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군과 쿠르드·시리아정부군, '만비즈'서 대치...30만명 피란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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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군과 쿠르드·시리아정부군, '만비즈'서 대치...30만명 피란 떠나
  • 김의철 전문기자
  • 승인 2019.10.16 2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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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키 VS 시리아, 전쟁 가능성도...만비즈 대치상황 이어져
- 시리아인권관측소, "아이포함 민간인 71명 사망...30만명 이상 피란 떠나"
- 에르도안 "절대 휴전 안해"...트럼프 자제 촉구 '일축'
시리아 북부 만비즈로 향하는 터키군[AP=연합]

시리아 북부 요충지 만비즈에서 터키군과 시리아 정부·쿠르드족의 대치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압도적인 화력을 앞세운 터키에 맥없이 밀리던 쿠르드족은 시리아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고,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 정부는 터키군의 공격이 예상되는 만비즈에 정부군을 배치했다.

지난 9일 개전 이후 거칠 것 없이 진격하던 터키군은 만비즈 앞에서 일단 주춤하고 있다.

개전 8일째인 16일(현지시간) 오전 터키 국방부는 트위터를 통해 "유프라테스강 동쪽에서 '평화의 샘'(터키군의 시리아 북동부 작전명) 작전을 진행해 637명을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12시간 전 게시한 트윗에서 밝힌 '무력화한 테러리스트' 수는 611명이었다. 개전 초기에는 몇 시간 만에 이 숫자가 수십명에서 100여명 씩 증가하곤 했다.

터키군은 다른 지역의 공격 수위를 낮추는 대신 만비즈에 병력을 집중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터키 매체와 외신들은 만비즈를 향해 터키군과 친(親)터키 반군 연합인 시리아국가군(SNA)이 집결 중이라고 전했다.

유프라테스강에서 서쪽으로 30㎞가량 떨어진 만비즈는 2016년 8월 쿠르드 민병대(YPG)가 주축을 이룬 시리아민주군(SDF)이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 단체 '이슬람국가'(IS)에게서 탈환한 지역이다.

터키는 쿠르드족의 세력이 유프라테스강 서쪽으로까지 확대하는 것을 경계해 SDF의 만비즈 철수를 요구해왔다.

터키군이 만비즈를 공격할 경우 이번 시리아 사태의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만비즈에 배치된 시리아 정부군 병사들이 알아사드 대통령 사진을 들고 있다.

만비즈에 배치된 시리아 정부군과 터키군의 충돌로 자칫 터키와 시리아가 전쟁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양측의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민간인 피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날 개전 이후 시리아 북부에서 어린이 21명을 포함해 71명이 숨졌으며, 피란민은 3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희생자 중 쿠르드 정당 관계자와 기자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유엔은 어린이 7만명을 포함해 적어도 16만명 이상이 피란길에 오른 것으로 추정했다.

터키-시리아 국경에서 시리아 쪽으로 5㎞ 이내 지역에는 약 45만 명이 거주 중이다.

시리아 북부 활동가 단체인 '로자바 정보센터'는 전날 '자비군'과 '국경없는의사회'가 활동을 중단한 데 이어 이날 모든 국제구호단체가 활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무스타파 발리 SDF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지난 12일 M4 고속도로에서 민간인 9명을 처형한 일당 중 한 명이 하팀 아부 샤끄라로 알려진 인물로 밝혀졌다"며 "그는 알카에다 계열 극단주의자였으며 지금은 이른바 시리아국가군(SNA) 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발리 대변인은 하팀 아부 샤끄라로 알려진 인물이 민간인 두 명을 처형하기 전 무릎을 꿇린 사진을 게재했다.

터키군의 공격으로 포연이 치솟는 시리아 북부도시 라스 알 아인[AP=연합]

한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시리아 북동부에 대한 군사 공격을 중단하고 휴전을 선포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일축했다.

터키 최대 일간 휘리예트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아제르바이잔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그들은 우리에게 휴전 선언을 하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결코 휴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4일 터키 제재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이어 전날도 터키를 향해 추가 제재 가능성을 언급하며 공격 중단을 촉구했다.

김의철 전문기자  def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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