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이션’이라는데... 왜 외식 가격은 오를까
상태바
‘디플레이션’이라는데... 왜 외식 가격은 오를까
  • 양현석 기자
  • 승인 2019.10.16 18: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디플레이션 공포감 속 '현실과 괴리' 여론... 물가통계품목 가중치 현실화 대두
외식업계, “물가 하락 발표에 소비자 불만 더 높아져... 업계 특수성 반영해야”
한국은행이 16일 기준금리를 인하할 정도로 저물가에 대한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오르기만 하는 장바구니 물가와 정부 발표에 괴리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의 모습.[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6일 기준금리를 인하할 정도로 저물가에 대한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오르기만 하는 장바구니 물가와 정부 발표에 괴리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지난 9월 소비자물가가 사상 처음으로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 물가상승률(-0.4%)을 나타내면서 단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디플레이션 공포감이 우리나라를 덮쳤다.

16일 한국은행도 디플레이션 공포를 사전 차단하기 위해 역대 최저 수준과 동일한 기준금리 인하를 의결했다. 한은은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면서도 저물가 상황이 지속되는 것은 경계하고 있다. 이렇듯 디플레이션은 어느덧 중앙은행이 걱정할 상태까지 다가온 것이다.

그러나 국민들은 여전히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디플레이션을 단순한 물가 인하 정도로 인식하는 많은 소비자들은 체감하는 물가와 통계청의 물가지수 사이의 괴리감에 혼란함을 표출한다.

실제 국민들이 현실에서 체감하는 물가는 결코 저물가 상황이라 보기 어렵다. 소비자들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휘발유 가격은 10월 첫째 주까지 6주 연속 상승했고, 외식물가 역시 오름세다.

이런 괴리에 대한 지적은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나왔다. 지난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유승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통계청 국정감사에서 9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0.4% 하락하면서 1965년 통계 작성 이래 최초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외식물가 등 체감물가와는 적지 않은 괴리가 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1년 전 김밥 한 줄에 약 2200원 정도 했었는데, 요즘은 2400원 정도로 10% 가까이 올랐고, 대표적인 외식 메뉴라 할 수 있는 비빔밥, 김치찌개, 칼국수, 냉면, 짜장면 등의 가격도 모두 올랐다"고 주장하며, “통계청이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와 우리가 직접 접하는 외식물가를 단순히 비교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양자의 괴리가 커지는 것은 문제”라고 밝히고 개선책 마련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렇듯, 소비자들이 실제 느끼는 물가 감각과 정부 발표치가 다른 이유는 통계청이 작성하는 물가통계품목 가중치에 기인한다는 지적이 높다.

통계청은 소비자물가지수를 작성하기 위해 도시소비자들이 많이 소비지출하는 품목 중 월평균 소비지출비중이 0.01% 이상 되는 품목을 물가통계품목에 모두 포함한다. 그리고 소비자의 지출량에 따라 가중치를 차등해 부여한다. 현재 높은 가중치의 대표적 품목은 전세가격과 휴대전화요금 등이다. 이들 품목은 가격 변동이 관련 정책에 따라 반응하는 품목이다.

반대로 삼겹살이나 치킨 등 일반 가정에서 자주 구매하는 외식 품목 등은 상대적으로 가중치가 낮다. 개별 소비자 입장에서는 2년에 한 번 정도 변동되는 전세 가격이나 휴대전화 요금에 비해 훨씬 자주 접하는 외식 가격이 가중치가 낮다보니 실제 체감하는 물가 변동과 정부의 발표의 차이에 의문을 가질 만하다.

또 외식품목은 원자재 가격 변동에 둔감하다는 것도 체감물가와 정부 발표의 괴리감의 원인으로 꼽힌다. 식당의 밥값은 쌀 가격이 오르내린다고 쉽사리 변동하지 않는다. 쌀이 가중치가 높은 품목임에도 소비자들이 쉽게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다.

이렇게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와 정부 발표가 차이가 나면서,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외식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디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저물가라는데 왜 치킨 피자 등은 계속 오르냐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최근 더 많아졌다”면서, “외식업의 물가는 임대료와 인건비에 따라 변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단순히 물가 하락이라는 정부 발표만으로 외식업체들을 폭리를 취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