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제도 개편 논의 중 나온, 타다 "1만대 증차" 발표에... 택시업계 "뒤통수친 격" 비판
상태바
택시제도 개편 논의 중 나온, 타다 "1만대 증차" 발표에... 택시업계 "뒤통수친 격" 비판
  • 양도웅 기자
  • 승인 2019.10.08 00: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타다, 서비스 론칭 1주년 기자간담회서 향후 사업 확대 전략 발표
"2020년 말 '운영 차량 1만대·드라이버 5만명' 확대하겠다"
현재 실무 논의기구서 타다와 '택시제도 개편안' 협의 중인
정부와 택시업계 모두 뿔나... "논의 원점으로 되돌리는 것"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 미래가 여전히 '첩첩산중'이다. 

타다가 첫 돌을 맞아 공격적인 확대 전략을 밝혔지만, 기존 택시업계가 "뒤통수를 친 격"이라고 비판하면서다. 택시업계의 신구(新舊) 갈등이 오히려 격화되는 모양새다.

현재 타다 등 플랫폼 업체와 기존 택시업계, 국토교통부는 실무 논의기구를 구성, '택시제도 개편안'에 대해 협의 중이다. 택시업계는 "우리도 어렵게 참여키로 한 실무기구를 유명무실하게 만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7일 오전 VCNC는 타다 서비스 론칭 1주년을 기념해 서울 성수동에 있는 패스트파이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0년 말까지 운영 차량 1만대·드라이버 5만명 확보 ▲서비스 지역 수도권 전역서 전국으로 확대 등의 계획을 밝혔다. 

론칭 1년 만에 달성한 '가입자 125만명·운행 차량 1400여대·드라이버 9000여명 확보'에 만족하지 않고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 운행 차량 기준으론 사업 규모를 단 1년 만에 9배 가까이 늘리겠다는 포부다. 

타다 서비스 론칭 1주년을 기념해 7일 오전 서울 성동구 패스트파이브에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위는 기자간담회서 론칭 1년간의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박재욱 VCNC(타다 운영사) 대표. [사진 VCNC]
타다 서비스 론칭 1주년을 기념해 7일 오전 서울 성동구 패스트파이브에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위는 기자간담회서 론칭 1년간의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박재욱 VCNC(타다 운영사) 대표. [사진 VCNC]

이날 기자간담회서 박재욱 VCNC 대표는  "'이동의 기본'에 충실했고, 그 결과 지난 1년간 많은 성과를 거뒀다"며 "내년까지 운행 차량을 1만대로, 드라이버를 5만명으로 늘리고 서비스 지역도 전국으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또, "인공지능과 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 중심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확장하고 플랫폼 생태계를 발전시키겠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이달 중순 론칭 예정인 카카오모빌리티의 '벤티'와의 경쟁에 대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많아지는 건 좋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우리가 1년간 쌓은 데이터와 AI 기반 기술력으로 경쟁력을 더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타다의 미래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타다는 데이터와 AI 기반 기술력으로 론칭 11개월 만에 예상 도착시간을 26%가량 줄이고, 차량 1대당 호출 횟수를 113% 증가시키는 등 공급자와 이용자 양쪽의 편익을 높였다. 우회적으로 벤티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밝힌 것도 이같은 기술력 때문이다.  

벤티는 타다(베이직)과 동일한 11인승 승합차로 운영되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차량 호출 서비스다. 서비스 지역도 서울과 인천, 경기 등으로 타다와 직접적인 경쟁 상대다. 

박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서 타다가 1년간 달성한 정량적 성과 외에 ▲기존 택시업계에 만연한 공급자 중심 서비스 문화 속에서 이용자 중심 서비스 문화를 만들어낸 것 ▲시간을 유연하게 쓸 수 있는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것 등을 언급하며, "자부심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택시제도 개편안에 대해 논의 중에 나온 발표라 그랬을까. 타다의 "2020년 말까지 운영 차량 1만대 증차" 등의 사업 확대 발표에 대해 택시업계와 정부가 모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 연합뉴스]

◆ 실무 논의기구 불참 선언했다 번복한 택시업계, "논의 중인 사안인데... 타다가 뒤통수 친 격"

이에 대해 현재 택시제도 개편안을 두고 타다 및 정부 등과 논의 중인 택시업계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오후 어렵게 전화가 연결된 택시업계 한 관계자는 '타다 론칭 1년간 택시업계에 미친 긍정적·부정적 영향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지난 1년간 타다가 택시업계에 미친 긍정적 영향은 '없다"고 잘라 말하며 "외려 사회적 혼란 내지 업계 갈등을 일으켰다"고 답했다. 

박재욱 VCNC 대표가 자부심을 느낀다는 '이용자 중심 문화'와 '일자리 창출'에 대해서도 이 택시업계 관계자는 "(이용자 중심 문화는) 택시업계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비판한 뒤, "직접 고용이 아닌 파견직으로 드라이버를 쓰면서 일자리 창출했다고 자부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서 꾸준히 지적받는 드라이버 파견직 고용 문제에 대해 "더 나은 고용 환경을 위해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다른 택시업계 관계자는 타다가 이날 발표한 계획에 대해 더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와 통화에서 "타다는 기본적으로 불법"이라며 "렌터카를 이용해서 운영하기 때문에 없어져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현재 타다 사업 방식의 불법 여부에 대해선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또, 택시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토부 주관 실무 논의기구에서 택시제도를 어떻게 할지 협의를 이어나가고 있는데, 타다가 사업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발표를 했다"며 "이는 '너희는 너희 갈 길 가라, 우리는 우리 갈 길 가겠다'는 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택시업계도 타다 등이 들어오면 논의기구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국민 편의 등을 고려해 참석하고 있는데, 이런 발표를 하면 우리 뒤통수를 치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실무 논의기구를 유명무실하게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타다 같은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의 운영 방식을 어떻게 제도권으로 편입시킬지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 택시업계가 '편법' '불법'이라 규정한 방식대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타다의 발표에 상당한 실망감을 표한 셈이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소속 택시기사들이 지난 5월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타다' 퇴출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타다 발표, 그간 제도화 논의 원점 되돌리는 것" 불쾌감 밝힌 국토부

한편, 박재욱 VCNC 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서 밝힌 목표를 달성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토로했다. 

박 대표는 "국토부와 충분한 논의가 많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현재 법안대로 올라갈 경우 카풀의 사례처럼 실질적인 서비스 운영이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타다의 사업 확대 발표에 대해선 국토부도 택시업계와 유사한 입장을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 3월 사회적 대타협 및 7월 택시제도 개편안에 따라 새로운 플랫폼 운송사업 제도화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타다의 1만 대 확장 발표는 그간의 제도화 논의를 원점으로 되돌리고, 사회적 갈등을 재현시킬 수 있는 부적절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현재 국토부는 운송사업 면허 총량제 등을 담은 여객운수사업법 개정안 발의를 추진하고 있다. 

택시 감차(매년 약 900대)와 이용자 수요 등을 고려해 택시 차량 총량을 정하고, 플랫폼 사업자는 기여금을 내면 이 총량 안에서 운행 차량 대수를 허가받는 내용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차량 대수 분배 방식, 기여금 규모 등은 시행령을 비롯한 하위 법령에 담을 계획이다. 

7일 타다 서비스 론칭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서 발언하고 있는 박재욱 VCNC 대표. [사진 VCNC]
7일 타다 서비스 론칭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서 발언하고 있는 박재욱 VCNC 대표. [사진 VCNC]

 

양도웅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