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고점 찍은 증권업계, 하반기 실적 대형·중소형사 희비 갈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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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고점 찍은 증권업계, 하반기 실적 대형·중소형사 희비 갈리나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9.09.23 0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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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사,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IB·WM 수익 늘고, 채권 평가익 커져
- 중소형사, 2분기 실적 부진에 3분기도 ‘먹구름’...대형사 중심 성장 ‘양극화’
사진=연합뉴스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가운데 3분기 마감을 앞두고 하반기에는 업황 둔화로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희비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IB·WM 수익 늘고, 채권 평가익 커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국내 증권사가 거둔 당기순이익은 2조 8499억 원으로 역대 최고의 성적을 보여줬다.

지난 2분기에는 수수료수익이 2조 4775억 원으로 지난 1분기보다 10.5%가 증가했다. 이 중 기업금융(IB) 부문 수수료 비중은 36.1%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또한 주가연계증권(ELS)나 파생결합증권(DLS) 등 조기상환이 늘면서 WM 수익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가 급락하면서 2분기 채권 관련 이익도 2조 3521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2917억 원 늘었다.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특히, 대형 증권사들은 인수·주선, 채무보증 등 IB 부문 수수료 위주로 약진하면서 지난 상반기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거뒀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1%가 증가한 5186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당기순이익도 42%나 오른 4080억 원을 기록했다. 반기 기준 사상 최고 실적이다. IB 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보다 무려 55.2%나 늘었다.

미래에셋대우는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한 3876억 원을 거두면서 반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IB 수수료 수익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NH투자증권도 반기 기중 사상 최대 이익을 올렸다. 지난 상반기 영업이익은 389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1%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2792억 원으로 13.9%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에 IB 부문 수익이 꾸준하게 기여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은 올해 상반기 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다소 부진했지만, 지난 2분기 IB 수수료 수익이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우면서 대형 증권사들의 IB 부문 강세 추세에 동참했다.

 

자료=NH투자증권
자료=NH투자증권

 

▲중소형사, 2분기 실적 부진에 3분기도 ‘먹구름’...대형사 중심 성장 ‘양극화’

한편, 지난 2분기 실적을 대형사와 중소형사로 구분해서 살펴보면 상위권 대형 증권사와 달리 중소형 증권사들의 실적 부진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SK증권(-74.1%), KTB투자증권(-56.8%), IBK투자증권(-46.5%) 등 중소형 증권사들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크게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무료 마케팅까지 펼치면서 수수료 인하 전쟁이 정점을 향해 감에 따라 증권사의 전통적인 수익 기반인 브로커리지 수수료에 대한 의존도는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반면에 IB 부문과 같은 실적이 그 간극을 메우며 증권사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단순 중개수수료 중심에서 자본 공급과 이자 수익, 트레이딩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소형사도 IB, PI(자기자본투자) 분야에 뛰어들고 있지만 자본 확충에 성공하며 몸집을 불려 규모의 경제를 이룬 대형사들에 비해 이익 다각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료=이베스트투자증권
자료=이베스트투자증권

 

특히, 초대형 IB를 비롯한 대형사들이 PI 부문에서 트레이딩 수익이 늘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에 기여하는 폭이 커지는 반면 중소형사는 규모의 한계로 어려움을 겪는 형국이다.

우호적인 환경이었던 상반기에 비해 지난 7월부터 여러 가지 대외 악재가 겹치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가 직격탄을 맞아 증권업계 3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국내 증시에서 3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8조 원대 중반을 맴돌고 있어 9조 원대를 기록했던 2분기에 비해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증시 부진으로 ELS 조기상환도 많이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채권금리가 급락하면서 채권 관련 이익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사들은 상반기에 비해 악화된 하반기 영업 환경을 IB 부문이나 PI 부문에 주력하며 대응할 수 있지만, 중소형사들은 활용할 자산이 많지 않아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다.

장기적으로도 대형사들은 대체투자나 VC 투자로 향후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체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중소형사들은 자본의 한계로 성장성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본투자형 모델이 확대될수록 IB 관련 수익이 증가하며, 이는 대형사에게 유리하다”며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 부담이 적은 점 등 기존 대형사 우위 요인도 지속될 것”이라며 실적 양극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석호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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