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를 품다] 태양에 기대지 마라. 기후변화는 인류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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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를 품다] 태양에 기대지 마라. 기후변화는 인류 탓이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19.09.07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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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에너지 줄어드는 ‘대극소기’에도 지구 온난화 계속될 듯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보는 일출. 태양빛이 지구를 감싸고 있다.[사진=NASA]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보는 일출. 태양빛이 지구를 감싸고 있다.[사진=NASA]

지구 평균 온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태양 에너지이다. 지구는 태양에서 빛을 받고 에너지를 얻는다. 태양은 기후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미국 항공우주국(NASA) 기후변화가 최근 태양 활동주기와 기후변화에 관한 분석기사를 내놓았다. 인류는 물론 생명체는 태양 에너지를 통해 살 수 있는 적당한 온도와 에너지를 공급받는다. 지구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하다. 과거 빙하시대에 태양 활동 주기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여러 연구에서 확인됐다. 태양은 활동 정도에 따라 ‘극대기((Solar maximum)’와 ‘극소기(Solar minimum)’로 나눈다. 태양 흑점과 플레어 등이 많으면 극대기이다. 극대기에는 태양 에너지가 많이 방출된다. 그 반대는 극소기이다.

최근 여러 분석자료를 보면 태양은 극소기로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태양은 11년 주기로 밝기가 변한다. ‘11년 주기’마다 태양 빛이 상승하거나 줄어든다. 우주로 내뿜는 물질의 양도 달라진다. 흑점과 태양 플레어 개수도 늘어났다, 줄었다를 반복한다. 이 같은 주기는 우주에 여러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지구 대기권과 지표면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최근 태양 주기는 2008년 1월 4일에 시작됐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한 주기가 끝난다. 1750년 기록된 이후 가장 적은 흑점 활동으로 나아가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은 태양의 이 같은 장단기적 변화가 최근 지구 기후에 미친 영향은 매우 적을 것으로 파악했다. IPCC 측은 “태양 주기에 따른 기후변화보다는 인간이 만든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 온난화가 수십 배 더 강하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 사이에 현재 태양 주기는 극소기가 지속하는 ‘대극소기(Grand Minimum)’로 향하고 있고 이 때문에 지구 온난화 속도가 늦춰질 수 있을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결론은 ‘대극소기와 지구 온난화 속도는 크게 상관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NASA 기후변화 측 자료를 보면 현재 지구 이산화탄소 평균농도는 411PPM이다. 갈수록 줄어들기는 커녕 증가하고 있다. 대극소기에 태양빛이 줄어들면서 온도가 낮아지더라도 온실가스가 이를 상쇄시켜 버리는 상황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실제 관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그동안의 태양 주기에 따른 에너지양과 지구 평균 온도를 분석한 결과 1950년대 이후 특별한 흐름이 관측됐다. 1950년 이후 태양 에너지는 조금 상승하거나 줄어들었다. 반면 같은 기간 지구촌 온도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NASA 측은 “1950년대 이후 태양 에너지는 거의 변화가 없는데 지구 평균온도는 크게 높아졌다”며 “이 같은 결과는 태양 에너지 변화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과학자들 사이에 현재 태양은 ‘대극소기’에 들어가고 있다는 측과 아직 그런 뚜렷한 징후가 없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대극소기는 몇십 년에서 몇 세기 동안 지속된다.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던 것은 13~19세기 중반까지 있었던 ‘소빙하기’이다. 또 ‘마운더 극소기(Maunder Minimum)’로 부르는 1645~1715년 사이, 태양 흑점은 거의 없었다. 이 시기에 영국 런던의 템스강이 얼어붙은 사건은 유명하다.

몇몇 전문가들은 ‘대극소기’에 태양 에너지가 줄어들면서 지구 평균 온도를 섭씨 약 0.3도 떨어트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인간이 만든 온실가스로 비롯된 지구 온난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대극소기’는 일시적이기 때문에 상황이 종료되면 지구 온도는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름철 잠시 그늘에 들어가 있으면 시원한데 다시 내리쬐는 태양 빛으로 나오면 뜨거운 것과 같은 이치이다. 잠시 주춤할 수는 있는데 지구 온난화는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극소기가 됐다고 지구 온난화 속도가 늦춰질 것이란 생각은 버려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기후변화는 산업화 이후 개발과 산업화가 만든 ‘인간 욕심’에서 비롯됐다는 진단이다. 개발을 위해 화석 연료를 무분별하게 태우고 열대우림을 훼손한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인류 스스로 그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문했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약 190개 국가는 스스로 온실가스 감축안을 내놓은 바 있다. 문제는 당시 약속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 나라는 많지 않다는 데 있다. 또 이를 실천하지 않더라도 제재할 마땅한 방법도 없다. 기후변화에 대한 ‘흰소리’만 내놓는 가운데 지금도 지구는 온난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1950년대 이후 태양 빛의 양은 거의 변화가 없는데 지구 평균온도는 가파르게 상승했다.[자료=NASA/JPL-Caltech]
1950년대 이후 태양 빛의 양은 거의 변화가 없는데 지구 평균온도는 가파르게 상승했다.[자료=NASA/JPL-Caltech]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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