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를 품다] 21세기 허리케인 “발생빈도↓ 파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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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를 품다] 21세기 허리케인 “발생빈도↓ 파괴력↑”
  • 정종오 기자
  • 승인 2019.09.05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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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안, 천천히 움직이면서 파괴력 높아
도라안이 몰고온 폭우로 바하마 곳곳이 물에 잠겼다. 위성이 찍은 바하마.[사진=NASA]
도라안이 몰고온 폭우로 바하마 곳곳이 물에 잠겼다. 위성이 찍은 바하마.[사진=NASA]

“허리케인 ‘도리안(Dorian)이 바하마를 타격했다!”

세계기상기구(WMO)가 5일 허리케인 도리안 소식을 전하면서 내세운 제목이다. WMO 측은 “지금까지 관측상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이 바하마를 집어삼켰다”고 전했다. 도리안으로 사망자가 속출했고 바하마는 홍수 등으로 황폐해졌다고 분석했다. 지난 1일 최고등급인 ‘카테고리 5’로 평가받은 도리안은 카리브해 국가에 영향을 끼쳤다. 도리안은 ‘파괴적 바람’과 ‘폭우’ 등을 동반하고 있다.

도리안이 가장 강력한 때 측정한 바람 속도는 시속 297km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파도가 보통 때와 비교했을 때 5.5~7m 정도 더 높게 발생했다. 여러 기상관측 위성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유례없는 홍수 등이 그랜드바하마와 아바코 섬을 휩쓴 것으로 나타났다.

도리안은 미국 플로리다주 등 남동부 해안으로 향하고 있다. 점점 세력에 약화돼 현재 카테고리 2 등급까지 떨어졌다. WMO 측은 “도리안은 바하마를 거쳐 미국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를 따라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도 예의주시 하고 있다. NHC는 도리안의 실시간 이동정보를 파악하면서 영향을 미칠 지역에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일곱 명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그 숫자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바하마와 미국 정부는 대규모 구조 임무를 시작했다. 두 정부는 도리안으로 수십억 달러 피해가 예상된다고 파악했다. 카리브해는 2017년 거대한 허리케인 ‘어마(Irma)’ 와 ‘마리아(Maria)’로 큰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저지대에 있는 해안 지역이 특히 허리케인에 취약하다. 기후변화 등으로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폭풍과 폭우가 쏟아지면 저지대는 물에 잠기거나 심각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안토니오 구테헤스(Anto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도리안으로 피해가 큰 바하마 지역 주민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유엔은 피해 지역 주민들을 구조하고 돕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리안은 관측 사상 가장 느리게 움직이는 허리케인으로도 유명하다. NHC 측은 “도리안은 앞으로 플로리다에서 캐롤라이나를 통해 미국 동부 해안의 일부 지역을 따라 강한 바람과 생명을 위협하는 폭풍 해일을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앞으로 허리케인 양상이 변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후변화 영향으로 열대성 폭풍의 발생 횟수는 준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그 강도는 점점 강력해지고 있다. 인류가 만든 기후변화로 인해 카테고리 4~5 등급의 열대성 폭풍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열대성 폭풍이 가져올 폭우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대기권 수증기가 증가하면서 열대성 폭풍이 몰고 오는 폭우도 강력해질 것”이라며 “앞으로 폭우는 지금보다 10~15% 정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저지대는 더욱 위험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소속 과학자들은 “대서양에서 발생하는 허리케인은 천천히 이동하면서 높은 온도와 수증기를 통해 강력한 폭우를 동반한다”며 “특히 해안에 있는 지역은 폭우와 강한 바람에 의한 해일 등으로 피해가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 3일 인공위성이 촬영한 도리안.  천천히 움직이면서 강한 비바람을 뿌리고 있다.[사진=NASA]
현지 시각으로 지난 3일 인공위성이 촬영한 도리안. 천천히 움직이면서 강한 비바람을 뿌리고 있다.[사진=NASA]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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