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사태 장기화, 경제문제 전이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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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사태 장기화, 경제문제 전이 우려 커져
  • 황동현 기자
  • 승인 2019.10.1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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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금융기관 해외자산,순익 2위지역, 반사이익보다 직간접 부정적 영향 더 커
홍콩의 민주화 시위가 최근 다시 격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관련사진=녹색경제신문 DB]  

송환법 반대로 촉발된 홍콩의 민주화 시위가 최근 다시 격화 조짐을 보이면서 세계경제 뿐만아니라 우리나라 경제 문제로의 전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송환법 반대 시위 장기화로 관광객과 금융 및 무역에 의존하는 홍콩 경제가 침체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홍콩 경제가 지난 2분기부터 위축됐기 시작해 3분기엔 확실히 더욱 나빠지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도 지난 8일 "외국 여행객 수가 급감하고 있다"면서 3분기 홍콩 경제지표에 대한 시위 여파가 "대단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저성장 우려는 주요 경제지표에 반영되고 있다. 홍콩 관광청에 따르면, 8월 홍콩을 찾은 관광객 수는 360만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40% 줄었다. 관광객 감소 영향으로 홍콩의 8월 소매판매액은 294억홍콩달러로 전년 동월대비 23% 급감했다.

아시아 금융허브를 자처해온 홍콩 금융시장도 위축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30억~40억 홍콩달러의 자금이 해외로 유출된 것으로 추산했다.

또,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는 심리적 마지노선인 1만 선 초반까지 근접했다. 지난 4월 1만1881.68을 기록한 후 8월 한때 9731.89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에 영향을 받아 독일 부동산 사모 파생결합증권(DLS),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등 파생상품 관련 사태와 함께 우리나라 주가연계증권(ELS) 시장도 덩달아 위축되고 있다. 

여기에는 지난 5월부터 8월에 걸쳐 나타난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글로벌 주식시장의 부진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3분기 ELS 발행 규모는 16조6407억원으로 2분기 24조6359억원에 비해 32%나 급감했다. 특히 지난 8월부터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이로 인해 ELS 투자자들이 조기상환을 하지 못하면서 결국 재투자에도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ELS 시장 회복을 점치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지만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하기 때문에 단기간 회복을 예단하긴 어렵다.

글로벌 금리하락 기조, 장단기 금리차 역전, 신용위험 증가, 파생상품투자 평판위험, 안전자산 추구 욕구 증가 등 단기간 파생상품 수요가 증가하기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홍콩사태는 이뿐만 아니라 현지에 진출해 있는 국내 금융기관, 무역거래 기업들의 현지영업 실적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홍콩은 지리적 잇점 뿐만아니라 각종 제도,법률,세무 등의 이유로 동서 국제금융중심지이자 무역결제, 물류중심지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가 홍콩사태에 따른 금융허브, 물류중심지로의 대체지역으로 반사이익을 누리게 되는 것도 가능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외국인 투자유치 환경 등을 들여다보면 쉽지 않다. 상대적으로 싱가폴이나 상해 등이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높다.   

최악의 경우 홍콩 시위 사태 등으로 현지 금융시장이 마비될 수도 있겠지만 당장 그 기능이 위축되는 것 만으로도 현지에 진출한 국내금융기관의 실적에 큰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국내금융기관의 홍콩지역 자산은 중국의 325억달러 다음으로 많은 179억달러다.

당기순이익도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2억5180만달러에 달해 국내 금융기관들의 해외자산 건전성관리와 실적에 '빨간불'이 켜지게 되고 해외시장 성장계획에 수정이 불가피하게 된다. 

한마디로 중국과 함께 가장 큰 해외성장 거점지역을 잃게 되는 것이다. 최근 글로벌은행인 HSBC가 1만명(해당은행 전체직원의 약 5%에 해당)의 직원 감원계획을 발표해는데 그 주된 이유로 최근의 홍콩사태와 아시아시장의 성장정체, 미중무역분쟁 장기화 등을 들었다.

【해외점포 대륙별 당기순이익 분포】
2018년 국내금융기관 해외점포 대륙별 당기순이익 분포 [출처=금융감독원]

실물 경제 측면에서도 홍콩은 한국 경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지난 2018년 우리나라가 홍콩에 수출한 규모는 460달러로, 수출 상위 4위에 해당된다. 이중 약 82.6%는 중국으로 재수출되는 구조여서 홍콩은 중국 시장으로 통하는 관문 역할을 한다.

중국으로의 수출 금융 거래가 상당 부분 홍콩에서 이뤄지는 것도 이런 구조 때문이다. 홍콩 시위 사태가 최악으로 격화되면 수출 금융에 당장 차질이 생기게 되고 중국 실물 경제에도 적잖은 타격이 일어날 수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홍콩 사태가 중국 경제의 경착륙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당초 홍콩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2~3%로 전망했지만, 시위 사태 이후 전망치를 0~1%로 수정했다.

모간스탠리와 뱅크 오브 아메리카 등 글로벌 IB들은 홍콩의 올해 성장률을 -0.3~-0.1%로 전망했다.

홍콩과 연계된 경제구조상 이 같은 흐름은 올해 6.0% 안팎의 성장이 예상되는 중국 경제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 우리나라는 홍콩의 직접적인 영향 뿐만아니라 중국을 통한 간접적인 영향까지 더해 적지않은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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