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맏며느리 명절증후군 어떨까?...정의선·구광모 현대·LG家 장손, 맏딸과 연애결혼 공통점과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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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 맏며느리 명절증후군 어떨까?...정의선·구광모 현대·LG家 장손, 맏딸과 연애결혼 공통점과 추석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9.15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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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올해 사실상 총수 역할 맡아...부인 정지선, 8월 범현대가 추모식 등 잇단 집안 행사
구광모, 양자로 40대 초반 총수 등극...부인 정효정, 고 구본무 회장 추모식 등 부담감 커
정지선-정효정, 총수 부인이자 맏딸로서 맏며느리로서 1인 3역 이상 해야 하는 공통점
재벌가 가부장제 문화...현대가, 며느리들이 지켜야 할 7계명 등 전해져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주요 그룹이 3~4세 뉴리더 총수 시대를 맞이한 가운데 올해 추석 명절은 재벌가 며느리들에게도 '명절 증후군'에 시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인크루트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남녀 93.3%가 '명절 증후군이 두렵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다수 국민이 명절 증후군을 느끼다는 것은 여전히 가부장제 문화가 강한 재벌가의 며느리들도 예외가 아니라는 얘기다. 

대가족 맏며느리 이모씨(56)는 "올해 처럼 짧은 추석 명절 연휴에는 차례상 준비 등으로 더 바쁘다"면서 "명절 증후군은 우리나라 맏며느리에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자 공통점"이라고 말했다. 

4대 그룹 총수를 살펴보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의 부인 정지선 씨와 구광모 LG그룹 대표의 부인 정효정 씨가 대표적인 맏며느리 역할이라고 볼 수 있다. 맏며느리에게는 명절에 특히 양가 가족을 챙겨야 하는 등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구광모 대표 둘은 재벌가에 흔한 정략결혼이 아닌 연애결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정지선 씨와 정효정 씨는 둘 다 맏딸이라는 점도 닮았다. 맏딸, 맏며느리, 재벌가 총수 부인 등 1인 3역 이상 해야 한다. 

구광모 LG 대표,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은 각각 이혼과 별거 중라는 '며느리 명절 증후군'에서 논외로 한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올해 시무식에 공식 총수 역할로 등장한 이후 3월에 현대차 사내 등기이사 및 대표이사에 올랐다. 올해 추석이 사실상 총수로서 첫 명절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부인은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장녀 정지선 씨다. 1995년 결혼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아버지 정몽구 회장과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은 경복고 선후배 사이였다.

또한 정지선 씨는 정의선 부회장 친구의 사촌 동생이기도 했다. 두 사람은 어릴 적부터 가깝게 지낼 수밖에 없는 인연이었던 셈이다.

정지선 씨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올해 추석 명절 전후로 더욱 책임감과 부담감이 커졌다. 올해 추석 명절에 앞서 큰 집안 행사를 치렀다. 

범(汎)현대 일가가 지난 8월 16일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12주기를 맞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부인인 고 변중석 여사의 제사를 함께 지내기 위해서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과 부인 정지선 씨

특히 이날 행사는 약 4년반만에 정주영 명예회장의 자택인 서울 종로구 청운동에서 진행됐다. 올해 3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자택 소유권 상속을 받았고 이후 이날 첫 가족 모임을 연 것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공식적인 가문 승계를 했다는 의미다. 그 첫 가족 행사를 정지이 씨가 맏며느리로서 준비한 셈이다. 

현대가는 2015년 8월 고 변중석 여사의 9주기 제사 때부터 장소를 한남동에 있는 정몽구 회장 자택으로 옮긴 바 있다.

이날 제사에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비롯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정몽윤 현대해상화재 회장,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정몽진 KCC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정지선 씨는 추석 명절 동안 차례상 준비는 물론 가족들을 맏이하느라 더 바쁜 시간을 보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몽구 회장이 과거에 비해 건강이 좋지않아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맏딸이기도 해 친가 부모도 챙겨야 한다. 

현대가(家)는 며느리에게도 엄격한 가족 문화를 중시한다. 현대가에는 며느리들이 지켜야 할 7계명이 있다는 전해진다. 7계명은 ‘언제나 겸손하라’, ‘조심스럽게 행동하라’, ‘남의 눈에 띄는 행동은 하지마라’, ‘반드시 채소는 시장에서 볼 것’, ‘배추 한 포기 값도 꼼꼼히 적어라’, ‘제삿날에는 하늘이 두 쪽 나도 참석하라’, ‘친정 조부모의 이름은 꼭 외워라’이다.

정대선 현대비에스앤씨 사장과 노현정 씨가 고 변중석 여사 12주기 가족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정대선 현대비에스앤씨 사장과 결혼한 노현정 전 아나운서는 현대가 며느리 7계명 외에도 남편에게 얌전히 운전하는 방법, 이불 정리하는 방법, 부엌살림까지 교육받았다고 한다. 노현정 씨는 2003년 KBS 29기 공채 아나운서로 데뷔했으며, 2006년 현대가 정대선씨와 결혼 후 아나운서 직에서 물러났다.
 
이 밖에도 현대가에는 ‘어른들 앞에서 과한 스킨십 금지’, ‘남편 출근 시 현관문 밖 배웅’, ‘남편 생일은 시댁에서’, ‘쇼핑은 바겐세일 기간에만’, ‘립스틱과 귀걸이 금지’ 등의 규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가의 맏며느리는 정효정 씨다. 작년 6월, 40대 초반 젊은 나이에 LG  총수에 오른 구광모 대표의 책임감 만큼 정효정 씨도 부담감은 컸다. 

구광모 LG 대표(뒷 줄 가운데)와 과거 가족 행사 장면

정효정 씨는 구광모 LG 대표와의 연애결혼 스토리부터 화제가 됐다. 가부장제가 강한 LG가에서 집안 반대를 돌파하고 결혼에 성공한 것이 이례적이었기 때문.

정효정 씨는 식품첨가물 및 원료의약품을 제조해 판매하는 중소기업 '보락'의 대표 정기련 씨의 장녀다.

4살 터울인 구광모 대표와 정효정 씨는 지난 2006년 미국 뉴욕에서 유학 생활을 하던 시절 처음 만나 사랑을 키웠다. LG가는 현대가와 마찬가지로 대대로 집안어른이 정해준 짝과 결혼하는 것이 관례였던 시기였기 때문. 특히 당시 보락은 연매출 18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에 불과했다. 

정효정 씨의 부친 정기련 대표는 종갓집에다 재벌가인 LG에 딸을 시집보내는 것에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광모 대표와 정효정 씨는 양가 집안의 반대를 오랫동안 설득한 끝에 결혼에 성공했다. 

정효정 씨는 올해 추석 명절에 대가족을 챙겨야 하는 맏며느리로서 어느 때 보다 바쁜 시기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작년 5월 구본무 회장이 갑자기 별세한 이후 남편이 LG 회장에 수직상승하면서 올해까지 수많은 일들이 많았다. 지난 5월에는 고 구본무 회장의 1주기 추모식이 거행되기도 했다.

올해 추석 명절은 구광모 대표가 LG 총수로서 안정적 리더십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정효정 씨도 맏며느리로서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집안 행사를 치렀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양부모를 둔 박모 씨(54)는 "정효정 씨에게는 남편 구광모 대표가 양자라는 것도 다른 며느리 보다 힘들 수 있다"며 "구광모 대표는 고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 친 아버지이다. 정효정 씨는 두 부모를 둔 남편 구광모 대표와 함께 고통분담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실 재벌가 며느리는 편한 삶만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엄격한 위계질서와 가부장제가 전통인 재벌가 맏며느리의 삶은 일반인 보다 몇 배는 스트레스가 많다. 따라서 재벌가 며느리의 '명절 증후군'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올해 추석 명절은 현대가와 LG가 맏며느리에게는 '동병상련' 공통점 만큼이나 특별한 의미가 있다 하겠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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