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도 정부도 외면한' 대형마트의 추석... 태풍과 지자체 비협조로 매출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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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 정부도 외면한' 대형마트의 추석... 태풍과 지자체 비협조로 매출 부진
  • 양현석 기자
  • 승인 2019.09.18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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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직전 일요일 의무휴업, 서울 수원 등 대도시 지자체 변경 '불발'
그나마 기대했던 토요일은 태풍 ‘링링’ 상륙으로 소비자들 외출 자제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사진 왼쪽부터) 등 대형마트들이 날씨와 의무휴업일 악재로 인해 기대에 못 미치는 추석 실적을 거뒀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사진 왼쪽부터) 등 대형마트들이 날씨와 의무휴업일 악재로 인해 기대에 못 미치는 추석 실적을 거뒀다.

 

지속적 실적 악화에 시달리던 대형마트들이 터닝포인트로 삼고자 했던 추석 대목이 날씨와 지자체의 비협조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의 올해 추석 선물세트 판매 실적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마트는 7월 25일부터 9월 13까지 진행된 추석 선물세트 판매 실적이 전년 대비 매출 0.5% 증가하는 데 그쳤고, 그나마 홈플러스의 판매 성장률이 4.2% 전년 대비 상승해 선방했다. 반면 롯데마트는 전년 대비 1.4% 하락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마트의 경우 10만원 이상 선물세트가 17.0%의 높은 매출신장률을 보이는 등 깜짝 실적을 올렸다. 5만원에서 10만원의 선물세트 매출은 1.4% 증가하는 데 그쳤고, 5만원 미만 선물세트 매출은 1.7% 감소해 점차 선물세트의 가격대가 오르는 추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이마트 측은 “올해 추석 연휴가 4일 밖에 되지 않아 고향 집을 길게 방문하지 못한 귀성객들이 평상시보다 고가의 선물세트를 구매하려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롯데마트의 경우에는 위생용품과 과일이 각각 9.1%, 5.7% 증가한데 반해, 수산 –12.6%, 가공식품 –5.9%, 축산 –1.6% 등이 매출 하락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추석 대목을 맞이한 대형마트의 판매 실적이 부진한 이유로는 경기 불황에 따른 전반적인 소비 심리 하락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대형마트의 경우 이번 추석에 큰 악재가 겹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추석 선물세트와 명절 상차림 수요가 가장 몰리는 추석 직전 일요인인 8일이 서울 등 주요 도시 자치단체가 지정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이라 영업에 큰 피해를 봤다. 대형마트들과 체인스토어협회 등이 해당 지자체를 상대로 의무휴업일 변경을 요구했지만, 변경에 성공한 경우는 많지 않았다. 수원시의 경우 의무휴업일을 변경했다가 노조와 시민단체의 반대에 부딪쳐 변경을 백지화하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추석 직전 주말 중 하루인 일요일이 의무휴업인 경우는 과거에도 있었던 일이라 대형마트들은 이를 감안해 영업전략을 수립했기에 예상할 수 있는 악재였던 반면, 토요일인 7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에 거센 비바람을 일으킨 태풍 ‘링링’은 정부가 시민들에게 ‘외출 자제’를 권고할 만큼 돌발 악재가 됐다.

이번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7일 대형마트를 방문하고자 했던 많은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 등으로 구매 방법을 바꾸거나 아예 구매를 포기하는 일이 속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추석은 하반기 실적을 판가름할 정도의 대목이자, 향후 실적의 방향을 알려주는 바로미터의 역할을 해왔기에, 이번 추석의 기대이하의 실적은 대형마트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날씨와 지자체의 비협조 등 이중고를 겪으면서도 이정도 매출을 낸 것은 오히려 선방한 것이라는 분위기도 있다”고 귀띔했다.

기대 이하의 추석 성적표를 받게 된 대형마트들은 장기간의 매출 하락을 극복하기 위해 추석 이후 영업 전략을 손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가격 경쟁 외에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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