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품다] 고체→액체…바뀌는 모습 직접 포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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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품다] 고체→액체…바뀌는 모습 직접 포착했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19.09.30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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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 분자 배열 시뮬레이션 아닌 현미경으로 실제 확인
각 구형 개체는 풀러렌 분자를 나타낸다. 결정(고체)은 파란 영역이다. 액체는 빨간 영역. 분자 배열이 규칙적 풀러렌 결정(고체)에서 불규칙적 액체로 상전이 현상을 모식도로 표현했다. 불규칙적으로 배열된 영역에서는 분자들의 위치가 바뀌면서 개체 사이 거리가 달라진다. [사진=IBS]
각 구형 개체는 풀러렌 분자를 나타낸다. 결정(고체)은 파란 영역이다. 액체는 빨간 영역. 분자 배열이 규칙적 풀러렌 결정(고체)에서 불규칙적 액체로 상전이 현상을 모식도로 표현했다. 불규칙적으로 배열된 영역에서는 분자들의 위치가 바뀌면서 개체 사이 거리가 달라진다. [사진=IBS]

고체에서 액체로 변화할 때 분자 배열이 바뀌는 모습이 포착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팀은 30일 이 같은 모습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IBS 나노의학 연구단(단장 천진우) 김관표 연구위원(연세대 물리학과) 연구팀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 김채운 교수팀과 함께 그래핀 위에서 풀러렌(탄소 동소체 중 하나) 분자 결정이 액체로 상전이 하는 과정을 단일 분자 수준에서 관찰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상전이는 물질이 온도, 압력, 외부 자기장 등 일정한 외적 조건에 따라 한 상(phase)에서 다른 상으로 바뀌는 현상을 말한다. 상전이를 단일 원자 혹은 단일 분자 수준에서 정밀하게 관찰하기에는 여러 실험적 제약이 존재했다. 액체 상태에서는 분자 배열이 불규칙적이고 각각의 분자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단일 분자 위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그래핀 위에 풀러렌 분자 결정을 제작함으로써 단일 분자들의 움직임을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풀러렌 분자들은 구형이고 전자빔에 안정성이 높아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기 쉽다. 그래핀은 액체 상태의 풀러렌 분자들을 지탱하고 전자현미경 관찰 중 문제가 될 수 있는 잡신호를 최소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번 연구는 고체에서 액체로의 상전이 현상을 분자 단위에서 실시간으로 직접 관찰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연구팀은 수차 보정 투과전자현미경(전자빔을 물체에 주사해 발생하는 투과 전자를 이용, 고분해능으로 개별 원자와 분자를 구별할 수 있는 현미경)을 이용해 풀러렌 분자 결정이 액체로 상전이 하는 과정을 정밀하게 관찰했다.

단일 분자의 실시간 움직임을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것도 성공했다. 고체가 액체로 변하는 과정에서 분자들이 규칙적으로 정렬된 고체 영역과 불규칙적으로 배열된 액체 영역이 공존함을 확인했다.

김관표 연구위원은 “기존에는 모래 알갱이 등 큰 입자들을 이용한 모델 실험이나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상전이 현상들을 간접적으로 연구해왔는데 이번 연구로 실제 분자 결정이 액체로 상전이 하는 현상을 직접 관찰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며 “고체에서 액체로의 상전이는 나노물질의 여러 반응을 결정하는 중요한 과정으로 앞으로 의약품 체내흡수 과정 등 나노입자의 융해 반응 연구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성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9월 27일 자(논문명:Direct imaging of structural disordering and heterogeneous dynamics of fullerene molecular liquid)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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