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품다] 한국형 발사체, 액체로켓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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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품다] 한국형 발사체, 액체로켓 가능할까
  • 정종오 기자
  • 승인 2019.10.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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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 액체로켓 심장 '수소 추진제' 개발 위한 평가기법 제시
수소 추진제 연소.[사진=한국연구재단]
수소 추진제 연소.[사진=한국연구재단]

국내 연구팀이 액체로켓의 심장인 '수소 추진제' 개발을 위한 평가기법을 제시했다. 고압 연소실과 초저온 추진제 공급장치 제작, 연소실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권오채 교수(성균관대) 연구팀이 수소 로켓엔진 개발의 기반이 되는 수소 추진제의 연소 안정성 평가기법을 제시했다고 15일 발표했다. 국내 액체로켓 추진제 다원화를 위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액체로켓은 고체 추진제를 사용하는 로켓에 비교해 복잡한데 엔진을 끄고 켜는 등의 정밀한 조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액체 로켓엔진 안에서 발생하는 추진제의 연소는 복합적 현상으로 로켓 발사에 성공한 나라에서도 아직 활발히 연구되는 주제이다. 한국형 발사체 개발을 위해 국내에서도 케로신 추진제에 대한 연구는 활발한데 수소 추진제 연구는 아직 많이 진행되지 않았다. 케로신은 등유. 가솔린 다음으로 높은 끓는점 범위를 가진 석유 증류분이다. 로켓엔진에서는 케로신을 고도로 정제한 'RP-1' 등을 이용한다.

수소 추진제는 케로신에 비해 크고 무거운 로켓엔진을 요구하는데 압도적 비추력(로켓 추진제의 성능을 나타내는 값. 1 초당 추진제 1kg이 소비될 때 발생하는 힘)과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성 덕분에 코어 엔진이나 상단엔진의 추진제로 일부 국가에서 상용화됐다. 국내에서도 필요성이 제기돼 왔는데 아직 연구 초기 단계다.

연구팀은 액체 로켓엔진의 작동조건을 모사하고자 최대 60기압에 이르는 고압 모델연소실과 영하 183도의 초저온 액체산소를 공급할 수 있는 추진제 공급장치를 제작했다. 연소실험을 수행, 수소 추진제의 연소안정한계를 측정했다. 화염이 꺼지거나 불안정해지는 등 연소에 이상이 생기는 연소안정한계는 로켓엔진의 안정성과 직결되는 요소로 이에 대한 데이터는 수소 로켓엔진 설계의 기초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온도, 압력, 상(phase), 분사 속도 등 여러 분사 조건 변화에 따른 연료의 혼합이나 분무특성을 분석하고 화염을 가시화해 연소특성을 연구했다. 얻은 화염 가시화 데이터를 통해 수정된 Damkohler 수(난류 화염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수. 특성 화학 시간에 대한 특성 혼합 시간의 비를 나타낸다)를 제안해 화염이 안정화 될 수 있는 일반적 기준을 세웠다. 이를 활용해 연소영역선도에 도식화하는 방식으로 평가도구를 설계할 수 있었다.

이번 성과는 연소실의 규모, 연료의 분사량, 분사 속도, 연료의 종류 등 연소에 관여하는 변수들이 달라지더라도 범용적으로 추진제의 연소특성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한 데 의의가 있다.

강경인 한국연구재단 우주기술단장은 “비추력이 매우 좋은 수소 추진제를 이용한 액체로켓 관련 연구로 엔진의 연소특성을 평가할 방안이 제시됐다"며 "친환경 고효율 엔진 개발을 위해서는 관련 기초연구들이 보다 폭넓게 수행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연구성과는 열역학 분야 국제학술지 ‘에너지'(Energy) 프린트판 8월 1일 자(논문명: Combustion stability of inverse oxygen/hydrogen coaxial jet flames at high pressure)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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