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고, 최근 파생결합상품 (DLF, DLS) 사태로 대규모 투자손실이 발생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예금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은 혁신기업으로의 민간자금 유치를 위한 제도 개선 등 국면 전환에 나섰지만 단기간에 기대 효과를 보기에는 미지수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월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의 가중평균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1.61%다. 이는 지난 2017년 8월(연 1.60%)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은 값이다.
그러나 예금액은 증가 추세다. 지난 7월 시중은행의 원화예금액은 1447조58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106조4125억원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도 연 1.97%에서 1.81%로 0.16%포인트 하락했다.
예금금리가 하락하는데도 돈이 예금으로 몰리는 것은 주식·펀드 등 투자상품의 매력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부터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대규모 원금 손실사태가 불거지면서 당분간 예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상황이 이런만큼 정책당국도 부랴부랴 제도개선에 나섰다.
지난 7일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을 통한 혁신기업 자금조달체계 개선방안'을 공개하며 혁신기업으로 민간자금의 유치를 위한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성장단계에 있는 기업에 대한 충분한 자금공급을 위해 민간자금의 활발한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개선방안에 따르면 비상장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집합투자기구 형태의 기업성장투자기구(BDC)가 도입된다.
BDC는 비상장기업 등의 성장에 필요한 자금제공 및 경영지원 활동을 목적으로 거래소에 상장되는 투자기구다. 주된 투자대상으로는 ▲비상장기업 또는 코넥스상장기업 ▲시가총액 2000억원 이하 코스닥상장기업 ▲이미 투자집행된 창업투자조합 ·벤처투자조합·투자조합 및 창업벤처PEF지분 등이다
사모 및 소액공모 채널도 확대한다. 일반투자자들의 비상장기업 투자 접근성을 높이고, 전도유망한 혁신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가 효과로 나타나기에는 적지 않은 시간과 검증기간이 필요하다.
투자처를 잃은 시중의 부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어 혁신금융으로의 자금유입은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단기적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0억원 이상 금융자산을 가진 '한국 부자'들의 총 자산 비중은 부동산자산 53.7%, 금융자산 39.9%다.
또, 금융투자를 늘리겠다는 답변은 10% 이하인 반면, 거주 외 부동산 투자에 대해서는 21.5%로 2배가량 높았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파생결합상품(DLF, DLS) 사태로 대규모 투자 손실이 발생하면서 기존 투자 상품에 몰렸던 자금까지 이탈해 사실상 부동산 외에는 투자처가 전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