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탄생한 한컴 '30주년', MS 파상공세 속 '아래아 한글' 어떻게 지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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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탄생한 한컴 '30주년', MS 파상공세 속 '아래아 한글' 어떻게 지켰나
  • 김명현 기자
  • 승인 2019.10.08 0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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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9년 '아래아한글' 출시... 한글로 만들어진 최초의 워드프로세서
- 외환위기 속 생명 끊길 뻔... '아래아한글살리기운동' 등 국민 힘으로 '기사회생'
- 한컴, 매년 한글의 우수성 알리는 활동 펼쳐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자존심, '아래아한글'이 탄생 30주년을 맞았다. 

한글날을 맞아 아래아한글의 '과거'와 '현재'의 史에 관심이 모아진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컴 오피스는 세계 오피스 소프트웨어 시장의 약 90%를 점유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기세에 맞서 국내 오피스 시장 점유율 30%를 유지하고 있다. 

1990년대 국내 점유율이 80%에 육박한 적도 있었지만 생명이 끊길 뻔한 위기도 있었다.

아래아한글은 한글로 만들어진 최초의 워드프로세서다. 한글과컴퓨터(한컴) 설립자인 이찬진과 김형집·우원식이 1989년 공동으로 개발해 출시했다. 한컴 설립일이 1990년 10월9일(한글날)이므로 아래아한글이 먼저 세상에 나온 셈이다.

토종 프로그램으로 국내 점유율 80%에 이르며 승승장구했던 아래아한글이 1998년에는 큰 위기를 겪었다.

당시 한컴은 IMF의 여파와 만연한 불법복제로 인해 부도 직전까지 내몰렸다. 한컴의 위기를 틈타 MS는 아래아한글의 개발을 포기하고 '한글 97'을 마지막으로 후속 버전을 내지 않으면 2000만 달러 가량을 투자하겠다고 제안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국민 차원의 아래아한글 살리기 운동이 펼쳐졌다.

하이텔, 나우누리, 천리안 등 국내 주요 PC통신 네티즌들이 주도가 돼 '아래아한글살리기 운동'을 이끌었다. 한국벤처기업협회는 한컴을 살리기 위한 1인당 1만원내기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글학회 및 기타 한글 관련 단체들도 '한글문화지키기총연합회'를 결성했다.

이와 함께 한컴 경영난의 주요인인 '불법복제'에 대한 문제 의식이 대두됐다. 

한컴은 결국 MS의 제안을 거절하고 아래아한글을 살리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때 한컴이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내놓은 '한글815' 특별판은 200만장이 팔리며 국민의 열띤 지지를 받았다.

한컴 관계자는 "외환 위기 당시 기업은 물론이고 공공기관에서도 공공연하게 불법복제가 이뤄졌다"면서 "아래아한글이 공공기관의 공식문서로 활용되는 등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 인식이 꾸준히 확산되면서 한컴의 지속 성장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컴은 합리적인 비용으로 정품 사용 혜택을 지원하는 '소상공인 대상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저작권 침해 문제를 원활히 해결하고, 더 나아가 소프트웨어 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컴은 성장의 바탕이 된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는 활동을 매년 펼치고 있다. 

2017년 한글날엔 한글 관련 학계, 산업계, 지방자치단체 등과 함께 '한글 글꼴 생태계 조성 선포식'을 열고 전라남도가 개발한 '푸른전남체' 배포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2018년 10월에는 한국학중앙연구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장서각 소장 옛한글문헌의 디지털화에 필요한 SW와 옛한글을 지원하는 폰트를 무상으로 지원했다.

또 교육부, 외교부 재외동포재단 등과 손잡고 해외 한글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한컴오피스를 기증해왔다. 현재까지 러시아·중국 등 세계 16만여명의 재외동포들이 혜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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