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저성장·저물가에 기준금리 인하...제로금리 시대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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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저성장·저물가에 기준금리 인하...제로금리 시대오나
  • 황동현 기자
  • 승인 2019.10.1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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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부양 위한 선제적 조치...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16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국은행이 또다시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연 1.25%로 내리면서 경기부양을 위한 선제적 조치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인하를 예견해왔다. 국제적인 금리인하 기조와 미중 무역분쟁으로 야기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국내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대두하면서 금리 동결을 고수할 명분이 줄었고 경기부양이 발등에 불이 됐다

이미 시장의 눈은 추가 금리인하 시기에 맞춰지고 있다. 년내 또는 내년 상반기에 금리를 한 번 더 내리면 기준금리는 연 1.0%로 내려가면서 가보지 않은 길에 들어서게 된다.

16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50%에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날 추가 인하로 기준금리는 2년 만에 다시 역대 최저수준으로 돌아왔다.

한국은행은 지난 2016년 6월 기준금리를 1.25%로 내린 후 2017년 11월과 지난해 11월 0.25%포인트씩 올렸다가 올해 7월 0.25%포인트 내렸다.

이주열 총재는 이달 초 국감에 출석해 "한은은 통화정책 초점을 경기회복세 지원에 맞추겠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던진 상태"라고 발언했다.

조심스럽고 신중한 발언을 이어왔던 이 총재가 이같은 발언을 한 데는 금리인하 신호를 통한 소비투자심리의 안정이 시급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4%로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수출은 이달까지 11개월 연속 역성장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8월 국내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1로 전년 동월 대비 0.0%의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소수점 세자릿수까지 따지면 -0.038%로 사실상 마이너스였다. 8월과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일본 수출규제 등으로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감소세다. 이 같은 추세라면 11개월 연속 수출 감소도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 국내외 전망기관에서는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을 일제히 낮췄다.

국제통화기금은 올해 2.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1%로 하향 조정했다.

한은도 오는 11월 발표할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을 이미 시사했다.

지난 7월 올해 성장률이 2.2%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주열 총재는 석 달 만인 이달 초 "성장률 2.2% 달성이 녹록치 않다"고 했다. 11월 경제전망에서는 물가상승률 전망치(0.7%)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2.5%) 역시 하향 조정이 예상되고 있다.

내년 성장세에 대한 인식도 여전히 어둡다. 미·중 무역협상이 1단계 합의에 도달했음에도 포괄적인 무역협상으로 진전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글로벌 금리인하 기조가 이어진다는 점도 한은이 금리인하를 늦출 수 없었던 이유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지난 7월, 9월 두 차례 인하를 통해 금리를 연 1.75~2.0%로 내려 한미간 금리차가 줄었다. 유럽중앙은행은 마이너스 예금금리를 유지하는 동시에 '양적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미중 무역협상의 불확실성과 글로벌 교역 부진세가 쉽게 걷히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내년에 한은이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한 상황이다.

만약 한은이 한 번 더 인하를 결정하면 기준금리는 1.0%로 역대 최저치 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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