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금리시대, 갈 곳 잃은 부동자금 ‘리츠’ 시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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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금리시대, 갈 곳 잃은 부동자금 ‘리츠’ 시장 주목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9.10.18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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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저금리 시대 바라보는 투자자들...DLF 이어 ‘라임’ 환매중단 사태로 위험기피
- 배당과 시세차익, 두 마리 토끼 쫓는 ‘리츠’ 주목...롯데리츠 공모주에 4조 6천억 몰려
- 리츠 시장 성장에 정부 정책 ‘우호적’...해외리츠도 관심, 국내 상장리츠 더 늘어날 듯
롯데쇼핑이 롯데리츠에 현물출자하기로 한 롯데백화점 강남점 전경.
롯데쇼핑이 롯데리츠에 현물출자하기로 한 롯데백화점 강남점 전경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1.25%로 내린 가운데 내년 상반기 한 차례 더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1% 금리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최근 초저금리 기조에 갈 곳 잃은 부동자금이 ‘리츠’ 시장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 초저금리 시대 바라보는 투자자들...DLF 이어 ‘라임’ 환매중단 사태로 위험기피

지난 16일 열린 10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결과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25%로 하향 조정했다. 이번 금리인하는 지난 2016년 6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지속됐던 기준금리인 1.25%로 2년 만에 다시 회귀하는 수준이다.

국내외 주요 기관에서 예상하는 국내 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지고, ‘D의 공포’가 언급될 만큼 물가상승률마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금리인하 결정에 무게를 둬왔다.

내년 초까지 경기회복이 더딜 경우 또 한 번 추가 인하 여지가 남아 있어 향후 1% 금리까지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이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1% 초저금리 시대를 겪게 되는 것이다.

초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 마땅히 여유자금을 굴릴 곳이 없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고민 또한 깊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이어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사태까지 터지면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위험 상품에 대한 기피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자료=한국투자증권
자료=한국투자증권

 

▲배당과 시세차익, 두 마리 토끼 쫓는 ‘리츠’ 주목...롯데리츠 공모주에 4조 6천억 몰려

최근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기반으로 한 배당수익과 시세차익까지 안겨줄 수 있는 리츠 시장에 대한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안정성이 보장되는 금융상품을 선호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리츠(REITs, 부동산투자신탁)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지분에 투자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임대수익, 매각차익 등을 배당하는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이다. 상장 리츠의 경우 주가 시세차익까지 노릴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특히, 국내 리츠 시장 규모는 약 44조 원 수준이며, 상장된 공모리츠도 현재 5개밖에 없다. 하지만 신세계, 롯데쇼핑, 홈플러스 등 유통 대기업을 중심으로 리테일 부동산 자산의 유동화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공모리츠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이달 말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진행된 ‘롯데리츠’ 공모주 청약에 4조 7610억 원이 모여 공모리츠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공모리치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이번 청약경쟁률은 63.28대 1에 달했다.

롯데리츠는 롯데쇼핑이 보유하던 백화점, 마트, 아울렛 점포 10곳 등 리테일 부동산 자산을 유동화하기 위해 만든 국내 최대 상장 공모리츠로 감정평가금액이 1조 5000억 원에 달한다.

이마트도 재무 개선 방안으로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자산 중 13개 점포를 사모펀드에 매각한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매각금액은 9524억 8000만 원이며, 처분 예정일은 내달 1일이다.

이마트는 이번 매각 점포들을 ‘세일 앤 리스백(Sales & Lease Back, 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향후 10년 간 책임 임차(Master Lease)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지난 3월 점포 51개를 묶어 ‘홈플러스 리츠’로 상장을 추진했지만 당시 국내외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외면을 받아 철회했다. 하지만 리츠 시장에 대한 분위기가 반전된 만큼 내년에 재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지스자산운용은 ‘대학로CGV’에 투자하는 부동산 공모펀드를 완판했다.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한화투자증권, 경남은행, 부산은행, 유안타증권 총 4개사에서 나흘간 판매해 약 220억 원 전액을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국토교통부
자료=국토교통부

 

▲리츠 시장 성장에 정부 정책 ‘우호적’...해외리츠도 관심, 국내 상장리츠 더 늘어날 듯

정부는 공모 부동산간접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공모리츠·부동산펀드 시장에 역사복합개발, 역세권 등 우량 자산을 우선적으로 공급하고, 분리과세를 유지하는 등 국민들의 투자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국민연금, 교직원공제회,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등 국내 주요 연기금들도 전통적인 투자자산인 주식이나 채권이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여가는 대신 리츠와 같은 대체투자 비중은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국내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최근 기존 리츠 투자의 장점에 더해 환차익까지 노릴 수 있는 글로벌 리츠 상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삼성 J-REITs 부동산 펀드’는 수탁고 1000억 원을 돌파했는데 연초 이후에만 약 996억 원이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펀드는 오피스, 상업시설, 주택, 호텔 등 다양한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일본 REITs 종목 약 43개를 분산투자하고 있다.

 

삼성 J-REITs 부동산 펀드 기간별 주요 성과 [자료=삼성자산운용]
삼성 J-REITs 부동산 펀드 기간별 주요 성과 [자료=삼성자산운용]

 

국내 공모리츠도 롯데리츠 외에 NH리츠, 이지스리츠 등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어 리츠 시장 규모가 향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리츠 전문가는 “그동안 공모리츠가 국내 시장에서 주목을 받지 못해 사모리츠가 더 많았을 뿐”이라며 “공모리츠가 상장 시 높은 가치를 평가 받게 되면 사모리츠에서 공모리츠로 선회하는 경우가 늘어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개인투자자들이 상장 리츠를 무조건 안전하고 안정적인 투자상품으로 보는 경향에 대해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장 리츠의 성격이 주식과 채권 사이에 있다고 보여 ‘중위험 중수익’ 상품이라 부를 뿐 상장주식으로서 주가 하락에 대한 리스크는 반드시 존재한다”며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고, 일정 기간 ‘책임 임대’ 방식으로 운영이 보장돼 안정적인 투자대상으로 볼 수도 있지만 부동산 가치, 공실률 등 위험요소 또한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석호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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