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재단,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개막... 해체된 시·공간 속으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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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개막... 해체된 시·공간 속으로의 초대
  • 김명현 기자
  • 승인 2019.10.09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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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인 소설가 장강명의 동명 소설을 무대로
- 기울어진 원형 무대 위에서 돌고 도는 몸짓이 불러오는 뒤집힌 시간의 감각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는 극단 동과 공동 제작한 2019년 시즌 프로그램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을 9일부터 27일까지 무대에 올린다고 지난 8일 밝혔다.

제20회 문학동네 작가상을 수상한 장강명의 동명 소설을 각색해 2018년 9월 남산예술센터에서 초연된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은 전년도 연극계의 주요 상을 휩쓴 화제작이다. 

“추상적인 소설의 내용이 신체행동 연극을 주로 펼치는 극단 동의 장점과 잘 결합된 수작”이라는 평과 함께 ‘제55회 동아연극상 작품상’을 비롯해 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3’, 한국연극 ‘공연 베스트7’ 등에 선정되어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번 작품은 관객과 평단의 찬사에 힘입어 2019년 남산예술센터의 무대에 다시 한 번 오르게 됐다.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은 ‘기억’, ‘시간’, ‘고통’, ‘속죄’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해석을 시도한다. 극 중 남자와 여자는 고등학교 시절 연인이었다. 

동급생 영훈을 살인한 죄로 교도소에 들어간 남자는 ‘우주 알 이야기’라는 소설을 써 여자가 일하는 출판사에 보낸다. 여자는 소설의 내용이 자신의 이야기인 것을 알고 남자를 찾아간다. 

한편 자신의 아들을 죽인 남자를 쫓는 영훈의 어머니는 재회한 두 사람의 주변을 맴돌고, 남자는 본인이 저지른 살인이 세상을 얼마나 황폐하게 만들었는지 깨닫는다. 

작품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건이 전개되지 않는다. 과거·현재·미래의 순으로 단 한 번만 경험할 수 있다는 일반적인 시간의 개념도 뒤집는다. 

그믐날 자신에게 들어온 ‘우주 알’을 받아들인 남자는 과거부터 미래까지 동시에 볼 수 있게 되면서 시간을 한 방향으로만 사는 사람들의 기억 속 고통을 어루만진다. 관객은 해체된 시·공간 속에서 한 남자의 세계를 조각난 이야기와 파편화된 장면으로 만난다.

극단 동은 과거로부터 쌓여 온 현재가 아니라 언제인지 알 수 없이 ‘계속되는 현재’를 무대에서 표현하기 위해 극단의 연기 메소드인 ‘신체행동연기’를 작품에 집약시켰다. ‘신체행동연기’란 감정이나 심리의 표현보다 행동의 나열을 통해 인물과 장면을 전달하는 연기 방법론이다. 

시간의 해체라는 원작 소설의 형식과 신체행동연기라는 연극 양식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을 통해 관객은 저마다의 해석에 따라 인물을 다양하게 해석하고 달리 볼 수 있는 몰입을 경험하게 된다. 

또 이 작품의 미학적인 특징으로는 기울어진 원형 무대를 꼽는다. 원형의 무대 위에서 저마다의 세계를 표현하는 배우들은 균형이 무너진 채로 끊임없이 돌고 도는 몸짓을 만든다. 이는 과거에 대한 기억, 기억에서 비롯된 고통과 분노, 현재에 대한 위로를 의미하는 것이다. 

[사진 서울문화재단]
[사진 서울문화재단]

강량원 연출가는 “소설을 읽었다면 책과 연극을 비교하는 재미를, 읽지 않았다면 공연을 통해 작품을 알아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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