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보석' 이호진 회장 탄원서 쓴 조국 장관, '태광그룹 장학생' 밝혀져 '이중성' 도마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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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보석' 이호진 회장 탄원서 쓴 조국 장관, '태광그룹 장학생' 밝혀져 '이중성' 도마 위에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9.27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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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성동 의원 "재벌을 겉으로는 비판하면서 뒤로는 400억원 횡령·배임 행위를 선처 부탁"
..."조국 장관은 3년간 15만 달러를 받은 태광그룹 일주문화재단 3기 장학생"
- 조국 장관 "선대 회장에게 장학금을 받았다...당시 장학생들 여러명이 같이 탄원 서류를 냈던 것"

조국 법무부장관이 '황제 보석'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과 관련 탄원서를 작성했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또 조 장관이 '태광그룹 장학생'으로 미국 유학을 다녀온 사실로 "재벌 비판하면서 뒤로는 개인 이익을 챙겼다"는 '이중성 위선' 논란이 이어졌다.

조 장관은 26일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질의에 "인간적 도리라고 생각했다"며 "그분의 무죄를 주장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조 장관에게 '황제보석'으로 논란이 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과의 연관 의혹을 제기했다. 

조 장관이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한 시기는 이 전 회장이 수 차례 보석을 신청하던 2011년 4월경이다. 이 전 회장은 이후 항소심 과정에서 보석이 허가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다. 하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보석을 허가받은 이 전 회장이 음주·흡연을 하는 모습과 술집 등에 출입하는 모습이 드러나 '황제 보석' 논란이 일었다. 이후 법원이 이 전 회장의 보석을 취소하며 다시 수감됐다.

권 의원은 "재벌을 겉으로는 비판하면서 뒤로는 400억원 횡령·배임 행위를 한 인사에 대해 보석 선처를 어떻게 부탁했느냐"며 "전형적인 언행 불일치이자 위선의 결정체"라고 질의했다.

조국 법무장관이 26일 국회 본회의장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권 의원은 조 장관의 미국 유학 학비와 관련 조 장관이 '일주문화재단에서 장학금을 받았다'는 답변을 끌어낸 뒤 "일주문화재단은 태광그룹이 설립한 재단이고, (조 장관은) 3년간 15만 달러를 받은 3기 장학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권 의원은 "(조 장관이) 서울대 교수 시절부터 재벌을 비판해 왔다"며 "비자금 횡령을 한 재벌 총수는 엄벌에 처해야한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조 장관은 "거마비를 받은 적 없고 장학금 받은 사람은 다 모이게 돼 있었다"고 답했다. 

조 장관은 탄원서에 대해 "선대 회장에게 장학금을 받았고 그 분 아드님이 그런 처지라 보석을 탄원했다"며 "당시 장학생들 여러명이 같이 탄원 서류를 냈던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호진 회장과의 관계에는 "개인적으로 모른다"면서도 "엄정한 처벌은 필요하지만 피고인의 방어권과 보석은 필요하다. 재벌이건 누구건 보석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답변했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은 2011년 1월 수백억원대 비자금 조성(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고 2012년 1심에서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어 2심에 이은 파기환송심 등을 거치며 형량이 3년으로 줄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권 의원이 조 장관이 참여한 이 회장 탄원서를 화면에 띄우자 "대정부 질문을 하자, 질문해야지 뭐하자는 것이냐"고 항의했다. 일부 여당 의원은 권 의원이 채용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았던 '강원랜드'를 외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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