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하이닉스, 청주 반도체 공장에 1000억원 투입해 '전산 표준화' 완료...'구형 팹' 최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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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SK하이닉스, 청주 반도체 공장에 1000억원 투입해 '전산 표준화' 완료...'구형 팹' 최신화
  • 정두용 기자
  • 승인 2019.10.18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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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일차적으로 완료된 M11·M12 생산라인 통합 절차 일환
- '구형 팹' M11·M12 공장..."전산 시스템 표준화로 업무 효율성 증대"

SK하이닉스가 약 1000억원을 투입한 ‘전산 표준화’ 작업이 완료됐다. 메모리 반도체인 낸드플래시 생산 효율성이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청주에 위치한 낸드플래시의 주요 생산 기지(팹)인 M11·M12의 ‘전산 표준화’ 작업이 지난 1일 끝났다. 시스템을 적용한 이후, 공정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에서도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전산 표준화 작업은 지난 7월 일차적으로 완료된 M11·M12 생산라인 통합 절차의 일환이다. SK하이닉스는 1년간 라인 통합에 따른 위험성을 조사하는 등 준비 과정을 밟았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M11·M12 생산라인 통합을 완료하고 추가적인 전산 표준화 작업까지 마쳤다”면서 “이번 작업은 지난 7월 통합 작업에 투입된 금액 내에서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 생산 라인 관리 차원에서 청주 팹의 전산 표준화 작업을 진행했다”며 “최근에 지어진 생산라인과 동일한 전산 시스템으로 공정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사용자 관점에서 발생한 불편함도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의 낸드 플래시 생산 라인이 M11, M12가 있는 청주 공장의 모습.
SK하이닉스의 낸드 플래시 생산 라인이 M11, M12가 있는 청주 공장의 모습.

M11·M12 팹 통합 및 전산 표준화 작업의 목적은 업무 효율성 높이는 데 있다.

M11·M12은 설립된 지 10년이 넘은 구형 팹이다. M11의 경우, 2007년에 착공을 시작해 2008년 생산 장비를 반입했다. M12는 2012년 준공됐다.

청주에서 지난해 10월 준공된 M15와 비교한다면 시설과 공정 방식이 다소 뒤처져 있던 셈이다. 전산 시스템 역시 옛 방식이었다. M11·M12은 M15와 같은 지역에 있는 생산 라인이지만, 업무를 진행하는 방식이 달라 직원들의 불만이 높았다.

◇ '구형 팹' M11·M12..."결국 라인을 움직이는 것은 사람"

M11·M12은 SK하이닉스 직원들 사이에서 ‘기피 팹’으로 불린다. 회사의 상황에 따라 엔지니어가 공장 별로 교환 근무를 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때마다 직원들이 새로운 전산 시스템에 적응해야 하는 불편함이 제기돼 왔다.

이번 팹 통합과 전산 시스템 표준화 작업으로 업무 효율성이 증대되는 점은 확실하지만, M11·M12이 구형 팹이라 발생하는 문제는 남은 숙제로 꼽힌다.

청주에서 근무하는 SK하이닉스 직원 A씨는 “전산 시스템이 표준화됐지만, M11·M12이 ‘기피 팹’ 딱지를 떼기엔 아직 남은 과제들이 많다”면서 “이천보다 청주가 더욱 지방이란 인식이 강한 데다 연구 개발보다 제작 파트의 업무 강도가 더 높다. 무엇보다 구형 팹엔 공간 문제로 신규 라인이 절대 들어 올 수 없는 구조라 실적을 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원들이 M11·M12에 배치를 기피하는 이유 중 하나로 전산 시스템을 꼽았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던 셈”이라며 “이제 전산 시스템을 핑계로 전환 배치를 피할 수도 없게 돼 사내에선 이번 작업을 두고 다양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M11·M12는 복층 구조로 물리적으론 붙어있으나, 준공 시기 차이로 그간 생산 관리 전산 시스템을 서로 다른 버전으로 사용해왔다.

SK하이닉스는 청주 77만1805 제곱미터(m²) 규모에 M8·M11·M12·M15 등 공장 4개를 가동 중이다. 이 중 M11·M12는 같은 건물 안 서로 다른 층에 들어서 있는 생산 라인을 말한다. 현재 생산하는 제품은 낸드플래시로 동일하다.

지난해 10월 청주에서 열렸던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M15 준공식 모습. [SK하이닉스 제공]
지난해 10월 청주에서 열렸던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M15 준공식 모습.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는 지난 2013년부터 M11·M12를 합쳐 통합 사업부로 운영하고 있다. 이전까지 M12 라인에서 D램도 일부 생산해 서로 다른 팹으로 운영했다. 그러나 2013년 7월부터 M12에서 D램 생산을 중단하고 낸드플래시만 생산하면서 통합 과정을 거쳤다.

팹 생산·관리 조직을 통폐합하고, 라인마다 달리 운영되던 팀들도 합쳤다. 이때 이상선 제조기술담당 부사장(당시 상무)이 청주 낸드플래시 총괄 팹장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M11·M12가 같은 사업부로 묶인 지 6년이 지났지만, 현장의 생산 자동화 시스템은 다른 버전이 탑재돼 불편함이 가중되던 구조였던 셈이다.

SK하이닉스 직원 A씨는 “생산 장비를 무엇을 사용하는 지에 따라 반도체 생산 효율성이 크게 달라지긴 하지만, 결국 라인을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라며 “같은 시간에 더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어 생산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불필요한 작업을 축소하고, 업무 환경도 다소 좋아져 직원들의 만족도 역시 높아지고 있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생산라인은 2005년 가동을 시작한 경기도 이천 M10(D램)을 비롯해 청주 M11·M12·M15(낸드), 이천 M14(D램·낸드)와 중국 우시 C2·C2F(D램) 등이 운영되고 있다. 경기도 이천에 차세대 첨단 미세공정인 EUV(극자외선) 장비를 도입한 M16 생산라인도 2020년 10월 완공할 계획이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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