비해 온 말들을 읊어 나갔다. 스웨덴의 청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6)가 지난 9월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했던 연설을 떠올리게 했다.

김 양은 “여러분이 겪지 않았던 것이 저희에게는 일상이 됐고, 당연히 누리던 게 일상적인 게 아니게 됐다”며 “청소년들은 기후변화의 가장 큰 피해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미세먼지로 인해 매일 마스크를 쓰고 등교해야 하는 현실을 짚었다. 뚜렷한 사계절이 한국의 자랑이라는 말도 더는 실감 나지 않는다고 했다. 김 양은 “기후변화로 미래가 빼앗길 수도 있다는 게 가장 큰 두려움”이라며 “산호초를 연구하는 학자가 되고 싶은 제 친구는 가까운 미래에 산호초를 볼 수 없게 돼 꿈을 접어야 할지도 모른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청소년들의 행동에 어른들이 답을 해줄 차례라고 언급했다. 열심히 공부하고 계획을 세워도 꿈꾸는 미래가 사라질 수 있다는 두려움을 기성 세대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호소였다.

김 양은 “여러분들은 청소년의 절박함을 이해한다고 말하면서 석탄발전소를 신규로 짓고 해외 수출을 허가한다”며 “재생에너지 비율이 3%밖에 안 되는데 어떻게 파리 협약을 제대로 이행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어 “그 어떤 변명도 제대로 듣고 싶지 않다. 모든 세대가 석탄을 줄이고 재생가능 에너지를 사용하는 급진적 변화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양은 마지막 메시지를 총회에 참석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남겼다.

“나이가 아니라 전세계 청소년들이 거리로 나오는 이유와 요구사항에 집중해야 한다. 더이상 기후변화를 악화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부끄럽고 싶지 않다. 자랑스러운 우리나라가 되도록 청소년들의 행동에 응답해 달라.”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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