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쓰레기 섬에 쓰나미가 발생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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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쓰레기 섬에 쓰나미가 발생하면?
  • 정재헌
  • 승인 2011.06.30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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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을 맞아 우리 동네에서 떠내려가는 비닐과 페트병은 다 어디로 갈까? 타이어 수리집에서 떠내려간 타이어는 어디로 갈까? 아이들이 동네 슈퍼에서 아이스크림 사먹고 버리는 포장지는 또 어디로 갈까? 평상시도 이런 생각을 하지만 장마가 질 때는 더 이런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런데 그 답이 나왔다.

국민일보는 인간이 알면서, 또는 무심코 버리는 쓰리기가 바다로 떠 내려가 태평양과 대서양에 모이고, 쓰리기 섬을 만들어 놓았다고 보도했다. 과학 잡지 ‘사이언스’와 환경단체 등의 자료를 이용해 만든 기사였는데 놀라움 그 자체였다. 바닷물의 흐름을 따라 떠다니나 태평양과 대서양에 몰리는 데 그 크기가 자그마치 남한 면적을 수 십배에 달한다고 한다.

나는  세계 각국을 여행하며 아름다운 산과 바다, 하루 종일 누워있고 싶은 초원, 썩어 빠진 개울, 똥물이 줄줄 흐르는 배수로도 보았다. 어떤 곳에서는 동네 여기저기 애들이 똥을 누워 발을 디딜 틈이 없는 곳도 있었다. 비닐과 폐타이어, 내다 버린 건축자재 등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것도 봤다. 일본 동경에서 가고시마까지 자전거를 타고 달릴 때는 스치로폼 더미위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스페인에서는 노숙자 숙소에서도 지냈는데  쓰레기는 말로 할 수가 없었다.

   태평양 쓰레기 섬과 대서양 쓰리게 섬. 비닐을 먹는 바다 거북이 너무 안돼 보인다. 인간의 버린 쓰레기로 바다가 온통 쓰레기 밭이 되면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 = 국민일보 캡쳐

모두가 인간이 만들어낸 자연의 상처였다. 하나님이 땅을 만들고, 그 땅위에 인간을 만들 때는 자연과 더불어 평화롭게 잘 살라는 의도가 있었지만 지금의 우리 모습은 그게 아니다. 자연과 환경 파괴하는 것을 즐기면서 살고 있는 것 같다. 환경 파괴의 대가는 결국 인간에게 돌아오지만 아직도 그 심각성을 모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바다의 쓰레기는 분명 인간에게 재앙이다. 성경에 보면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탈출할 때 10가지 재앙이 있었다. 온통 나일강을 피로 물들이고, 메뚜기 떼가 온 땅의 곡식을 다 뜯어먹고, 나일강에서 개구리가 모두 기어올라와 온 땅이 개구리로 덮혔다. 큰 파리 떼가 온 천지를 까맣게 뒤덮고, 밤알 만한 우박이 떨어져 농작물을 초토화시켰다.

이런 재앙을 요금 세상에 맞춰보면 바로 태평양의 쓰레기 섬, 대서양의 쓰레기 섬이다. 이들 쓰레기는 지금은 바다에 떠 있지만 언젠가는 인간에게 재앙으로 다가올 것이 분명하다. 성경에 나오는 10가지 재앙은 주로 이집트의 나일강 변을 중심으로 일어났다. 그러나 오늘날의 쓰레기 재앙은 태평양과 대서양 바다를 끼고 있는 모든 나라에 해당된다. 결국 인류의 재앙인 셈이다.

얼마전 일본 동북부 해안에서 강력한 쓰나미가 발생해 바닷물이 육지로 밀려오면서 모든 걸 다 쓸어버린 일이 있다. 만일  태평양의 쓰레기 섬 주변에서 쓰나미가 발생하면 쓰레기가 육지로 밀려올 것이다. 대서양의 쓰레기 섬도 마찬가지다. 해안 마을이 어떻게 될까? 쓰레기가 밀려와 육지가 온통 쓰레기 밭이 될 것이다. 육지의 상당 부분이 쓰레기 더미에 묻힐 것이다.  

나의 좁은 식견과 부족한 지식으로 환경에 대해 아무리 얘기해도 독자들에게 큰 감동을 주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국민일보 기사를 사진과 함께 올린다.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있는 그대로 올리고, 글을 끝 부분에서 나의 글을 다시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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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평양에… 대서양에… 남한면적 수십배 쓰레기섬 ‘바다가 운다’

지난해 2월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 한 편이 국제 해양학계를 술렁이게 했다. 논문 제목은 ‘북대서양 아열대 환류에서의 플라스틱 축적’. 미국 동부 앞바다에 엄청난 규모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모여 있다는 내용이었다.

해양학자들이 놀란 이유는 태평양뿐 아니라 대서양에서도 섬 모양의 해양쓰레기장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처음 확인됐기 때문이었다. 해양쓰레기 문제가 전 세계적 환경 문제로 부상했음을 의미하는 순간이었다.

◇관찰 어려운 해양쓰레기=논문을 쓴 미국 해양교육협회(SEA)는 해양쓰레기가 주로 육지에서 쓰고 버린 생활용품 조각이라고 홈페이지에서 밝혔다. 동·식물 쓰레기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자연 정화돼 사라지지만 플라스틱 접시나 페트병 뚜껑, 빨대, 비닐봉지 등은 그렇지 않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해양쓰레기 중 약 80%가 육지에서 발생한다. 나머지 20%는 그물 등 선박에서 버려지는 쓰레기다. 해양쓰레기를 바다에서 육안으로 관찰하기는 쉽지 않다. 이른바 ‘해양쓰레기장’에 가까이 가더라도 판별하기 어렵다. 쓰레기가 이미 해류와 바람의 힘에 의해 잘게 부서졌기 때문이다.

   환경운동연합이 밝힌 2010년 쓰레기 해양 투기 현황. 우리가 무심코 버리는 산업폐수와 음식 폐수, 하수 오니, 가축 분뇨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바다가 죽으면 인간도 죽어야 한다.  자료 = 아시아투데이 캡쳐

SEA는 북대서양 해양쓰레기장에서 발견한 쓰레기 대부분이 1㎝ 이하 크기였다고 밝혔다. 손톱보다 작다. 무게도 0.15g이하가 보통이다. 작은 쓰레기들은 수면에서부터 수심 10m 사이를 떠다닌다. 인공위성이 쓰레기 섬을 촬영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SEA는 플랑크톤 채집 때 쓰는 특수 채집망을 이용해 쓰레기를 건져냈다.

◇해양쓰레기 ‘섬’이 있다=플라스틱 쓰레기는 해류와 바람을 타고 이동한다. 해류가 대규모로 순환하는 곳에 이르면 쓰레기도 그 길을 따라 모인다. 해양쓰레기장이 형성되는데, 이를 섬으로 부르는 해양학자도 있다. 해류가 순환하는 곳을 ‘자이어(gyre)’라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5개의 아열대 대양 자이어가 존재한다. 자이어 5곳 중 ‘쓰레기 섬’이 포착된 곳은 2곳이다. 한 곳은 SEA 연구팀이 발견한 해양쓰레기장으로 북대서양 자이어에 있다. 다른 한 곳은 북태평양 아열대 자이어에 위치해 있다. 이른바 태평양 대쓰레기장(Great pacific garbage patch)으로, 하와이와 미 샌프란시스코 주 사이에 한 덩어리(동부 쓰레기장)가 있고, 일본과 하와이 사이에 또 한 덩어리(서부 쓰레기장)가 있다.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는 태평양 대쓰레기장은 1997년 찰스 무어라는 미국인에 의해 발견됐다. 지난해 SEA 추산에 따르면 이곳에는 ㎢당 해양쓰레기가 최고 75만 개나 있다. 발견 당시 남한 면적의 약 7배인 70만㎢ 정도 크기에서 140만㎢로 커졌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009년 보도했다.

지금은 남한 면적의 15배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북대서양 쓰레기장의 규모는 50만㎢ 정도로 남한의 5배다. SEA는 미국 동부 연안에서 버리는 쓰레기가 이곳에 모일 때까지 60일이 채 걸리지 않는 것으로 측정됐다고 밝혔다.

◇인체 피해 가능성=해양쓰레기는 물고기에 의해 섭취됨으로써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미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의 지난 3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2008년 미국 서부 연안에서 잡힌 물고기 중 35%의 뱃속에서 플라스틱 조각이 검출됐다.

조사를 진행한 알갈리타 해양연구재단과 남캘리포니아연안 수자원연구팀은 “검출된 플라스틱은 평균적으로 2개였지만 물고기 한 마리에서 83개의 플라스틱 조각이 나온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국제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는 해마다 바닷새 100만 마리와 바다거북 10만 마리가 플라스틱 조각을 먹고 죽는다고 보고 있다.

바다거북의 경우 플라스틱을 한번 삼키면 토해낼 수 없는 소화기관 구조여서 특히 피해가 크다. UNEP의 올해 해양쓰레기 보고서에 따르면 해양 생물 267종이 쓰레기 피해를 입고 있다. 궁극적으로 해양쓰레기는 먹이사슬을 통해 인체에 피해를 줄 수 있다. 오염물질을 함유하기 쉽고 물에 잘 뜨는 스펀지 같은 물질이 어류에 들어갔다가 식탁에 오르는 경우다.

  부산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부산 감천항에서 폐기물의 해양투기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제공

UNEP는 “독성물질이 인체에 유입돼 암 또는 불임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바다 생명체들이 떠다니는 플라스틱을 뗏목 삼아 본래 서식지를 벗어날 경우 생태계가 교란될 가능성도 있다. 또 미 해양대기관리처(NOAA)는 홈페이지에서 “해양쓰레기는 항해에 방해가 될 뿐 아니라 연안 관광산업에도 악영향을 끼쳐 경제적 손실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국제사회 대처는 걸음마 단계=UNEP와 NOAA는 지난 3월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회의를 연 뒤 이른바 ‘호놀룰루 헌장’을 채택했다. 전 세계에 해양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플라스틱 투기를 줄이자는 취지다. 두 기관은 특히 저개발국가에 책임 의식을 주문했다. 개발 단계에 있는 작은 섬나라에서 쓰레기가 무분별하게 바다로 버려지고 있어서다.

헌장은 산업계에도 쓰레기 감축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 UNEP는 헌장을 설명하는 자료에서 한국의 쓰레기 분리수거 정책을 모범사례로 소개했다. 호놀룰루 헌장은 그 자체로 큰 의미를 지니지만 충분히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각국 정부의 관심이 부족한데다 국가간 입장을 조정할 수 있는 협의체가 마련되지 않아 강제성을 부여하기 힘들다. 따라서 현재로선 각자가 바다에 플라스틱 쓰레기를 덜 버리는 게 최선인 상황이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이상은 국민일보 201년 6월 2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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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름이 되면 너도 나도 바닷가로 간다. 바닷가에서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은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해변에 자리를 펴다 옆에 쓰리기가 있으면 사람들은 "어떤 놈이 여기다 쓰레기를 벼렸어!"하며 인상을 쓰고, 욕을 한다. 

그렇다면 욕을 하고, 짜증을 낸 사람들이 놀고 간 자리는 어떤가? 먼저 사람들과 다른게 없다. 꼭 같이 음식물 쓰레기 버리고 휴지와 비닐을 늘어 놓고 간다. 음식도 버린다. 다른 사람만 탓할 뿐 내가 바다에 쓰레기를 버리고, 오염시킨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 같다.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돌리는 이런 모습이 인간의 속성인지도 모른다.

이제 해수욕 철이 온다. 너도 나도 바다에 갈 텐데 태평양의 쓰레기 섬, 대서양의 쓰레기 섬, 모래 밭을 어슬렁 대며 비닐을 먹는 바다 거북을 생각하며 바닷물에 들어가야 겠다. 태평양의 쓰레기 섬이 언제 우리를 덮칠지 모른다. 이제 바다에 갈 때는 쓰나미만 대비할 게 아니라 쓰레기 재앙도 대비해야 한다. 쓰레기 재앙을 어떻게 막을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정재헌 순회특파원.

정재헌  chaehun.chung@gbs.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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